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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구조개혁" "초가삼간 지켜야"…사법농단 파장에 법조계 설왕설래

최종수정 : 2018-08-05 17:06:43

서울중앙지검. 이범종 기자
▲ 서울중앙지검./이범종 기자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파장으로 인해 검찰과 법원이 영장 발부 문제에 대한 신경전이 심화되고 있다. 일각에선 사법 구조 개혁의 내용과 속도를 두고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법원행정처가 지난달 31일 공개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문건 196개에는 국민의 수준을 낮게 평가하고,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입법·행정·언론 상대 로비를 계획한 내용이 담겼다.

이 중 '대한변협 압박 방안 검토'와 '대한변협 회장 관련 대응방안' 등 상고법원 도입을 반대하는 법조인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 방안도 있었다.

이에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지난 2일 성명서를 내고 대법원의 사과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서울변회는 성명서에서 "(관련 문건 작성은) 국민 권익보호의 보루가 되어야 할 대법원이 오히려 헌법에서 보장한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마저 위태롭게 하는 위헌적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제식구 감싸기' 논란에 法·檢 신경전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과 영장 발부를 결정하는 법원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달 25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고법 부장판사), 김모 전 기획제1심의관(부장판사)의 자택과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가 시작된 이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제외한 전·현직 법관들과 법원행정처 실·국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발부되지 않고 있다

이에 검찰이 언론을 통해 불만을 드러내고, 법원이 '제식구 감싸기'에 나서고 있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법원은 2일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기 위해서는 ▲청구서에 의해 피의사실 특정과 범죄의 구성요건이 충족되고 ▲피의사실에 대한 소명이 되고 ▲대상자, 장소와 물건 등 강제처분의 범위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며 검찰 측 영장 청구에 흠결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날 법원 관계자는 "검찰의 입장에 대한 법원의 입장이 아니라, 최근 영장심사에 대한 여러가지 여론에 대한 법원의 입장"이라면서도 "추후 영장청구서와 소명자료의 내용이 가감 없이 공개되면, 최근의 영장심사가 적정했는지 여부가 객관적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말해, 검찰을 의식한 대응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법원을 행정부에" 對 "사법근간 봐야"

논란이 이어지자, 학계에선 이참에 법원을 검찰과 같은 행정 체계로 묶어놓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백원기 대한법학교수회 회장(국립인천대 교수)은 "삼권분립을 주창한 몽테스키외의 모국 프랑스처럼, 법원을 행정체계상 법무부에 귀속시키고 법원행정처를 없애야 한다"며 "독립 기관인 최고사법관회의에서 인사권을 쥐고 법원을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법원장 인사권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행정권은 법원 스스로 가지다 보니, 사법부가 잇속을 챙기려 입법부와 행정부를 상대로 거래하는 일이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같은 '특단의 조치'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검찰 출신 A 변호사는 "일본 메이지 유신 당시, 정서상 문제로 프랑스 법치주의 대신 독일의 법 체계를 받아들였고 우리 사법의 근간으로 이어졌다"며 "사람의 신체 일부를 치료할 때 몸 전체에 미칠 영향을 따지듯이, 지엽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수십년간 쌓인 헌법체계의 근간을 도외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어 "당장 문제를 고치지 못한다 해도 원칙에 손을 대선 안 된다고 본다"며 "법원의 영장전담판사를 법원행정처 출신이 아닌 다른 인원으로 바꾸는 식으로 시간을 갖고 해결해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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