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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정책

"30만원짜리 구두 만들어도 손에 쥐는건 7천원"...제화공의 눈물

당정청, 성수동 수제화거리서 '기형적 유통수수료' 대안 찾기 나서

서울 성동구 성수수제화거리에서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관으로 열린 '불공정 유통수수료 개선과 수제화 산업 상생을 위한 현장 간담회'/배한님 기자



제화공이 30만원짜리 구두 한켤레를 만들어도 7000원밖에 손에 쥐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 12시간 일해서 열두켤레를 만들어도 순수입은 8만원이다. 최저임금 수준도 안되는 셈이다. 왜 그럴까.

과도한 수수료 문제로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제화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정·청이 현장을 찾았다. 현장에서는 과도하게 높은 백화점과 홈쇼핑 등 대형유통사의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서울 성동구 성수수제화거리에서 '불공정 유통수수료 개선과 수제화 산업 상생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11일 열었다. 현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뿐만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부, 공정거래위원회, 청와대 자영업 비서관, 성수수제화협회, 제화노동자 등이 한자리에 모여 수제화 거리 현장의 실태와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로 진행됐다.

을지로위원회는 백화점과 홈쇼핑 등 대형유통업체의 과도한 수수료를 낮추는 것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원청과 하청, 제화공 모두 낮은 수익을 나누려는 것이 문제라는 거다.

평균적으로 30만원짜리 수제화를 팔면 대형유통사가 40%인 12만원을, 브랜드사인 원청이 41%를 가져간다.

수제화에 부과되는 40% 수준의 수수료는 유통업계에서 다루는 상품 중 최고 수준이다. 수제화 유통 수수료는 백화점 35%, 홈쇼핑 41%로 책정돼 있다. 반면, 협상력이 높은 대기업이 제조하는 가전제품이나 디지털 기기의 경우 유통 수수료가 백화점에서는 15%, 홈쇼핑에서는 31%에 불과하다.

원청은 원청대로 백화점 등 매장 인테리어와 물류비용 등 비용을 소모하고 나면 순이익 비중이 작다. 백화점과 홈쇼핑 판로개척 등 영엉관리비가 증가하면서 순이익률이 3%대로 떨어졌다. 소다와 미소페 등의 지난해 순이익률은 각각 3.7%, 3.9%였다.

유통사와 원청이 가져가고 남은 19% 중 17%인 5만1000원을 하청 공장이 가져간다. 남은 2% 남짓인 7000원이 제화공에게 떨어진다. 이마저도 지난 20년간 동결되던 것이 작년 4월 제화공들 파업을 통해 6000원에서 1000원 인상된 것이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원·하청과 제화공 모두 숨통이 트이려면 대형 유통 수수료 인하가 가장 시급하다"며 "이것을 제대로 해 내려면 오늘 시작으로 해서 여러 상생 의지도확인하고 상생 의지에 기반해서 앞으로 대화를 낼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을지로위원회는 원하청, 제화공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할 길은 유통 수수료 인하라고 주장한다. 최 의원에 따르면 백화점에서의 수수료가 잡화평균인 31.4%로 3%만 낮아져도 한 켤레당 9000원의 비용을 확보할 수 있다.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만원짜리(구두)가 제화공에게는 7000원 정도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설마'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며 기형적인 수제화 산업구조 문제를 꼬집었다.

제화공들의 처우도 문제다. 제화공들은 실제 원청의 근로 계약자와 마찬가지 업무를 하지만 개인사업자인 소사장제 형태로 계약을 해야 한다. 제화공 A 씨는 "내가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하청) 공장에서 일하려면 소사장제를 해야만 한다고 강요했다"고 말했다. 제화공 개개인이 사업자 형태를 취하고 있다 보니 팔고 남은 재고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민주노총 제화지부 관계자는 "이 일을 시작한 지 33년이 흘렀는데 제화공의 현실은 똑같다"며 "제화공도 노동자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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