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택지 현장에 가다] ②개포 재건마을, 개발 시급한데…난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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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택지 현장에 가다] ②개포 재건마을, 개발 시급한데…난관 예상

최종수정 : 2018-11-04 13:43:07

강남구 개포동 1266번지 개포 재건마을 초입에서 보이는 주택 외벽에 생존권 이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채신화 기자
▲ 강남구 개포동 1266번지 개포 재건마을 초입에서 보이는 주택 외벽에 '생존권'이라는 문구가 쓰여있다./채신화 기자

-강남 한복판에 판자촌, 주민들도 불편함 토로…토지변상금 등 문제에 추진 어려울 듯

'강남의 판자촌'.

소리 없는 아우성 만큼이나 역설적인 곳이다. 강남은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정도로 주택 가격이 비싼 부자 동네로 통하지만 그곳은 달랐다. 강남구 개포동 1266번지 일대 재건마을 이야기다.

정부가 개포동 재건마을을 신규택지 공급지로 선정한 지 한 달 반이 지났다. 아직까진 고요한 분위기다. 토지변상금 등을 놓고 앞으로 험로가 예상된다.

지난 1일 서울 지하철 3호선 매봉역 4번 출구로 나가자 곳곳에 붙어 있는 플래카드가 양재천 가을 단풍축제를 안내했다. 10분 정도 걷다가 마주한 양재천은 금빛 단풍이 수놓아져 있었다. 그러나 양재천 다리를 건너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또 다른 세계' 마냥 판자나 컨테이너 등으로 쌓아올린 판자촌이 모습을 드러냈다.

개포 재건마을 진입로. 채신화 기자
▲ 개포 재건마을 진입로./채신화 기자

개포 재건마을은 1979년 도시 빈민, 거리부랑자, 전쟁고아 등을 강제 이주하며 형성된 무허가 판자촌이다. 지난 2011년 화재 사고 등으로 주민들이 흩어지며 현재는 약 60가구만 남아 있다.

재건마을의 주택 환경은 열악했다. 진입로가 좁아 차량이 들어갈 수 없었고, 제대로 길이 나 있지 않아 입·출구를 찾기 어려웠다. 작은 부지에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주택끼리의 간격이 좁고, 벽이나 지붕엔 장판 등 건축용으로는 부실한 재료가 덧대 있었다. 집집마다 소화기를 비치해두긴 했으나 주택 사이에 액화천연가스(LPG)통이 위험하게 놓여있는 등 여전히 화재 사고의 위험이 곳곳에 서려 있었다. 작은 골목에 사다리, 자전거 등이 질서 없이 놓여 있어 사람들이 지나가기에도 불편해 보였다.

이날 마주친 한 노인은 "뭐(물건을) 놓을 데도 없어 (살기) 불편하다"며 지팡이를 쥐고 포장되지 않은 좁은 길을 한참 걸어 나갔다.

정부는 이곳에 신규 택지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 공급 확대 정책의 일환으로, 서울에선 송파구 옛 성동구치소 부지와 개포 재건마을에 공공택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개포 재건마을은 지하철 3호선 매봉역과 1㎞ 내로 대중교통 접근성이 양호하고, 양재천 등의 환경요소를 활용해 친환경 단지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 등은 일대 개발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그러나 토지변상금 등 서울시와 주민 협의가 어려운 문제가 남아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개포 재건마을의 내부 모습. 채신화 기자
▲ 개포 재건마을의 내부 모습./채신화 기자

재건마을은 지난 2012년 서울시가 공영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정비사업이 추진됐으나 주민 이주 대책에 대한 합의가 불발되며 연기돼 왔다. 그러자 강남구청이 2014년부터 이주민에게 토지변상금을 요구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에 따르면 개포 재건마을에 2014~2018년까지 누적된 토지변상금액은 4억8557만원에 달한다.

강제 이주민들은 토지변상금에 대해 억울함을 표하며 재건마을 토지 일부를 장기 저리로 임대하고, 경제적 자립을 위한 근린생활시설 건립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포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마을 개발은 인근 지역에 호재"라면서도 "그러나 그동안에도 얘기만 많고 실제로 추진된 적 없어서 아직까지 개발 기대감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대 집값도 고요하다.

재건마을 오른쪽으로 있는 개포주공현대2차(1986년 준공)의 경우 8월 초 84.81㎡가 17억원(9층)에 매매된 이후 거래가 뚝 끊겼다. 현재는 같은 타입이 18억5000만원에 호가하고 있으나 같은 기간 강남 지역 집값 상승률에 비하면 덤덤한 수준이다.

그 옆으로 도로 하나를 건너 있는 개포현대1차(1984년 준공)도 지난 9월 95.4㎡가 18억8000만원(13층)까지 팔렸다. 이후 한 달 반 정도 지났으나 가격은 더 오르지 않고 18억~19억원대에 호가하고 있다.

또 다른 부동산 중개업자는 "강남 지역에 신혼희망타운이 들어온다는 점에서 주민들이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다만 개발이 본격화되고 젊은 세대가 유입되면 일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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