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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정책

[강(强) 달러 시대]②신흥국 통화폭락





"홍콩에 투자처를 둔 몇몇 외국계 핫 머니는 한국시장에서 짐을 싸고(비중 축소) 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긴축 발작(taper tantrum) 재발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한순간에 금융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외국계 IB 고위 관계자)

달러화 '몸값'이 치솟고 있다. 덩달아 신흥국의 금융스트레스 지수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덕분에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대외 지급 여력과 외화 건전성이 뛰어난 만큼 안전지대라 말한다. 하지만 위험 전이 속도와 파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판단은 엇갈린다.

◆ 한달새 韓 증시에서 1.8조 이탈

외국인이 신흥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17일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와 메리츠종금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 3~9일 신흥국 펀드에선 총 36억7000만달러(3조9000억원)가 빠져나갔다. 신흥국 채권형 펀드 자금은 3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반면 선진국 펀드에는 6억1000만달러가 유입됐다.

16일(현지시각)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3.093%까지 올라 지난 2011년 7월 7일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국가를 중심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게 시장 분석이다.

최근 2주 누적 글로벌 3대 신흥국 투자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 유출액은 21억2000만달러로 순자산 규모 대비 1.3%에 달했다. 2주 누적 자금 유출 강도가 순자산 규모의 1%를 상회한 것은 2016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주식시장에서 약 2조원 어치를 팔아 치웠다.

달러 값이 오르자 발을 빼고 있는 것이다.

대신증권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은 미국과의 펀더멘털 격차 확대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자본유출 우려 확대와 달러부채에 대한 실질부담 증가라는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달러화 반등은 미 장단기금리차 축소와 더불어 위험자산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시그널일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인가.

외국인은 환율에 민감한 편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지수의 상관관계는 -0.41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달러 약세, 원화 강세)할수록 코스피지수가 오른다는 얘기다. 상관관계는 -1에서 1까지 나타나는데 0에 가까울수록 관계가 없다.

경험적으로 2010년 이후 외국인은 원·달러 환율 1150원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1150원을 넘어가면 차익실현 물량을 쏟아냈다. 구간별 순매매 규모를 보면 외국인은 1100∼1150원 구간에서 35조6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1150∼1200원 구간에서는 13조9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또 2013년 이후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이 두드러진 여섯 차례 구간에선 2015년 9∼10월을 제외하고 모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자료=SK증권





◆ 미 금리↑ 신흥국 환율↓, 신흥국 금융스트레스 지수↑

메리츠종금증권 정다이 연구원은 "4월 이후 신흥국 통화의 급격한 평가 절하 현상은 대외 건전성이 취약한 국가만 발생했고, 글로벌 중앙은행의 느린 긴축 정책 진행이 아시아 신흥국 경기 회복을 위한 기회의 창을 마련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자금 유출세가 본격화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SK증권 안영진 연구원은 "달러화가 최근 한 달 사이 88포인트에서 93포인트로 6% 상승하면서 신흥국 통화의 가치절하가 두드러지는 등 금융시장 내 위험 지표가 급등하는 현상이 관찰된다"면서 "위기의 징후는 아르헨티나, 터키 등 일부 국가에 한정된 모습이지만 그 여파는 신흥국 전반에 걸쳐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달러 유동성 위기가 신흥국 전체로 확산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도 탄탄하다.

신한금융투자는 하반기 수출 증가율 7~8%, 투자 증가율 3~4%를 예상했다. 이는 기업 이익이 5~10%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 증가율도 13.2%에서 18.3%까지 확대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올해 3.0%, 내년 2.9%라는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했다. IMF는 중국과 일본의 올해·내년 경제성장률도 기존 전망치를 유지한 반면 미국과 유로존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다만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글로벌 자금시장이 조금이라도 경직되면 한국에서 자금을 빼내는 등 한국이 현금자동인출기(ATM)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2008년 금융위기(258억달러 이탈)는 우리에게 적잖은 교훈을 준다.

글로벌 유동성을 붙잡아 둘 '풀 팩터(Pull factor·흡인요인)'도 약하다.

외국인이 한국시장에 오랫동안 머물게 하려면 '새로운 성장모델'과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KTB투자증권 김한진 연구원은 "주요 선진국의 장기국채 수익률 상승은 글로벌 주식시장 등 위험자산 회피와 안전자산 선호 구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결국 신흥국(EM)시장으로부터의 자본유출 압력을 높이게 된다. 전통적으로 이머징 통화가치와 글로벌 금융컨디션 및 금융스트레스 지수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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