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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기동향

G2무역전쟁에 터키쇼크까지 위기 감도는 韓경제

신흥국 중 잠재취약도는 27개국 중 24위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21세기판 아편전쟁'을 연상케 한다. 아편전쟁도 경제적 이유에서 비롯됐다. 무역 결제 수단인 은을 원했고 1800년대 수차례 공황을 겪으며 더 넓은 시장이 필요했던 영국은 비난을 무릅쓰고 전쟁을 일으켰다. 제2차 세계대전 역시 1929년 대공황 이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시발점이었다.

'G2'(미국·중국) 양국이 내뿜는 아편 연기에 한국경제가 좌불 안석이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무역전쟁의 최대 피해국은 '빅 플레이어'가 아니라 중간에 낀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들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국가로 한국을 포함해 대만, 헝가리, 체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아일랜드 등을 꼽았다.

여기에 터키가 만성적인 금융위기에 빠져들면서 세계적인 불안 심리도 확산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도 한국 경제를 우려 섞인 눈으로 지켜본다. 유독 대외 경제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면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괜찮아도 부도날 수 있다는 경험을 1997년 외환위기 때 했다.

다만 시장의 우려에도 신흥국 중 잠재취약도(27개국 중 24위)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 안팎으로 진퇴양난,



미국과 중국의 '말싸움(rhetorical battle)'이 전쟁 수준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 자문위원은 "중국은 자유무역을 악용하는 주체로 미국은 중국이 태도를 변화시킬 정도로 계속 압박할 의향이 있으며, 중국은 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추가 맞대응을 하면 최대 총 5000억달러 어치에 관세를 매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도 "미국의 비합리적인 요구를 감안해볼 때 무역전쟁은 중국의 경제적 존엄성을 무너뜨려, 사실상 중국을 (미국의) 경제적 속국으로 만들고자 하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중국은 무역전쟁이 장기전으로 비화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 며 맞서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한국경제가 입을 피해도 커질 전망이다.

중국은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4.8%(홍콩 포함 시 31.6%)로 가장 높은 국가고, 미국은 11.9%로 중국 다음으로 높다. 한국무역협회는 미국과 중국이 전면전을 벌이면 한국의 피해액은 367억달러(약 4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터키발 신흥국 리스크도 불안을 부추긴다. 지난 10일 트럼프 미 대통령이 터키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두배 높인다고 하자 터키 리라화의 가치는 한때 달러화 대비 17%까지 떨어졌다. 연초 대비해서는 41.1%나 급락했다.

터키 리라화 가치는 13DLF 날 오전 아시아 거래에서도 10% 가까이 떨어졌다. 리라/달러 환율은 달러당 7.24리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은행의 터키 익스포져는 17억달러로 0.8%에 불과하다. 상대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다만 해외 투자자금 이탈 등이 있다면 위험이 커질 수 있다.

IBK투자증권 김예은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G2 분쟁은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외화부채의 상환 부담이 큰 신흥국은 채무 불이행에 대한 우려가 퍼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집안도 문제다.

한국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기업투자가 뚝 떨어졌다. 올해 2.9% 늘 것으로 예상했던 한국은행은 최근 1.2%로 대폭 낮췄다. 정부 역시 설비 투자 전망치를 3.3%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건설 투자는 더욱 심각하다.

한국은행과 정부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을 각각 30만명, 32만명으로 잡았다가 18만명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18만명 증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국내 고용 사정이 예년과 같은 30만명 내외의 취업자 수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며 "최근의 고용 상황은 일부 업종이 부진한 영향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구조적 요인이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산가능인구가 6만1000명 감소했다.

한국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는 눈덩이 처럼 불었다. 지난 1분기의 가계신용이 1468조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에 150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초저금리기에는 가계가 손쉽게 빚을 얻어 집을 사고 소비를 늘리며 자산시장과 내수경기를 받쳐줬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서 과중한 가계빚은 소비 위축과 자산시장 불안을 초래할 최대 리스크로 떠올랐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3.1% 성장률을 기록하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한국 경제가 불과 1년 만에 2%대로 다시 추락할 전망이다. 한국은행과 정부는 각각 7월 12일과 17일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9%로 낮춰잡았다. 민간 연구기관 등이 줄기차게 '한국 경제가 위태롭다'고 지적해도 낙관론을 펼쳤던 이들이 사실상 한국 경제가 하강 국면에 있음을 인정한 것.

◆韓경제, 잠재취약국 순위 24위로 차별화





한국경제가 버틸 여력이 있을까.

국제금융센터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분류 기준으로 아르헨티나, 베트남 등 신흥 27개국 분석한 결과, 한국은 잠재취약국 순위 평가에서 24위를 기록했다. 대만(27위), UAE(26위), 러시아(25위)에 이어 4번째로 안전하다는 평가다.

이집트(1위), 터키(2위), 파키스탄(3위), 아르헨티나(4위), 남아공(5위) 등이 취약국 '톱5'에 꼽혔다.

대외 취약성도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이면서 단기외채 비중이 낮은 한국은, 태국, 러시아, 중국 등과 함께 대외건전성이 양호한 국가로 분류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18억8000만달러로 역대 2위를 기록한 것은 물론 5개월 연속 500억달러를 넘어섰다.

부도 위험 지표인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순위는 26위를 기록했다. GDP대비 경상수지 비중과 민간 외환수급 자립도는 각각 25위, 20위를 기록했다.

대내 취약성 평가에서 물가갭(중위치 기준)은 14위, GDP 대비 재정수지 비중은 27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미중간 무역분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미국 금리상승, 달러강세, 경기둔화 우려 등 글로벌 리스크가 동시에 발생한다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무역분쟁이 확산될 경우 대중무역의존도가 커 칠레, 페루, 베트남, 브라질 등과 함께 주목 대상으로 거론된다.

국제금융센터 김권식 연구원은 "저변동성에서 고변동성 국면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미 금리 상승·달러 강세·신흥국 경기둔화 우려 등이 겹치면 거시·금융 불균형이 '자산가격 재평가 → 자본유출 → 금융불안' 등으로 이어질 소지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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