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1위를 향한 마스터플랜을 내놨다. 24일 시스템 반도체 분야 육성 계획인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다.

이번 비메모리 육성 전략에는 오는 2030년까지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소업체와 상생을 통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는데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한 삼성의 투자금액은 무려 133조원에 달한다. R&D 분야에 73조원, 최첨단 생산 인프라에 60조원이다. 매년 11조원 정도가 들어가는 셈이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국내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 양성과 설비·소재 업체 등 생태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R&D 및 제조 전문 인력도 1만5000명을 직접 채용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이에 따른 간접 고용유발 효과는 42만명으로 추정했다.

고사 위기에 처했던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도 회생할 기회를 얻게 됐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비전 2030에 국내 팹리스를 위한 지원책을 대거 풀어놓으면서다. 팹리스는 반도체 생태계에서 가장 근간이 되는 분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선물보따리에 직접 개발한 설계자산(IP)과 소프트웨어 등을 담았다. 인터페이스IP와 아날로그 IP, 시큐리티 IP와 설계/불량 분석 툴 등이다. 팹리스 업체가 단시간에 수준 높은 제품을 설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파운드리 라인도 팹리스를 위해 문을 활짝 열었다. 웨이퍼 한 장에 여러 반도체를 만드는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 프로그램을 연 2~3회 확대 운영키로 하면서다. MPW는 다품종 소량 생산을 가능케하는 방식이다.

중소형 규모인 국내 팹리스사가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국내 팹리스 설계 역량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뿐 아니라, 국산 시스템 반도체 성능 제고 효과도 기대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디자인하우스와도 외주협력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디자인하우스는 반도체 칩을 디자인하는 업종으로, 공정으로 보면 팹리스와 파운드리 사이에 위치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