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영 변호사의 사건 파일] '다른 사람에게 집 팔겠다' 문자로 퉁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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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변호사의 사건 파일] '다른 사람에게 집 팔겠다' 문자로 퉁친 집주인, '배임죄' 처벌 가능할까?

최종수정 : 2018-11-15 10:50:48

법무법인 바른 안선영 변호사
▲ 법무법인 바른 안선영 변호사

Q. A는 B로부터 C 아파트를 3억 원에 사기로 계약했는데, 그 후 C 아파트 인근에 급행철도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돌아 C 아파트 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B는 갑자기 A에게 C 아파트를 팔기 싫어졌다. 그리고 때마침 D가 C 아파트를 6억 원에 사겠다고 한다. 이에 B는 A에게 'C 아파트를 다른 사람에게 팔기로 했으니, 다른 아파트를 알아보기 바란다'는 문자 한 통을 남겼고, A는 갑자기 C 아파트를 팔지 않겠다는 말을, 그것도 문자 한 통으로 하는 B의 태도에 어처구니가 없어 B를 고소하기로 결심했다. A의 고소로 B는 처벌될 수 있을까?

A. 보통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에 매도인이 매수인으로부터 잔금을 받고 매수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이전해 주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해 같은 부동산을 더 비싸게 사겠다는 매수인이 나타났을 때, '부동산 이중매매'의 문제가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경우 처음에 부동산을 사겠다고 했던 사람, 즉 A의 입장에서는 황당하기 그지없다. 특히 A가 C 아파트를 주거목적으로 사려고 했던 경우라면 더 그렇다. 다시 부동산을 구해야 하는 문제부터 모든 일이 꼬이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매도인과 감정이 상하게 되고, 매도인을 '배임죄'로 고소하는 일까지 생기게 된다.

한편 '배임죄'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게 해 줌으로써 타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히는 죄로서(형법 제355조 참조), 부동산 이중매매를 이유로 매도인을 배임죄로 처벌하려면 부동산 매도인이 매수인의 사무를 처리해 주는 자여야 한다.

이에 대해 그간 대법원의 일관된 판례에도 불구하고 많은 논란이 있어 왔으나, 대법원은 최근에도 '부동산 이중매매 행위를 배임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판시하여 기존 판례를 유지했다(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판결 참조).

쉽게 말해, 만약 B가 A로부터 계약금만 받은 경우라면, A에게 B가 받은 계약금의 2배를 반환하고 언제든지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으므로, B는 A의 사무를 처리해 주는 자가 아니고, B가 C 아파트를 D에게 다시 팔았다고 하더라도 B를 배임죄로 처벌할 수 없다(대법원 1986. 7. 8. 선고 85도1873 판결 참조).

그러나 만약 B가 A로부터 중도금까지 받은 경우라면, '보통 매수인은 매도인이 소유권을 이전해 주리라는 신뢰에 기해 중도금을 지급하므로, 이런 단계에 이르면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 신임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 법리에 따라 B는 A의 사무를 처리해 주는 자, 즉 배임죄의 주체가 된다(대법원 1988. 12. 13. 선고 88도750 판결 등 참조).

한편 이때 B가 또다른 매수자인 D로부터 계약금만 받은 경우라면, D와의 계약은 언제든지 B가 D로부터 받은 계약금의 2배를 반환하고 해제할 수 있으므로, 배임죄의 실행의 착수가 없어 B를 배임죄로 처벌할 수 없다(대법원 2003. 3. 25. 선고 2002도7134 판결 등 참조).

그러나 B가 D로부터 중도금까지 받은 경우라면, 배임죄의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보아 B를 배임죄로 처벌할 수 있다(대법원 1983. 10. 11. 선고 83도2057 판결 참조).

나아가 B가 다시 변심하여 A에게 소유권 이전등기를 완료해 준 경우라면, 이에 대해서는 대법원이 '선매수인에게 소유권이전의무를 이행하였다고 하여 후매수인에 대한 관계에서 그가 임무를 위법하게 위배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무죄를 선고하고 있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도11722 판결 등 참조).

참고로 B가 A에게 아파트와 같은 부동산이 아닌 그림이나 조각상과 같은 '동산'을 판 경우라면, 부동산과 달리 대법원이 동산 매도인을 매수인의 사무를 처리해 주는 자로 보지 않아, 매도인이 이를 이중으로 팔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2011. 1. 20. 선고 2008도10479 판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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