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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133) 리더십이란

김민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정치평론가·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요즘 리더십이라는 단어는 일상에서 흔하다 못해 간혹 식상하기까지 하다. 많은 사람들이 리더십에 대한 얘기를 하고, 리더십에 대한 강연도 많다. 필자 역시도 리더십을 주제로 한 강연을 지자체와 기업체 등에 자주 다니고 있다. 우리나라의 문화와 정서는 모든 것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곧 유행을 만들지만 시간이 지나보면 수박 겉핥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작금의 대한민국에서는 내가 아는 것을 대부분 남도 알고 있고, 남들이 아는 것은 대부분 나도 알고 있다. 다만 그 깊이와 본질에 대한 고뇌와 고민은 없고, 인터넷 등을 통한 보편적인 말들과 지식이 전부라는 게 적잖이 문제이다. 계란지단 같은 지식이라고나 할까.

모든 것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과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리더십을 가지고 얘기를 해보자. 필자가 아는 리더십이란 명령이 아니라 권유이고, 전달이 아니라 동참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누구나 망설이는 일을 내가 먼저 도전해보고 그 성패를 경험하면서 타인에게 그 노하우를 전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려워하고 꺼려하는 일을 내가 먼저 해보는 것이고 목적과 방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말이 싶지 그 리더십을 지닌다는 게 왜 힘이 들까. 이유는 간단하다. 모르면서 아는 척 하려니 힘들고, 아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주려니 힘든 것이다. 본인도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마치 해봤던 것처럼 포장하려니 힘들고, 위험을 감수하면서 내가 먼저 도전하는 것 자체가 두렵기 때문이다. 석사나 박사 논문을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모르면서 잘 쓰려니 어려운 것이다. 공부는 안하면서 그럴싸한 논문을 작성한다는 게 사실 얼마나 어렵겠는가. 차라리 충분히 공부하고 아는 것을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훨씬 더 수월하지 않겠는가.

안전한 길만을 선택하려는 게 인간의 본능이기도 하다. 검증된 것만을 선택하려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다. 간혹 자신이 먼저 해보지 못한 것들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보며 성공하면 그를 영웅시하고 실패하면 비난하고 손가락질 하는 것이 우리 인간이다. 과거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대중들에게 무언가 부정적인 이미지가 오랜 세월 강했다. 필자도 정치학과를 다녔기 때문에 대학시절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대해 수업도 듣고 책도 많이 읽고 고민을 했던 적이 있다. 당시에 필자에게도 마키아벨리는 긍정보다는 뭔가 부정의 아이콘으로 다가왔다. 이제 중년이 되어서 최근 마키아벨리에 관한 책을 다시 읽어보았다. 그런데 부정적이었던 그 느낌이 뭔지 모를 이해와 설득으로 다가왔다.

모든 리더는 지지자들에게는 영웅이, 반대하는 자들에게는 욕을 먹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한 명의 리더가 조직의 전체를 위해서는 큰 목적만 달성하면 작은 것들까지 완벽할 수도 없고, 완벽해야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대중은 리더에게 비현실적인 잣대와 요구를 한다. 우리가 인문학과 교양 운운하면서 실제로는 재테크나 주식관련 책을 읽는 것이 우리의 본 모습이 아닌가. 대부분 현실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반면에 이상적인 리더를 바라는 것이 우리들의 모순이 아닐까. 우리는 현실주의자로 살아가면서 이상적인 리더를 요구한다. 그 자체가 괴리이고 모순이다. 자신이 철저하게 현실주의를 선택했다면 리더에게도 현실적인 것만을 요구해야 하고, 자신이 이상주의를 선택했다면 리더에게도 이상적인 것만을 기대하면 된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진정한 리더십이란 특정 조직을 리드하는 리더만이 지녀야 할 것이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함양해야 할 과제이다. 그런 문제의식과 노력이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누군가에게 종속되는 삶을 사는 것이다. 과연 누가 남에게 종속되는 삶을 살고 싶겠는가. 내가 못하는 것이 현실인데, 남에게만 이상적인 것을 기대하지 말자. 내가 두려워 생각만 하는 것을 누군가 먼저 행함으로 드러내고 있다면 그 결과를 떠나 그 자체를 존중할 가치는 충분히 있다. 최소한 내로남불만 안해도 그것이 리더십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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