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흔들리는 자영업...서울 주요상권 가보니⑥ 서촌
  • 플러스버튼이미지
  • 마이너스버튼이미지
  • 프린트버튼이미지
  • 카카오스토리버튼
  • 밴드버튼
  • 페이스북버튼
  • 트위터버튼
  • 네이버포스트버튼

[현장르포]흔들리는 자영업...서울 주요상권 가보니⑥ 서촌

최종수정 : 2018-08-13 15:10:18

"한 달 임대료가 90만원인데 월 매출은 100만원도 되지 않는다. 수익 없이 가게 월세만 겨우 내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통인시장에서 카페를 개업한 점주 A(49)씨는 음료 한 잔이라도 더 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휴가철로 최근에는 손님이 줄었지만 매출을 올리기 위해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일하고 있다.

A씨는 "통인시장 점포들의 월 평균 임대료는 60만~80만원"이라며 "장사가 안 되어서 2~3주씩 쉬는 분들도 많다"고 전했다.

서울시 종로구 통인시장의 오후 풍경 정연우 기자
▲ 서울시 종로구 통인시장의 오후 풍경/정연우 기자

◆오후 4시 이후 한적한 통인시장, 폭염으로 휴업 점포 다수 생겨

13일 '경복궁의 서쪽' 서촌에 위치한 서울시 종로구 통인시장을 방문했다. 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점포를 돌며 도시락 통에 반찬을 채워 넣는 손님 다수가 눈에 띄었다. 통인시장의 명물인 '엽전도시락'이다. 엽전이라는 자체화폐를 만들어 상인들이 판매하는 먹거리를 구매하는 시스템이다. 주말에는 데이트를 하러 온 연인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편이지만 엽전도시락 마감시간인 오후 4시가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한적해진다.

연일 37도에 가까운 폭염이 한 달 동안 이어지면서 장사가 되지 않아 휴업에 들어간 점포들도 몇 군데 있었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휴업 중인 점포들의 모습 정연우 기자
▲ 계속되는 폭염으로 휴업 중인 점포들의 모습/정연우 기자

시장 골목 끝자락에 이르러 손님들로 제법 북적이고 있던 한 유명빵집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점원으로 보이는 청년 3명이 갓 구운 빵을 고객들에게 소개하고 있었다.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였다. 30여 년간 빵집을 이끌어 온 점주 B씨는 "자식들과 조카가 일을 돕고 있기는 하지만 보기보다 장사가 잘 되는 편은 아니다"라며 "주말과 평일 매출액 차이가 심하다"라고 했다.

올해 초부터 비어있는 세종마을 음식문화 거리 근처 건물 1층의 한 공간 정연우 기자
▲ 올해 초부터 비어있는 '세종마을 음식문화 거리' 근처 건물 1층의 한 공간/ 정연우 기자
역세권에서 벗어난 곳에서 발견된 폐업 점포의 모습 정연우 기자
▲ 역세권에서 벗어난 곳에서 발견된 폐업 점포의 모습/정연우 기자

통인시장에서 나와 필운대로를 따라 '세종마을 음식문화의 거리'로 향하던 중 중심상권에서 벗어난 곳에서 폐업한 가게 한 곳을 발견할 수 있었다. 건물 1층에 자리한 제법 넓은 공간이었다. '임대문의'라고 적힌 문구가 굳게 닫힌 유리문 앞에 붙어 있었다.

건물 맞은 편 그늘에 앉아 쉬고 있던 서촌 주민 C(80)씨에 따르면 본래 이곳은 호프집이 있던 곳이었는데, 올해 초부터 비어있는 상태라고 전한다. C씨는 "최근 수년간 가게 3곳이 연달아 문을 닫았다"며 "마지막에 영업하던 호프집도 1년이 안 되어 폐업했다"라고 했다.

부동산 중개업자가 전하는 서촌의 3.3㎡당 권리금은 1000만원이며 월 평균 임대료는 200만~300만원이다. 장사가 잘 되는 곳과 안 되는 지역의 매출액 차이가 크다.

◆임대료 분쟁 '망치사건' 그 후

서촌에서 가장 번화한 상권으로 알려진 '세종마을 음식문화 거리'로 자리를 옮겼다. 낮에 찾은 이곳의 모습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저녁에 비해 한산했다. 고깃집, 횟집 등 음식점이 즐비한 이 곳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부터 배화여자대학교 입구까지 300m정도 거리가 형성돼 있다.

수년째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 D씨는 "요새는 휴가철이라 사람이 별로 없다"며 "전에 비해 확실히 매출이 많이 떨어졌다"고 한 숨 쉬었다.

서울시 종로구 세종마을 음식문화 거리 의 오후 풍경 정연우 기자
▲ 서울시 종로구 '세종마을 음식문화 거리'의 오후 풍경/정연우 기자
지난 6월 임대료 분쟁으로 망치사건 이 발생한 건물의 모습, 1층 궁중족발을 포함해 건물 전체가 비어있다 정연우 기자
▲ 지난 6월 임대료 분쟁으로 '망치사건'이 발생한 건물의 모습, 1층 궁중족발을 포함해 건물 전체가 비어있다/정연우 기자

음식점 사이 골목을 따라 들어가자 비어 있는 건물 한 채가 눈에 들어왔다. 최근 '망치사건'으로 화제가 됐던 궁중족발 건물이다. 족발 집을 운영하는 세입자와 건물주가 상가 임대료를 놓고 분쟁을 벌이다 지난 6월 7일 세입자가 건물주를 망치로 내려친 일이다. 현재 족발 집이 있던 건물 1층 문 앞에는 "허락 없이는 출입을 금지한다"는 건물주인이 써 놓은 글이 붙여 있었다.

인근 주민 중 한 명은 "점주가 권리금도 못 받고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이 건물에서 새로 장사하려는 사람이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 건물은 1층에 있던 족발 집 외에도 PC방, 사진관, 당구장이 있었지만 지금은 폐허가 되어 쓸쓸하게 세종문화거리의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서촌에 있는 상가들의 월 임대료가 200여만원 정도인데 1000만원으로 올리니 당연히 다툼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3년 이상 점포를 유지하는 자영업자는 드물다"고 토로했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종로구의 폐업률은 2.9%, 3년간 개업대비 폐업률은 98.7%이며 평균 폐업기간은 3년이다.


배너
많이 본 뉴스
핫포토
  • 페이스북
  •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