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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원 공동기획] 가상현실, 더 이상 게임 아닌 '미래'

가상현실(VR)이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에만 국한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VR 기술은 지난 몇 년 동안 빠르게 진화해 교육, 의료, 관광,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업시장이 가상현실 단말의 도입을 견인하면서 '가상현실 단말이 잠재력 있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와 슈퍼데이터의 자료에 따르면 가상현실 단말기의 판매량이 올해 400만대에서 내년에 1500만 대로 4배가량 신장할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산업용 VR 서비스 시장에서는 교육 분야가 전체 시장의 46%로 가장 많다. VR를 사용하면 동시에 많은 사람을 교육시킬 수 있으며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현장감 있는 교육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유통기업 월마트는 지난 9월 VR 트레이닝 앱 개발업체 스트리VR(StriVR)의 기술을 직원 교육 프로그램에 도입했다. VR 헤드셋 '오큘러스 고(Oculus Go)'도 1만7000대 구입해 미국 매장 4700곳에 배치했다. 직원들은 자신의 매장에서 VR헤드셋을 착용하고 현장 업무뿐만 아니라 일하는 과정에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배운다. VR를 활용한 교육의 효과는 일반 교육보다는 15%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현장에서도 VR기술을 활용, 직원들을 교육시킴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독일 BMW는 자동차 시제품을 제작할 때 VR 기술로 가상부품을 시범 탑재하며 시간과 비용을 절약했으며 아우디는 VRSDK를 활용해 자사에 필요한 직원 훈련코스를 직접 디자인하고 있다.

미국 포드는 자동차 생산공장 직원에게 VR 모션센서를 부착한 후 움직임을 포착해 사고 위험을 70%나 줄였다.프랑스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는 VR 기반 3D 모델링 기법으로 항공기 검수 시간을 86% 단축시켰다. VR은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 제고는 물론 안전성까지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교육분야 다음으로 가상현실이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는 분야가 의료분야다. 정부나 대학교에서 VR 기술을 의료분야와 접목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 독일 연방 교육부는 신경질환 치료를 위한 VR 게임 개발 프로젝트 '엑스가비네(Exgavine)'에 3년간 190만유로(약 25억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인지능력과 신체능력을 모두 사용해 치매 등과 같은 신경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게임을 개발한다.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교도 VR를 이용한 불안장애 치료법을 개발 중이다. 연구를 담당하는 안드레아스 뮐베르거 교수는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원인 요소가 집중적으로 등장하는 VR 시나리오에 환자를 노출시키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대인 기피증 환자의 경우 손님이 많은 카페로 설정된 VR 시나리오에서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연습을 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바람과 새 소리, 냄새 등과 같은 미세한 요소를 추가해 모든 감각을 자극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중이다.

중국 상하이 시정부는 마약 중독 치료 VR 기술을 개발했다. 마약 중독 VR 치료에는 '혐오치료'와 '탈감작치료' 기법이 활용된다. 혐오치료는 VR 헤드셋을 통해 환자에게 마약 중독으로 인한 치아 탈락, 사지 뒤틀림 등 자극적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보여줘 환자가 마약을 조건반사적으로 거부하게 만든다. 탈감작치료는 환자에게 마약과 유사한 설탕 결정 등 입자를 노출시키는 과정을 반복해 마약에 대한 민감도를 낮춘다.

이밖에 기업들이 생산 현장이나 전자상거래, 관광 등 다방면에서 VR 기술을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다.

VR의 가장 큰 장점은 우수한 사용자 체험에 있다. VR 솔루션 개발 스타트업 시머스(Cimmerse)의 에릭 프린스 공동 창업자는 "가상의 방에 소파 등 다양한 제품을 배치한 후 방 안을 걸어 다니며 체험할 수 있다"며 소비자가 구매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VR로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VR 여행상품도 개발됐다. 여행사 JTB는 VR 원격여행 상품을 내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상품은 사람과 로봇의 시각과 촉각을 공유시키는 '텔레이그지스턴스(Telexistence)'의 기술이 적용됐다. VR 헤드셋과 촉각센서가 탑재된 장갑을 착용하면 사용자는 여행지에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연계된다. VR 헤드셋으로 여행지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고 촉각센서 장갑으로 바다거북의 등껍질 촉감을 실시간으로 전달 받을 수 있다.

다양한 기술과 상품 개발에도 불구하고 VR 시장이 갖고 있는 한계 때문에 시장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VR기술은 그간 '이동성과 연결성' '두통과 멀미'라는 걸림돌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도 기술 진전이 빨라지면서 점차 극복되고 있다. 특히 이동성과 연결성의 문제는 5G 시대가 도래하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4G 네트워크 표준은 기능 면에서 매우 제한적이며 VR 경험의 첨단 입력 메커니즘을 처리하기 어렵다. VR 헤드셋 외에도 복잡한 장치를 브로드밴드와 연결하고 고사양 컴퓨터에 테더링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ABI리서치에 따르면 5G 네트워크는 "연결성 10배 개선, 대기시간 10배 단축, 트래픽 용량 100배 증가, 네트워크 효율성 100배 향상"의 효과가 기대되고 있어 4G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VR 기기에 대한 사용자 리뷰를 살펴보면 "두통, 멀미 등 불쾌한 사용자 경험"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도 넘지 못할 벽은 아니다. 최근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는 어지러운 증상이 덜한 VR 안경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120㎐ 주파수로 재생하기 때문에 두통, 멀미 등이 덜하고 높은 화소 밀도 덕분에 디스플레이와 눈 사이 거리가 37㎜까지 좁혀져 무게와 크기도 타사 안경에 비해 줄었다.

5G네트워크 시대와 제품기술 개발로 산업용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면서 VR시장을 새로운 길로 안내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철린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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