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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스타트UP]스마트화분으로 실내에 활력을…'블룸엔진 주식회사'

박슬기 대표, 화분 속 빛·물·바람을 조절하는 '스마트화분' 개발

한국·미국에서 크라우드 펀딩 진행, 7월에 본격적으로 제품 양산

최종 목표는 도시 농업에 도움 되는 모듈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

박슬기 블룸엔진 주식회사 대표가 자사의 스마트화분 앞에서 미소짓고 있다./사진=배한님 기자



인테리어 사진을 보면 꼭 식물이 있다. 어떤 나라든, 어떤 스타일이든 전 세계 공통으로 실내 인테리어 사진에 화분이나 식물이 필수 요소처럼 들어간다. 트랜드 리서치 회사들은 도시화나 인구 증가, 기후 변화, 환경오염 때문에 실내에서 식물을 키우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 내다봤다.

"인류 출현부터 지금까지를 봤을 때 사람이 문명화된 사회에서 살게 된 시간은 짧다고 했어요. 대부분 동굴 야외, 움막이든 자연 환경 속에서 살다가 자연적이지 않은 콘크리트나 철골 소재 집에서 살게 된 것은 얼마 안 됐다고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인간 DNA 안에 식물이나 자연에 대한 향수가 내재되어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블룸엔진 주식회사의 박슬기 대표는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실내에서 손쉽게 자신만의 반려식물을 키울 수 있는 '스마트화분'을 개발했다.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10년 전부터 관련 리포트가 나왔다.

블룸엔진 주식회사의 스마트화분 속에 가자니아가 꽃을 피웠다./사진=배한님 기자



블룸엔진의 스마트화분은 기존 화분처럼 분재나 나무를 그대로 사와 키우기보다 씨앗부터 식물을 키우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하다. 스마트화분과 연결된 앱을 통해 빛, 물, 바람의 양을 자유롭게 조절해 씨앗의 발아와 식물의 생육을 돕는다. 스마트화분에서 예쁘게 핀 꽃은 조명을 받아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가자니아, 일일초, 엑사쿰, 허브류 등 작지만 관상용으로 놓기 좋은 식물이 블룸엔진의 스마트화분에 들어간다. 꽃을 피우는(블룸·Bloom) 데에 도움을 주는 기계(엔진·engine)를 만들고 싶어 '블룸엔진'을 회사명으로 정했다.

"개인용이니까 크기가 크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실내에서 다육이처럼 흔히 키울 수 있는 것 말고 밖의 화단에서 주로 키우던 꽃도 피고 보기에도 예쁜 식물을 실내에서 키우는 걸 목표로 했습니다."

박 대표가 키우고 싶은 식물을 도심 속 실내 공간으로 들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실내 환경은 야외와 조건이 너무도 달랐다. "물, 빛, 바람 등 환경 조건을 야외랑 완전히 똑같게는 못 만들어도 잘 자랄 수 있게끔만 해주면 키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제품 개발을 했습니다."

블룸엔진을 창업하기 전, 박슬기 대표는 건설사에서 일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들어가는 가구 상품을 기획하고 선행 디자인을 개발했다. 인테리어 제품을 기획하던 중 '스마트화분'을 고안하게 됐고, 2009년 미국 디자인 어워드에 출품했다. 여기서 상을 받아 미국 현지 언론에서 박 대표의 스마트화분을 소개하는 기사가 나갔다.

"기사가 나가고 난 뒤 소비자나 유통 채널 등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이 들어왔어요. 근데 이 연락이 잠깐 오고 만 게 아니라 2~3년 동안 이어져서 수요를 확인했죠."

짬짬이 제품 개발을 이어오던 박 대표는 2016년, 정부에서 모집하는 창업지원 사업에 합격하면서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스마트화분과 연결된 앱을 통해 빛·물·바람을 조절할 수 있다./사진=블룸엔진 주식회사



블룸엔진의 스마트화분은 블루투스나 와이파이(Wi-Fi)를 통해 스마트폰 앱과 연결해 환경을 설정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조명을 켜거나 끌 수 있다. 여기에는 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빛의 파장대 효율이 높은 LED 칩을 사용했다. 간편한 압축 토양은 보습력이 좋아 씨앗부터 식물을 재배하기 좋다. 내부 펌프로 자동 급수 시스템을 구축해 물을 순환시킨다. 또, 식물 성장에 꼭 필요한 증산작용을 돕도록 내부 팬(fan)을 이용해 바람도 만든다.

"사용자가 많아지면 누가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식물을 키웠더니 잘 자란다는 데이터를 모아서 고객에게 제공해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블룸엔진의 스마트화분은 7월부터 양산이 시작돼 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이미 국내에서 두차례 크라우드 펀딩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600개의 스마트화분을 팔았다. 시제품을 가지고 해외전시에도 여러 번 참가했다. 미국이나 일본, 홍콩, 북유럽 등 해외 시장의 관심도 얻었다. 미국의 킥스타터를 통해 미국에서도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미국에서 펀딩을 진행한 제품은 타임랩스로 식물이 자라는 과정을 돌려 볼 수 있는 카메라 버전이다. 박 대표는 이를 위해 미국에 법인도 설립했다.

블룸엔진 주식회사의 스마트화분은 인테리어 소품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사진=블룸엔진 주식회사



박슬기 대표는 "주 타깃 시장은 미국, 일본, 홍콩, 싱가폴 등 도시화가 된 지역들"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국내 시장은 원예나 관상용 식물 시장 작은 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식물에 쓰는 돈이 아주 적어요. 통계청에 따르면 한사람이 1년에 평균적으로 만원 정도를 식물에 씁니다. 이는 일본이나 스위스의 10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미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높지 않다. 박 대표가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잡은 이유다.

"미국이나 일본, 싱가포르 등이 인테리어나 식물 시장에 관심이 많고, 또 저희 제품이 인테리어 쪽으로도 접근 할 수도 있어서 해외 시장 가능성을 높게 봤습니다."

블룸엔진의 최종 목표는 도시 농업 모듈 시스템 사업이다. 모듈 시스템을 통해 대도시의 유휴지나 건물 옥상에 식물을 키워 자신만의 정원이나 텃밭을 꾸미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박 대표는 "선진국은 20~30년 전부터 도시 농업을 준비해오고 있다"며 "실내 식물 재배가 도시 농업의 일부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정된 공간에서 땅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모듈 시스템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박 대표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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