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시킹' 집단이기주의가 경제 망친다]⑧ 님비현상과 임대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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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시킹' 집단이기주의가 경제 망친다]⑧ 님비현상과 임대주택

최종수정 : 2018-07-26 14:34:21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 붙은 안내문.
▲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 붙은 안내문.

과거 혐오시설에 한정됐던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위험, 혐오시설 거부)현상이 최근에는 임대주택, 기숙사 등 공공시설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정부의 주력 정책 과제 추진에도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해 기준 서울시의 자가거주 비율은 42.1%로 전국의 56.8%에 비해 낮은 상황이다. 공공임대주택 비중(6.2%) 역시 전국의 6.6%보다 낮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시 1인 청년가구(전체 52만 가구) 중 부엌이나 화장실 등이 없어 최저주거 기준에 미달하거나 소득 대비 주거비 비율(RIR)이 30%가 넘는 청년주거 빈곤율은 전체 청년 1인 가구의 40.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2020년까지 약 8만가구의 청년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청년임대주택 사업은 역세권에 토지를 보유한 민간사업자에게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를 주고 임대주택을 짓게한 후 사회초년생, 대학생, 신혼부부 등에게 주변 시세의 60% 수준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렌트 시킹 집단이기주의가 경제 망친다 ⑧ 님비현상과 임대주택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서울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5%가 공공임대주택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작 '내 지역'에 임대주택이 들어서는 것은 반발이 크다. 추진되는 지역마다 인근 주민과 갈등을 빚으면서 사업이 취소되거나 보류되는 일도 빈번하다. 때문에 지난해 공공임대주택 공급 목표량은 1만5000가구였으나 실제로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7422가구가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행복주택 시범지구 후보지로 7곳(48만 9000㎡)을 지정했다. 마포구 창전동과 영등포구 당산동, 양천구 목동 등이 대표 지역이다.

후보지 중 한 곳인 영등포구 당산동은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하며 적극 반발하고 있다. 또 인근 아파트 단지 안에는 "청년임대주택이라는 미명 하에 1인 거주 5평짜리 빈민 아파트가 신축되면 우리 아파트 가격이 폭력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는 안내문이 붙은 것이 알려지며 물의를 빚었다. 목동 주민들은 과밀화, 녹지 감소를 이유로 들어 반대 서명운동에 나선 상황이다.

대학 기숙사 건립도 난항이다. 2012년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 대학생의 기술사 수용률은 11.67%에 불과하다. 지역 출신 대학생 10명 가운데 8~9명은 자취 혹은 하숙을 하거나 고시원 등에 거주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대학생들의 주거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한국사학진흥재단은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 국유지에 행복기숙사(750명 규모, 월 20만원 수준) 설립을 추진했으나 주민들의 반대에 막혀 건축허가도 받지 못했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짓는 대학생 공공 기숙사(700실 규모) 역시 반대로 인해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러한 주민반대를 해소하기 위하여 멘토링 사업과 기숙사 편의시설 주민 개방, 지역 주민 직원 우선 채용 등 주민친화운영을 제시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집 값 하락과 임대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성범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지체되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풍력발전, 태양광 발전 등의 신재생에너지 전력 생산 비중을 20%까지 확대하려는 추진목표를 가지고 있으나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토지를 정하는 것도 만만찮다.

이에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센터 건립 및 지역주민을 위한 장학사업, 지역인재 채용우대 등 사회공헌까지 약속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생물이 주로 서식하고 있어 환경오염과 소음이 크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한 발전업계 관계자는 "풍력의 경우 소음 등의 문제로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며 "신재생에너지사업이 님비현상이라는 암초에 부딪쳤다"고 말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구체적인 기피 사유가 있던 과거의 님비현상과 달리 지금은 피해 여부도 명확하지 않다"면서 "지역 사회를 총체적으로 바라보지 못 하고 경제적 가치만을 우선시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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