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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아가씨라고 부르라고요? 제가 이 집 돌쇠인가요?"

기해년 설 명절 밥상의 화두는 '호칭 문제'다. 성별에 따라 비대칭적인 가족 호칭 용어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유토이미지



#. 올해 설 명절, 결혼 후 처음으로 시가를 찾은 김서영(가명·30) 씨는 남편의 여동생과 남동생을 'ㅇㅇ 씨'라고 불렀다가 낭패를 봤다. 시가 식구들이 "예의 없게 군다"며 저마다 한마디씩 거들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제가 그 집 몸종도 아니고 왜 그렇게 불러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결혼 첫해부터 서로 이렇게 안 맞는데 명절마다 이런 문제들로 부딪힐 걸 생각하면 벌써 눈앞이 깜깜하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민족 최대의 명절 설 연휴가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가족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기해년 설 명절 밥상의 화두는 '호칭 문제'다. 성별에 따라 비대칭적인 가족 호칭 용어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실시한 '일상 속 호칭 개선 방안' 설문 조사 결과, 여성 응답자의 93.6%가 '남편의 동생(도련님, 아가씨)을 부르는 호칭을 바꿔야 한다'고 답했다. '지금처럼 쓰자'는 의견은 6.4% 밖에 되지 않았다. 같은 설문에서 남성의 56.8%가 '바꿔야 한다'고 답해 각 성별에서 해당 호칭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과반수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호칭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묻는 설문(복수 응답)에서 여성의 60.7%가 '부남·부제'라고 답했다. 이는 '처남·처제'에 대응하는 말을 새롭게 만든 것이다. 'ㅇㅇ 씨'(54%), '동생'(16%)이 뒤를 이었다. 같은 질문에서 남성은 'ㅇㅇ 씨'(53.3%)라고 부르는 것을 가장 선호했다. 이어 '부남·부제'(40.1%), '동생'(27.2%) 순이었다.

한국여성민우회(이하 민우회)는 지난 2006년부터 성 불평등한 의미를 담은 가족 호칭 개선 운동을 펼쳐왔다.

민우회는 남편의 여동생이나 남동생을 호칭하는 '아가씨'와 '도련님'은 과거 종이 상전을 높여 부르던 표현이라고 지적한다.

민우회는 또 "'며느리'는 '며늘/미늘/마늘+아이'의 구조로 기원이 되는 '며늘'이란 말은 기생한다는 뜻을 가졌다"면서 "며느리는 내 아들에게 딸려 더부살이로 기생하는 존재라는 의미를 가진, 철저한 남존여비 사상에서 비롯된 호칭어"라고 꼬집었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이달 22일까지 '가족 호칭에 대한 국민생각 조사'를 진행한다. 민주적이고 평등한 가족관계 실현을 위해 성별 비대칭적 가족호칭 문제가 개선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조사는 국민권익위원회 온라인 참여 플랫폼 '국민 생각함'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여가부는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중 가족 호칭 개선 권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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