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경제>경제일반

수출동력↓ 'G 벨류체인' 변화 간과했나, 한국판 '넷플릭스'로 새동력 삼아야



아마존은 향후 몇 개월 내에 '파이어 TV'(동영상 스트림 재생장치) 셋톱박스에 유튜브 앱을 설치할 방침이다. 또 구글의 동영상 재생장치인 '크롬캐스트'가 탑재된 기기에는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된다. 대립각을 세워오던 아마존과 구글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살아남기 위해 전략적 '협력'을 택했다.

미국 2위 통신사인 AT&T는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와 왕좌의 게임 제작사로 유명한 HBO를 소유하고 있어 콘텐츠 경쟁력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애플도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 스타들을 동원해 자체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밸류체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미·중 무역 분쟁으로 '관세' 이슈가 국제 무역에 화두로 자리매김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밸류체인의 구조적 변화가 빨라지면서 전세계 교역 흐름이 바뀐 데 따른 변화다. 글로벌 밸류체인이란 제품을 만들 때 기획 단계에서 부품조달, 생산과정, 조립, 가공, 유통 및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최근 한국의 수출 부진을 '글로벌 밸류체인'의 변화를 간과 한데서 원인을 찾는 목소리가 있다. 지난해 12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이후 반도체 수출부진 등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4월에도 감소세가 확실시된다. 한국판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을 적극 육성해 21세기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밸류체인변화, 서비스 무역 8.3조달러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23일 한국은행과 메리츠종금증권, 맥킨지의 '전환기의 글로벌라이제이션 : 무역과 가치사슬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화의 본질에 있어 중요한 구조적 변화가 눈에 띄지 않게 진행되고 있다. 상품 생산 밸류체인내 대외의존도 감소, 글로벌 밸류체인내 서비스 부분의 성장, 인건비 차이에 기초한 무역의 감소, 글로벌 밸류체인의 지식집약형 변화, 지역경제통합 국가 간 상품무역 증가 등이다.

이 중 서비스 부문의 성장에 주목하자.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멕킨지 등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서비스부문의 전세계 무역 규모는 5조1000억달러다. 상품무역(17조3000억달러)의 절반도 안 된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서비스 무역은 상품무역보다 60% 이상 빠르게 성장해왔다. 특히 통신 및 IT 서비스, 비즈니스 서비스, 지적재산권 등 몇몇 특정 산업은 2, 3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맥킨지에 따르면 위키피디아, 유튜브, 페이스북, 위챗 등의 서비스와 같이 화폐가격이 없어도 사용자들에게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 무역가치는 연간 최대 8조3000억 달러나 된다. 조정된 서비스 무역은 전세계 총 무역(26조4000억원)의 절반(13조 4000억 달러)에 달한다.

무형자산의 지출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혁신 부분 산업의 밸류체인에서 가장 뚜렷하다. 기계 및 장비 업체들은 매출의 36%, 제약 및 의료기기 업종은 평균 80%를 무형자산에 지출했다.

이는 반도체·자동차 등 제조 기반 수출 중심의 한국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메리츠종금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반도체의 단가 하락과 물량 감소가 전체 수출 감소의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대외의존도가 높고 수출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경제구조상 앞의 글로벌 밸류체인의 구조적 변화가 한국 경제에 반영됐을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국내 기업과 산업이 글로벌 밸류체인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결과라는 것.

아마존, 구글, 넷플릭스 등은 물론 애플까지 글로벌 기업들은 '글로벌 밸류체인'의 변화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주요 테크 기업의 격전지가 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이 그중 하나다. 넷플릭스는 올 1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2분기에도 500만 명 이상의 신규 가입자를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1분기 세계 가입자 수는 1억4890만 명이다. 애플, AT&T 등 굵직한 경쟁사들은 물론 디즈니도 최근 21세기폭스 엔터테인먼트 부문 인수를 마무리하고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韓 수출 제조 동력 꺼져간다, 한국판 넷플릭스를~

글로벌 밸류체인의 변화에 국내 기업들은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이란 평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7억2000만달러 적자다. 지적재산권을 포함한 지난해 서비스수지는 297억4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이는 2017년(-367억3000만달러) 다음으로 큰 역대 2위 적자 기록이다. 여행수지(166억500만달러 적자)에 편중된 적자 구조 때문이다.

투자도 전통적인 시설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2018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SK 현대차 등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265곳의 유무형 자산 취득액은 총 64조 8509억 원이었다. 이중 시설 등 유형자산 투자가 59조 6771억 원에 달했다. 반면 특허권 등 '무형자산 투자'는 5조 1738억 원으로 2340억 원(4.3%) 줄었다.

그나마 대기업이 투자에 나서고 있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가 작년 세계 특허출원 순위에서 6위(1997건)를 차지했다. LG전자와 LG화학도 각각 8위(1697건)와 20위(969건)를 기록해 한국은 종합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이사는 "최근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음악 및 영상 콘텐츠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이들 산업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수준에 맞는 콘텐츠 경쟁력을 제고하고, 콘텐츠 및 스트리밍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이끌어내 새로운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4차 산업시대에 살아 남기 위해서도 밸류체인의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 통신 및 IT 서비스, 비즈니스 서비스, 지적재산권 등 서비스 부문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또 '인건비 차이에 기초한 무역 감소'라는 '글로벌 밸류 체인의 변화와도 무관치 않다. 맥킨지 분석 결과 한국경제는 4차 산업혁명으로 2030년까지 230조∼460조원의 경제적 효과(소비자 잉여가치 포함)를 누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려면 ▲ 디지털 경제 인프라 구축 ▲ 지능화 관련 사회정책 수립 ▲ 규제완화와 신규벤처 진입 장벽 제거 등 과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조사국 박병걸 과장 등 연구팀은 '세계 성장과 교역간 연계성 약화 배경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지식집약화의 진전에 맞춰 가치창출의 핵심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디자인, 연구개발 등 '업스트림'과 마케팅, 유통 등 '다운스트림' 부문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수출의 고부가가치화를 도모하는 게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