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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IT/인터넷

[기자수첩] 우리는 '인공'에 머무르는 '지능'을 원하는가?

/안병도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AI)과 관련해서 흥미있는 이론이 있다. 이른바 '불쾌한 골짜기' 이론인데 사람이 인간과 유사한 존재에 거부감과 불쾌함을 느낀다는 내용이다. 1906년 독일 정신과 의사 에른스트 옌치는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 존재가 정말 살아 있는 건지, 아니면 반대로 생명이 없다고 여겨진 존재가 마치 살아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의심' 때문이라고 이 현상의 원인을 규정했다.

최근 글로벌 회사를 선두로 국내업체에서 경쟁적으로 나오는 인공지능 서비스는 매우 유사하다. 대부분 수동적으로 사용자의 음성명령에 반응해 대답을 해주며 딥러닝을 통해 애매한 질문에도 답할 수 있다. 문맥을 파악하고 때로는 주어나 목적어를 생략해도 정확하게 질문을 인식한다. 나아가 가벼운 농담도 주고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다. 능동적으로 먼저 질문을 던지거나 농담을 하지는 않는다. 인공지능 자체가 인격이나 개성을 가지게 하지도 않는다. 어떤 사용자가 말을 걸든 같은 '시리', '지니', '아리아' 일 뿐이다. 인공지능이라고 말하지만 서비스로서의 '인공'이라는 점에 철저하다. 수동적 인공지능으로서 마치 애완동물이나 친구처럼 사용자가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요소는 차단하고 있는 셈이다.

보다 진보한 능동형 인공지능 서비스는 적어도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 오래전 육성게임 '다마고치'에서는 사용자의 육성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애완동물을 구현했다. 최근 일본에서 나온 홀로그램 인공지능 '게이트박스'는 먼저 말을 걸고 감정이 이입되는 소녀를 연출하고 있다. 따라서 기술력 높은 글로벌 회사들이 기술적 문제 때문에 이것을 안 한 것은 아니다.

답은 바로 '불쾌한 골짜기'에 있다. 기계속 알고리즘에 불과한 인공지능이 '인공' 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 사용자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지만 현재의 인공지능 음성비서가 인간비서보다 훨씬 부족해보이는 이유도 바로 그 점에 있다.

치열한 인공지능 경쟁은 결국 업체들로 하여금 능동형 인공지능을 고려하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조만간 정말 인간처럼 먼저 말을 걸고 개성까지 갖춘 '지능'을 보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우리는 알게 될 지 모른다. 과연 우리가 원하는 것이 '인공'에 머무르는 '지능'인지, 아니면 보다 차원 높은 어떤 것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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