주주 무시한 에스엠, 한투밸류가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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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무시한 에스엠, 한투밸류가 움직인다

최종수정 : 2019-08-11 14:21:19

지난 6월, KB자산운용(KB운용)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에 보낸 주주 서한을 통해 ▲배당 ▲적자사업 정리 ▲라이크 기획 합병 등을 요구했다. 한 달 반 만에 답변을 내놓은 에스엠은 모든 제안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을 뿐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기관투자자들은 에스엠의 답변에 대해 "이례적인 태도"라고 입을 모은다.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아서다. 이에 따라 '가치투자 1세대'로 꼽히는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한투밸류) 대표가 에스엠을 향한 두 번째 주주행동을 시작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밸류는 에스엠에 투자자 미팅을 제안한 상태다. 주주가치 제고 방안과 관련해 기관투자자로서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에스엠은 어떤 답변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투밸류는 내주 중 답변이 없으면 KB운용에 이어 두 번째 주주 행동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라이크기획의 사업구조 개편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에스엠, 자신감의 원천은?

에스엠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김앤장을 통해 자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 서한에 대한 답변까지 한 달 반의 시간을 줬지만 구체적인 답변은 부재했다. 이 시간동안 에스엠은 법적 자문을 구하러 다닌 것으로 추측된다.

우선 에스엠은 라이크기획에 주는 자문료가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답변서에서도 "라이크기획과 프로듀싱 계약은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과 검토를 거쳐서 글로벌 동종 업계의 사례 등을 면밀히 비교·분석한 적정한 기준으로 체결됐다"면서 "일감 몰아주기에 해당하지 않고 기타 법률적 문제점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라이크기획에 지급되는 자문료가 불법이 아닌 것은 모두가 알고 있던 내용"이라면서 "다만 경쟁사에 없는, 그리고 음반·음원도 아닌 별도 매출의 '6%'를 인세로 지급하는 것에 대한 근거와 공정함을 지속적으로 묻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계약의 부당함을 증명하기 위해선 회사의 회계장부를 확인하거나,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는 수밖에 없다. 전자의 경우는 회사의 의지가 없다면 불가능하고, 공정위는 "특별한 명분없이 회사에 대한 특별 감사를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주총회시 표 대결에서 이길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에스엠에 대한 이수만 회장 지분율을 19.04%다. 여기에 우호지분인 배용준 씨와 알리바바가 각각 4%, 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소한 이사해임 등 특별결의를 저지할 수 있는 발행주식 3분의 1 수준은 확보한 것이다.

반면 기관투자자의 지분은 알려진 것보다 적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기관투자자의 지분을 합치면 총 32.6%의 의결권이 모일 것으로 봤다. 이는 기관투자자 지분 중 상당부분이 국민연금의 위탁 자금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지분이 중복으로 계산됐다는 의미다. 에스엠에 대한 주주행동에 찬성하는 기관투자자의 지분은 30%보다도 낮을 수 있다.

◆ 에스엠의 아킬레스건 '라이크기획'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한투밸류는 '주주행동'을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라이크기획에 들어가는 자문료가 주주가치를 침해하는 것이 명백하다는 판단이다. 라이크기획의 실제 소유주, 구체적인 사업내용, 세금 문제 등 어느 하나 해결된 게 없다.

라이크기획에 지불하고 있는 자문료는 과도한 수준이다. 이수만 회장이 100% 소유하고 있는 라이크기획에 매년 1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자문료 형식으로 지급해오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에는 에스엠으로부터 108억원의 자문료를 받았다. 그 해 에스엠 영업이익(109억원)의 99%가 라이크기획에 넘어간 셈이다. 또 지난해에는 145억원의 자문료를 지급했다.

비합리적인 비용구조 때문에 주주 배당도 미뤄지고 있다. 현재 엔터 3사(SM·JYP·YG) 중 배당금을 한 번도 지급하지 않은 회사는 에스엠이 유일하다. 에스엠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가 이유라고 밝혔지만 다른 엔터테인먼트 역시 일부는 미래 투자, 일부는 주주의 몫으로 돌린다. 단순히 성장을 위한 투자라고 보기엔 근거가 부족하다.

아울러 에스엠이 주주 제안을 걷어차면서 주가는 일주일 새 13.4%나 빠졌다. KB운용이 주주 서한을 보내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던 6월 7일 주가와 비교하면 수익률은 마이너스(-)35.9%다. 날아간 시총만 4019억원이다.

이 연구원은 "주식회사는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 하락이 가장 무서운 것인데, 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아쉽다. 충분한 검토 시간을 거쳤음에도 KB자산운용 등 주요 투자자들의 요구에 대해 모두 반박하며 하나의 구체적인 실행방안도 부재한 것은 지분이 20% 내외에 불과한 최대주주 및 경영진을 위해 운영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투자자들의 쉼 없는 도전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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