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사회>제약/의료/건강

[기자수첩]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해 말 일이다. 중국이 세계 최초로 유전자 편집 아기를 탄생시키며 세상이 떠들썩할 때였다. 중국 출장에서 남부 하이난성 출신 가이드, 샤오를 만났다. 당시 29살던 그녀는 흥미로운 얘기를 들려줬다. 남자를 만날 때 가장 중요한 조건은 '유전자'라는거다. 샤오는 악성빈혈 유전자 보유자다. 남부 지방 사람 10%가 갖고 태어난 유전자다. 정작 자신은 큰 빈혈 증세가 없지만, 만일 같은 유전자 가진 남자와 결혼한다면 샤오의 2세는 심한 악성빈혈을 앓게 된다고 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남부 사람들에게 유전자 검사를 무료로 제공해 악성빈혈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모든 정보는 베이징 게놈연구소(BGI)가 제공한다. 중국 선전시에 있는 BGI는 대륙의 지역이나 성마다 빈도가 높은 질병과 유전자 질환의 특성을 파악해 예방책을 찾고, 맞춤형 치료제를 연구한다. 중국 유전자은행(CNGB)에 쌓인 14억 인구의 유전자 정보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큰 원동력이다.

중국 정부는 유전자 정보 활용을 위해 모든 규제를 풀고, 최소 가이드라인만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 정보가 장기밀매에 활용된다는 괴소문도 돈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고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유전자 정보로 얻는 혜택이 부작용에 비할 수 없이 크다는 암묵적 동의가 뒷받침 됐다.

우리 정부가 2030년 까지 100만 한국인의 유전자 빅데이터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쌓인 숙제가 산더미다. 개인정보보호법과 생명윤리법에 막혀 개인 유전자 데이터활용이 쉽지 않은 탓이다. 기업이 병원의 데이터를 이용하려 해도 의료기관 승인이 먼저다. 무엇보다 우리 국민은 샤오처럼 유전자 데이터가 어떤 혜택으로 돌아올지 알지 못한다. 정보를 제공할 동기를 찾을 수 없단 얘기다. 이제부터가 진짜 혁신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린 이미 한참 뒤쳐졌고, 아직 갈 길은 멀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