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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경계에 실패한 곤뇽에서 전투본성에 눈 뜬 육군되자

문형철 기자 자화상. 예비역 육군 소령으로 군사문화칼럼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50만 병력과 막대한 전력을 갖춘 대한민국 육군, 하지만 경계도 싸움도 할 수 없는 박제 '공룡(곤뇽-육군을 뒤집음)'이 되는 건 아닐까.

북한 어선이 삼척항에 입항할 때까지 제대로 된 경계를 펼치지 못했고, 도입했거나 도입하려는 장비도 제대로 운용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3일 서울 광화문 서울정부청사에서 "국방부 장관으로서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경계작전의 실패를 인정했다. 지난달 15일 강원도 삼척항 북한 어선이 우리 군의 제지없이 입항했다.

1차적 책임은 해상에서 이상징후를 감지해야 하는 해군이겠지만, 해안에서 1.5㎞까지의 해상은 분명 육군의 경계구역이다. 18년 전 8군단 모처의 해안경계 소초장으로 부임했던 시절이 떠오른다.

일출 전에 수색팀을 꾸려 매일 '수제선 정밀정찰'이라는 해안가 수색작전을 펼쳤다. 크기는 작지만 육경정으로 선박감시조 활동을 펼치던 8군단은 어디로 갔을까.

삼척항 일대의 해안경계는 8군단 예하 23사단이 맏고 있다.

23사단의 경계책임 구역 인 강릉 일대에서 1996년 9월 18일 어민에 의해 북한군 상어급 잠수함이 좌초된 채로 발견됐다.같은해 11월 5일까지 지속된 대침투 작전에서 군인 11명과 경찰 1명, 예비군 1명을 포함한 민간인 6명이 교전 또는 사고로 사망했다.

이번 경계소흘이 전혀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열상장비(TOD)가 문제'. '병력 부족이 문제' 이런 부분적인 지적은 과거에도 줄곧 제기돼 왔으니까.

이제 육군은 근본적 문제해결. '싸움'에 대한 고민을 해야한다. 군을 과학화하면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하지만, 녹색성장, 창조경제, 4차산업혁명 등 역대 정부의 입맛 맞추기식으로 군사과학화를 추진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더욱이 야전의 계몽과 교육, 진지한 성찰보다 군과학화를 자랑하기식 홍보에 더 힘을 싣게되면, 싸우는 군대의 대오에서 낙오하게 될 것이다. 달리는 법을 모르는 돼지에게 말발굽을 달아준다고 돼지가 달릴까. 자신이 돼지가 아닌 투견이라는 본성을 먼저 깨닫게 해야된다는 말이다.

육군이 군과학화 장비현대화의 홍보를 위해 제시하는 사진들과 자료를 보면 한숨이 난다. 전투원의 헬멧에 부착돼야 할 전투기록용 카메라가 엉뚱한 곳에 부착되고, 견고해야 할 소음기는 하늘로 날랐다. 파편으로부터 몸을 보호해주는 방탄복의 소프트 아머는 덥다는 이유로 빼놓고 다닌다.

도입했거나 도입할 장비들의 군요구성능(ROC)이나 구매요구도 등도 제대로 된 이해 없이 행정적으로 설정되는 경우도 많이 보인다.전투원 개인을 전투플랫폼(무기체계)처럼 만든다는데 현재의 모습은 그냥 흉내일 뿐이다.

그렇다고 육군 전체가 무능하거나 싸움의 본성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군 상층부의 눈에 드러나지 않지만, 일선에서 강한 투견처럼 단련하는 장병들이 다행히 아직은 많다. 군과 정부는 이들을 끌어올려야 한다.

군인의 정치적 중립성 준수와 함께 그들의 전투본능을 살리기 위해, 역설적으로 정부는 군인의 전투본성을 억누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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