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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의 탕탕평평] (126) 광주형 일자리

김민 데일리폴리 정책연구소장. 동시통역사·정치평론가·전 대통령 전담통역관·주한 미 대사관 외교관



정치에서 이념과 정책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또한 국민들이 정부의 국정운영과 정당의 정치행위를 바라보는 시각도 이념과 정책을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대표적인 예이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번번이 허점을 드러내고 있음에도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거나 유연한 대책을 내놓지 못 하고 있다. 이는 정부조차도 이념과 정책을 혼동하기 때문이다. 정책이라면 충분히 유연하게 대안을 내놓을 수 있지만 그럴 수 없는 이유는 단 하나이다. 정책이 아닌 이념으로 국정운영을 하기 때문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논할까 한다. 최초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업이기도 했던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민·정 대타협을 전제로 한다. 그동안 경제통합을 논할 때는 노·사·정이었는데 여기 지방정부가 하나 더 포함되는 개념이다. 현재 광주광역시에서는 '빛그린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사회통합에 기반한 상향식 일자리 창출을 하기 위해 이른 바 '광주형 일자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광주를 방문하면서 중앙정부의 지속적인 노력 의지를 강하게 어필하기도 했다.

과거 정권들은 주로 하향식 일자리 창출을 형태였다. 이는 중앙집권적 차원에서 중앙정부가 명확한 경제정책에 의해 민간기업 등 모든 경제정책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형태였다. 이에 반해 '광주형 일자리' 정책은 전과는 반대로 상향식 일자리 정책이기 때문에 더 이슈가 되는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의 주요쟁점은 한마디로 광주광역시와 현대차 간에 임금과 근로시간 등이 합의를 보지 못하는 데 기인한다. 이는 과거 독일의 사민당 슈뢰더 총리가 독일의 개혁정책으로 독일의 경제를 되살린 '아젠다2010' 을 모토로 한 'AUTO5000'을 표방한 것이다. 당시 최악의 실업률에 허덕이던 독일은 비용절감을 통해 국외로 나가던 자동차 공장을 국내에 유치하고 자국 내 고용기회증대를 위해 기존 노동자 대비 20% 낮은 임금(5000마르크), 노조도 실업률 낮추기 위해 책임을 지고, 동일노동·동일임금에 합의함으로서 성과를 거둔 사례가 있다. 즉 '광주형 일자리' 정책은 이를 표방한 것이다.

정부와 광주광역시와 현대차의 이해관계로 인해 일단 '광주형 일자리' 정책은 본격적으로 가속화 될 전망이다. 물론 사회통합에 기반한 상향식 일자리 창출이라는 점에서는 가치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다만 이것이 결론적으로 성공한 사례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적잖은 염려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또한 현대차는 이미 공급과잉의 설비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자동차 회사인데 구태여 1,000 여명의 일자리와 파생되는 일자리까지 합치더라도 10,000명 안팎의 일자리를 위해 그런 합의를 한다는 것이 현실적인 결정인가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손익을 따져 생산시스템과 고용기회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또한 이런 불경기에 광주시민만 고용될 것이라는 명확한 근거도 없다. 게다가 현재 자동차 시장은 공급과잉과 최근 공유경제로 인해 그것이 과연 말 그대로 노·사·민·정에 고르게 이익이 되고 전반적인 국가경제동력으로 자리매김 할 지에 대해서는 역시 적잖은 의구심이 든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이 사업에 대해 처음 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다가 본인이 단장을 하며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만 그것은 광역단체장으로서 자신의 지역만을 챙기려는 행위에 불과하다.

미국과 같은 연방국가에서는 적용해 볼 만 하다. 한 지역의 경제적 모험이 실패를 하더라도 타 지역에 파생되는 영향이 크지 않고 반면에 성공할 경우 점차적으로 국가 전체에 도입시킨다면 파격적이고 혁신적인 경제정책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다만 대한민국처럼 경제적·지리적 측면에서 구태여 특정 지역만을 위한 노·사·민·정 합의가 얼마나 효율적인지에 대해서는 지극히 현실적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기업의 최종목적은 손익에 의한 이윤창출의 극대화이고, 요즘 대부분 국가의 최종목적은 경제정책의 성공 즉 일자리 창출 등 민생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이념과 정책을 혼동하지 않는 그런 정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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