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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도시재생과 미술

홍경한(미술평론가)



최근 각 지자체마다 유행처럼 벌이고 있는 '도시재생'은 환경적, 공간적으로 쇠퇴한 지역을 개선하여 궁극적으론 쾌적한 도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지역을 만들자는 것에 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의 도시재생은 도시의 역사적, 인문적 가치, 사회적 정체성과 모더니티까지 고민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여러 지자체들은 그 의미를 효과적으로 살릴 수 있는 여러 요소 중 하나로 공공미술을 꼽는다. 도시재생의 근간이랄 수 있는 담화와 의제 도출에서 빼어난 역량을 지니고 있는데다, 도시재생의 궁극적 목표인 살기 좋은 도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도시 구축에 필요한 중요한 알고리즘으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시재생의 주요 무대인 공공의 장, 삶의 현장에서 대중과 시대적 사안에 대해 논할 수 있는 촉매로서 공공미술만한 것은 드물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접목해서 문제이지, 경험적 상호작용과 제도비평적 상호작용 등을 통해 도시와 인간에 대한 근본과 구조를 묻는 공공미술의 속성은 쇠퇴한 도시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재생하는 방법으로서의 도시재생에 적합하다.

이처럼 공공미술은 물리적인 측면을 넘어선 사회·문화·의식적 기능회복이라는 사회적 측면과 도시경제 회복이라는 경제적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는 통합적 접근방식의 정비 개념인 도시재생의 사전적 정의를 구현하는 데 알맞다.

다만 현재의 도시재생에서의 공공미술은 하드웨어적인 측면이 강하다. 말로는 도시커뮤니티 유지 및 활성화와 이해관계자간의 합의형성에 관한 의사결정시스템을 중시한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언어적 수사에 불과하다. 기껏해야 영국의 테이트모던이나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정도를 기준으로 삼거나 도시공간을 시각적으로 개선하는 데 필요한 장식 수준으로 이해한다.

이곳엔 도시재생에 있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익명의 대중이 어떠한 문제와 사안에 대해 직접 말하는 주체일 수 있도록 하는 것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억과 쟁점이 교차하는 사회적 논의의 매제로써의 공공미술은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물론 도시재생 자체도 연관성 깊은 지속 가능한 도시와 건강한 도시생태 구축과는 무관하기 일쑤다. 도시재생은 결국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도시지향이라는 측면에서 도시재생과 지속 가능한 도시, 도시생태, 생태도시와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음에도 정작 드러나는 양태는 별개의 것인 양 읽힌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전개되어야할 도시재생은 공공미술의 특성을 십분 살려 공공성의 해석과 그에 따른 동시대성의 접목까지 고려하는 방향에서 설정되어야 마땅하다. 지금처럼 도시재생이든 지속가능한 도시든, 공공미술의 쓰임새는 넓은 반면 도시재생에서는 물리적 상황에 머물고 지속 가능한 도시에서는 도시생태를 보조하는 수단에 불과한 실정은 아니어야 한다. 특히 생태도시에 있어 미술의 개입은 부작용이 더 크다.

중요한 건 그게 무엇이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도시를 건설하려면 공간에 앞서 사람과 삶의 문제를 들여다보는 것에 있다. 공공미술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물리적·심미적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소통의 매개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또한 공공미술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명료한 개념 정립과 적용이 순차적이고 원만할 때 도시재생의 핵심가치인 새로운 역사와 문화성은 창출될 수 있다.

■ 홍경한(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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