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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휘종의 잠시쉼표] 인공지능(AI)은 이미 우리 옆에 와 있다



프로야구 기사가 단 0.3초만에 작성된다. 만약 독자가 SK 팬이라면 SK 팬의 입장에서, 독자가 기아 팬이라면 기아 팬의 입장에서 '맞춤형'으로 기사가 작성돼 수십, 수백만의 다양한 독자들에게 전송된다. 증권 시황은 물론, 지진 등 재난이 발생하면 거의 실시간으로 기사가 작성된다.

삼성언론재단이 23일 서울대 이준환 교수를 초청한 강연자리에서 소개한 '로봇 저널리즘'의 현주소다.

이준환 교수는 연구원들과 함께 2015년부터 한국 프로야구의 모든 경기를 분석해 뉴스로 만들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가 보여준 기사들은 웬만한 기자들이 쓴 것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기사 내용에는 '불방망이'라거나 '000가 득점에 실패했다' '1타점 적시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2점을 따라잡았으나 승부는 기울어진 후였다' 등 마치 사람이 경기를 직접 보면서 쓴 것 같은 표현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였다.

2017년에는 한 방송사가 '로봇 기자'를 활용해 19대 대통령선거의 투·개표율과 득표율을 보도했다. 2018년에는 지방선거 기사를 카드뉴스로 생성했다. 미국에서는 이보다 훨씬 앞선 2014년 3월, '퀘이크봇(QuakeBot)'이란 로봇이 LA에서 4㎞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지진을 감지하고 지진 강도를 판단해 실시간으로 뉴스를 작성해 배포하기도 했다.

로봇(엄밀히 말하면 인공지능으로 가동되는 알고리즘 소프트웨어) 저널리즘의 기사들은 지난 2016년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이세돌 바둑 9단을 압승하며 전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은 것 못지 않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이준환 교수는 로봇이 인간의 보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기술발달 추이를 보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로봇 저널리즘이 막 걸음마를 뗄 시절인 2014년, 모 대학 신문방송학과 학생들에게 "앞으로는 로봇이 기사를 쓰는 시대가 온다. 여러분들의 경쟁자는 주위 친구들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 게 어느새 현실로 다가왔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알게 모르게 스며들고 있다. 이미 증권가에서는 AI가 애널리스트들의 자리를 위협한 지 오래다. 실제로 골드만삭스의 AI '켄쇼'는 인간 애널리스트가 40시간 동안 해야 할 일을 단 몇 분만에 끝낸다고 한다. 프로야구 기사를 순식간에 뚝딱 만들어내는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지난해부터 로보어드바이저란 기술을 도입해 투자자들에게 방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조언을 해준다. 최근에는 로보어드바이저가 펀드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증권 기사도 로봇이 쓰고, 펀드를 운영하면서 투자를 할지 말지의 결정도 로봇이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고객들의 각종 불평불만이 터져나오는 콜센터에도 AI가 도입되고 있다. 택시 기사들은 스마트폰 음성인식으로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검색하고 있다. 집에서는 인공지능이 에어컨부터 각종 가전제품들을 제어해주는 시대가 열린 지 오래다.

정부는 지난 10일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를 통해 '사람투자 10대 과제'를 공개한 바 있다. AI 산업을 선도할 인재 4만6000명을 포함해 스마트인재 11만명을 양성한다는 전략이다. 그런데 후속 정책이 어떻게 되는지는 감감무소식이다. 이미 기업들은 각 분야에서 AI를 현업에 도입하고 있고, 연구진들은 AI의 수준을 높이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말이다. 11만명을 어디에 배치할지도 의문이지만 정책의 실기로 우리 젊은이들을 AI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부품'으로 전락시키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럴 바에야 정책수립도 로봇이 하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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