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회 좀 먹는 아노말리]비쌀수록 잘 팔리는 명품-배짱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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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회 좀 먹는 아노말리]비쌀수록 잘 팔리는 명품-배짱영업

최종수정 : 2018-09-04 17:49:17

해외 명품 브랜드, 1년 새 수 차례 가격 인상 단행

프랑스 현지 대비 가격 46%↑…타 국가 대비 높은 수준

혼수 시즌 가격 올리는 '꼼수' 횡행…지적 잇따라

경기 불황으로 유통업계 전반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해외 명품 브랜드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고가 정책을 하나의 마케팅 전략으로 앞세워 소비 심리를 자극,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들 브랜드의 잇따른 가격 인상을 두고 '꼼수'라 비판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샤넬, 루이뷔통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은 1년 새 수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프랑스 명품브랜드인 샤넬은 지난 5월부터 가방, 신발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을 약 11% 인상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5번 가량 가격 인상을 추진한 것이다.

타 브랜드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루이뷔통은 올해 3월, 국내 면세점에서 판매 중인 대부분의 제품가를 2% 가량 인상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까지 몇 개월 사이에 4차례나 가격을 높인 것이다. 이밖에 에르메스는 올해 1월에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고, 구찌와 크리스챤 디올 등도 지난해 10월 경 최대 20~30% 가량 가격을 올렸다.

이들 브랜드가 가격 인상을 단행한 이유는 ▲물가·인건비 변동, ▲환율 변동, ▲원자잿값 상승 등이다. 샤넬 관계자는 지난 5월 가격 인상 당시 "환율 변동으로 인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글로벌 정책에 따른 인상으로, 원가 상승도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품 가격 인상에 대한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비판 어린 시선이 쏟아진다. 가격 인상 시기가 좁혀지고 있는 데다, 잇따른 가격 상승으로 현지 가격과의 격차도 급격히 벌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프랑스 금융 그룹 BNP파리바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매장의 주요 명품 브랜드 평균 가격은 프랑스 매장보다 46% 높았다. 미국, 캐나다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등 타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의 명품 가격은 높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해외 명품 대전 행사. 신세계백화점
▲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해외 명품 대전 행사./신세계백화점

문제는 이 같은 고가 정책이 국내 시장에서 통한다는 것이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증가하는 '베블렌 효과'가 국내 시장에 만연한 데다 '가치 소비'가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 지난달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온·오프라인 여름 정기세일(6월28일~7월15일) 실적은 전년 대비 모두 상승했다. 신세계는 5.5%, 현대는 3.1%, 롯데는 2.9% 늘었는데, 공통적으로 가장 매출 상승률이 높았던 부분은 명품이다. 신세계의 경우, 명품 매출은 20.1% 뛰었고, 롯데는 17%, 현대는 14.2% 신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명품 브랜드들은 올해 인기 상품 출시, 크레에이티브 디렉터 교체를 통한 디자인 평가 호조 등 다양한 요인을 바탕으로 매출이 좋은 상황"이라며 "특히 올해는 자신의 만족을 위해 고가품 소비를 망설이지 않는 이른바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대돼 명품 수요가 늘고 있다. 이 트렌드에 힘입어 명품 브랜드를 대표하는 인기 제품의 판매가 함께 상승하면서 매출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 인상을 예고하면 판매율은 더욱 늘어난다. 실제, 지난 5월 샤넬이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하자 A 백화점의 해외 명품 매출은 일주일 새 약 30% 가량 늘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고가 정책은 확실히 효과가 있다. 비싼 것에 대한 희소성을 더 중요시하고, 차후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 심리도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배짱 영업'도 당연시 되는 분위기다. 혼수 시즌만 되면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랠리가 시작되는 것도 흔한 일이 됐다.

여기에 백화점의 경우, 일반적으로 국내 브랜드가 30% 가량의 수수료를 내는 데 비해, 해외 명품 브랜드의 수수료는 10%에 불과한 점도 특혜로 지적된다.

이와 관련해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해외 명품 브랜드의 경우, 환율 변동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리지만, 정작 환율이 인하돼도 (제품가를) 내리는 경우는 없다. 본사 정책을 이유로 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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