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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어느 철거민의 죽음



이달 초 30대의 한 청년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이 청년은 서울 마포구 아현동 재건축지역 단독주택에서 노모와 함께 세 들어 살던 철거민으로 주택 강제철거에 추운 거리로 쫓겨나왔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시민단체들은 주택 철거과정에서 문제가 많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철거용역 일꾼들이 물리력을 행사했는데도 현장에는 강제집행을 관리·감독하는 집행관도 없었고,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경찰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재건축조합은 강제집행 이틀 전에 그 계획을 미리 알리는 사전 통보 원칙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년은 유서에 "월세로 어머니와 살고 있었는데 3번의 강제집행으로 모두 뺏기고 쫓겨나 이 가방 하나가 전부입니다. 추운 겨울에 씻지도 먹지도 자지도 못하며 갈 곳도 없습니다."라고 적었다.

전국철거민연합의 한 활동가는 "강제철거가 어디보다도 심했던 지역이 아현2구역으로 불법집행도 있었지만 인허가권을 쥔 마포구청은 수수방관했다"며 "철거민의 죽음은 구청과 시가 저지른 사회적 타살"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1월이면 용산 참사가 일어난 지 10주년이 된다. 당시 용산 재개발 보상문제를 둘러싼 갈등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용산참사 이후 10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전국에서 철거민의 고통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우리 사회는 더 늦기전에 철거민들이 겪는 고통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집값이 오르면 돈을 버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주변 부동산 가격과 집세의 급등으로 많은 이들이 정들었던 생활 근거지를 떠나야 한다. 정부는 철거민들의 이주 대책과 적절한 보상 등 실효성 있는 방안을 더욱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관련 법률도 개정해야 한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더 추울 것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구성원 모두가 철거민 같은 사회적 약자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이를 줄여주는 노력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겨울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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