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당국과 세무당국의 엇갈린 정책...보험사 속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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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당국과 세무당국의 엇갈린 정책...보험사 속터진다

최종수정 : 2018-09-06 15:30:54
국세청 "자살보험금 비용 인정 NO"…생보사 "억울하다"
지연이자 포함 미지급 자살보험금. 금융감독원 자료 추합
▲ 지연이자 포함 미지급 자살보험금. /금융감독원 자료 추합

- '고의성' 판단시 수백억 세금 추징 전망…불합리한 규제의 표본, 생보사들

생명보험사들이 금융감독원에 백기를 들면서 일단락된 줄 알았던 자살보험금(재해사망특약보험금) 미지급 논란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국세청이 소멸시효가 지난 보험금과 지연이자에 대한 비용처리 가능 여부를 따지면서다.

생보사들은 거액의 세금에 '고의성' 판단으로 인한 벌금까지 부과될 경우 수백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당할 위기에 놓였다.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금감원의 지시에 자살보험금 미지급분과 지연이자까지 모두 지급했지만 세금 문제까지 겹치면서 생보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국세청은 6일 오후 3시 생보사들의 자살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과세사실판단 자문위원회를 열고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 원금과 지연이자를 손비(비용)로 인정해줄지에 대한 최종 결정에 들어갔다.

과세사실판단 자문은 과세사실에 대한 적정성을 평가해 납세자를 보호하기 위해 국세청이 과세하기 전에 세금 규모가 너무 크거나 미비점이 우려될 때 쟁점 사실을 심의해달라고 본청에 요청하는 제도다.

자살보험금 비용처리 문제는 국세청이 올해 상반기 ING생명과 교보생명 등 일부 생보사를 대상으로 정기 세무조사를 실시하면서 불거졌다.

국세청은 수입에서 비용을 차감해 과세표준을 정한 뒤 과세표준 구간별로 일정 법인세율을 적용해 과세한다. 세법상 손비가 발생하면 그만큼 과세대상에서 제외해주는데, 손비에 따라 과표가 달라지기 때문에 소멸시효가 지난 보험금의 원금과 지연이자를 비용으로 인정할지 여부가 쟁점이 된 것이다.

2016년 자살보험금 사태 당시 보험사별로 지연이자를 포함한 자살보험금 미지급 금액은 ▲삼성생명 1740억원 ▲한화생명 1070억원 ▲교보생명 1134억원 ▲ING생명 840억원 등이었다.

국세청은 소멸시효가 지난 보험금과 지연이자를 비용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금 청구가 정당했음에도 생보사들이 보험업법과 약관 등 관련 규정을 따르지 않고 고의로 지급을 미뤄 보험금 지급이 늦어지고 이에 따라 지연이자까지 발생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반면 생보사들은 지난해 금감원 지시로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과 지연이자를 모두 지급했음에도 이를 비용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대법원 판례상 소멸시효가 자살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되지만 금감원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영업정지와 CEO 문책까지 받을 수 있어 전액 지급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2016년 금감원은 자살은 재해가 아니라는 이유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생보사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당시 주계약서 또는 특약을 통해 피보험자가 자살한 경우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음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생보사들은 약관상 실수일 뿐이며 자살은 재해가 아닌 만큼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맞섰다. 같은 해 대법원은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금감원은 소멸시효와 관계없이 보험금 전액 지급을 지시했다. 기관·대표에 대한 당국의 고강도 압박이 들어오자 보험 3사는 결국 4000억원을 토해냈다.

생보사들은 당장 수백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당할 위기에 놓이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만약 자문위에서도 국세청과 같은 결론이 나면 보험사별로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200억원 안팎의 세금을 추징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고의로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판단해 벌금 형식으로 부과하는 가산세까지 더해지면 추징금은 수백억원 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대법원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당국 지시에 자살보험금 미지급금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는 전액 지급됐다"며 "그럼에도 이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국세청 심사과 관계자는 "자문위 내용은 과세 절차 중 하나로 내부 내용은 비공개"라면서 "과세를 할지 말지 자문을 구하는 과정일 뿐 나머지는 자문 결과를 통해 조사과에서 평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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