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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 "우편·물류·금융 사업 전반에 블록체인 접목할 것"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이 최근 서울 광화문우체국 집무실에서 메트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우정사업 전반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 손진영 기자



【대담=윤휘종 산업부장】 "우정사업의 두 축인 우편·물류와 금융 사업 전 영역에 블록체인을 접목시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 것입니다."

편지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던 소통의 통로였던 우체국.

한일월드컵이 열리던 2002년 한 해에만 55억통의 편지가 오갔던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우체국은 '낡고 오래됐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이처럼 정보기술(IT)의 발전으로 한풀 기세가 꺾였던 우체국이 지난해 11월 IT전문 정통 관료인 강성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장 취임 이후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도구삼아 국민 삶에 파고들도록 변신을 꾀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집배 노동조건 개선을 어느 정도 해결한 강 본부장이 구상하고 있는 '넥스트 스텝'이다.

강 본부장은 최근 서울 광화문우체국 집무실에서 메트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내부 조직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 전문가와 소통을 하고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며 "조만간 실손 보험 청구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블록체인을 보험뿐 아니라 예금, 우편, 물류 전반에 도입할 것"이라는 우정사업본부의 청사진을 밝혔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체신부에서 정보통신부, 미래창조과학부 등 정보통신 관련 부처를 거치며 대한민국의 정보통신 주요 정책을 함께 해 온 강 본부장은 블록체인의 등장이 '월드와이드웹(WWW)'이 처음 세상에 등장할 때의 파급력과 맞먹는다고 본다.

블록체인은 중간 관리자 없이 거래 당사자 간에 직접적인 거래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블록체인이 실손 보험 청구에 도입되면, 우체국보험 가입자는 병원비 수납 후 모바일 기기에서 병원 의무기록 연계와 보험금 자동생성 등을 통해 편리하게 소액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번거로운 과정이 사라지고, 국민들이 좀 더 우체국과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를 포함해 우본은 강 본부장 취임 이후 6개월 간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집배원들이 우편물을 싣고 다니는 오토바이를 '소형 전기차'로 대체하는 시도가 대표적이다.

"눈이 정강이까지 쌓이던 날 부여에 내려가 집배원들과 설렁탕을 먹었습니다. 이날 옆에 있던 20여년 경력의 집배팀장께 '오늘 몇 번 넘어졌나요?'라고 물어보니 망설이다가 '두 번 넘어졌습니다'라고 하더군요. 20여년의 베테랑도 두번 넘어질 정도였는데 다른 사람들은 오죽했겠습니까. 매일 눈·비를 맞아가며 현장에서 일을 하는 집배원에게는 오토바이를 탄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입니다."

과거 자전거를 대체했던 오토바이는 기동성은 좋지만, 적재량이 적어 소포택배를 싣는 데는 힘이 부친다. 무엇보다 집배원들이 오토바이로 사고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아진 것이 문제라고 강 본부장은 강조했다.

그는 "하반기에 1000대의 소형 전기차를 도입하고, 오는 2020년까지 1만5000대의 오토바이 중 1만대를 소형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집배원들의 편의를 위해 대형 우체국에는 별도의 전기차 충전시설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대응 우정사업 주요 혁신 전략. / 우정사업본부



드론,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우정사업에 도입하는 것도 중요 과제다. 드론 배송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출발지와 목적지 좌표를 입력하고 버튼을 누르면 이륙에서 비행, 배송, 귀환의 전 과정이 자동으로 처리된다. 2시간 이상 소요되던 배송업무를 20분 이내로 단축시켜 도서·산간 지역에 유용하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전남 고흥 선착장에서 8㎏ 무게의 우편물을 싣은 드론이 4㎞ 바다 위로 날아가 득량도 마을회관에 우편물 배송을 하는데 성공했다. 이달에는 산간지역 현장 검증을 위해 강원도에서 시범운영을 실시한다. 연간 38억건의 우편물류 정보와 일평균 2400만건의 금융거래 정보가 쏟아지는 우정사업 정보도 빅데이터로 활용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다음날 배달 받을 편지를 전날 미리 안내해주는 배달안내 서비스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배달되는 우편물에는 데이터 파일이 남기 때문에 어려운 일은 아니죠.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는 '까치'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인터뷰가 진행된 강 본부장의 집무실 한켠에는 1884년에 설립된 조선 최초의 근대적 행정기관인 옛 우정총국 사진이 걸려있다. 근대적 통신제도를 도입하면서 설치된 우정총국은 갑신정변이 일어나는 등 근대화의 불쏘시개가 된 곳이기도 하다.

그가 우본의 변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우체국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불쏘시개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취임 이후 강 본부장이 집배원의 노동시간을 주 52시간 이내 단축을 목표로 내걸고, 집배부하량 시스템 개선·스마트우편함 등으로 집배원 노동환경 개선에 나선 것도 '행복사회'를 위한 일환이다.

"10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국민 생활과 함께 했던 우체국이 지금은 국민과 유리되고 있는 현실을 보고 안타까웠습니다. 우체국이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데 기여하도록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다시 국민 생활 곁에 있는 우체국으로 거듭나는 게 제 바람입니다."

■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은

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대구 능인고등학교와 경북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30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우정사업본부 안동우체국장과 정보통신부 기획총괄과장, 행정안전부 재난총괄과장,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화전략국 국장, 과학기술정통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을 지냈으며 지난해 8월 제32대 경북지방우정청장으로 취임한 지 3개월 만에 우정사업본부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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