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회계]③'부르는 게 값' 감사수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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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회계]③'부르는 게 값' 감사수수료

최종수정 : 2018-05-09 10:45:10
 각 사 사업보고서
▲ /각 사 사업보고서

감사에서 적정의견을 받지 못해 재감사를 앞둔 상장사들이 높아진 재감사 수수료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재감사에 따른 수수료는 기존 감사 때보다 2배 이상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규모가 작은 상장사에겐 늘어난 비용이 부담인데다 지정감사제 도입땐 감사수수료 상승이 예상돼 향후 감사 비용은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감사에서 '의견거절'을 받은 A기업이 회계법인에 재감사를 요청하자 5억원의 감사 수수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기업이 기존에 지불하던 감사수수료는 1억원 수준이었다.

통상적으로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은 코스닥기업은 주식거래가 정지되고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다만 회사가 7일 이내 이의신청을 하고 한국거래소(KRX)가 이를 받아들이면 재감사를 거쳐 회생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기업은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았던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적정을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회계법인은 기존 감사수수료의 2~3배의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는 해마다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다가 재감사 결과로 살아난 트루윈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기존 감사계약 당시 보수는 4200만원이었으나 재감사 때는 총 4억92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감사비용은 10배나 증가했고, 시간 당 비용을 고려했을 땐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해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은 후 재감사를 통해 거래가 재개된 세미콘라이트 역시 기존 5000만원의 감사수수료에서 재감사때 10억원이 넘는 감사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감사에 소요된 시간이 888시간에서 6295시간으로 7배 이상 늘었지만 이를 감안해도 재감사에 따른 시간 당 보수는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한 회계사는 "파트너 회계사가 기업에 '의견거절'을 결정했다는 것은 회사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재감사는 상당히 까다로운 작업이고, 자칫 실수하면 주주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도 있어 리스크가 상당하다"면서 "늘어간 감사시간 비용에 위험수당이 포함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들은 "시간이 더 많이 든다는 점을 감안해도 재감사 상승폭은 과도하다"고 전했다. 게다가 재감사 시 리스크 분산을 위해 다른 소형 법인서 재감사를 받은 후 재재감사를 하겠다는 회계법인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 상장사 IR 담당자는 "회계법인은 높은 감사수수료가 위험부담금이라고 하지만 실제 이중의 재감사를 요구하는 등 최대한 안정적인 방식을 택한다"고 말했다.

한 번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은 적정을 받은 다음해에도 감사수수료는 높은 수준에서 책정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실제 트루윈은 2015년에 4100만원에 불과했던 감사보수가 2016년 의견거절을 받은 후 2017년 회계연도 감사에서는 감사보수가 1억8000만원으로 급증했다. 세미콘라이트 역시 6500만원(2015년 회계연도 감사보수)에서 올해 4억2000만원을 감사보수로 지불했다.

한편 트루윈과 세미콘라이트(연결기준)는 지난 해 각각 24억원, 9078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감사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IR 담당자는 "한 번 회계처리에서 비적정 의견을 받으면 '주홍글씨' 처럼 새겨져 감사수수료가 계속 높아진다"면서 "물론 철저한 회계처리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도 하지만 어떻게든 상장을 유지해야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감사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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