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경제>경기동향

[무역전쟁]달러와 위안화 패권 다툼

"나는 부채 왕(king of debt)이다. 부채를 사랑하고 부채를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한다. 미국의 빚이 늘어나 문제가 발생하면 국채를 가진 채권자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시절 CNBC 인터뷰)

트럼프는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국제 금융거래에서 기본이 되는 돈)인 만큼 여차하면 달러를 찍어내 부채를 갚겠다는 노골적인 속내를 보였다. 또 국채를 찍어 다른 나라에 판 뒤 경제가 좋아지지 않으면 채무 재조정이나 금리 조정 등의 방법을 써 돈을 떼먹겠다는 놀부 심보도 드러낸다.

시장에서는 오는 4월 미국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금융시장으로 확전되는 트리거(방아쇠)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추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지난 23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격해질 경우에 대비해 모든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아시아 국가들과 협력해 미 국채 매입을 줄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G2(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든 한국경제에 부담이다.

◆ 달러 힘 믿고 큰소리치는 트럼프



달러는 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 후 지금껏 전 세계의 기축통화로 자리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공고한 달러화 제국에 약간의 균열이 생겼지만 달러가 주도하는 세계 경제 질서인 이른바 '팍스 달러리움'(Pax Dollarium·달러에 의한 경제 질서)이 아직도 건재해 보인다.

반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금융굴기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국제은행 간 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제 결제시장에서 쓰이는 위안화 비중은 1.61%에 그쳤다. 통화별 점유율 순위는 전년보다 한 단계 밀린 6위를 기록했다. 1위는 미국 달러화로 4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2위엔 유로화, 3위 영국 파운드화, 4위 일본 엔화, 5위엔 스위스 프랑이 올랐다. 위안화 결제 비중은 2년 연속 감소세다. 2013년 0.63%에 불과하던 위안화 비중은 2014년 2.17%, 2015년 2.31%로 뛰었지만 2016년엔 1.68%로 떨어졌다.

중국이 환율 얘기가 나올때마다 꼬리를 내리고 트럼프가 거침없는 말을 내뱉은 배경도 기축통화 힘을 믿기 때문이다. 그는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미국 정부는 무엇보다도 돈(달러)을 찍어내기 때문에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기축통화로 미국의 힘을 보여 주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내 한 전문가는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기 위해 위안화 환율을 더욱 문제삼을 수 있다. 미국은 이미 중국을 한국, 일본, 독일, 대만과 함께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한 점을 보면 알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전문가는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미국의 대 중 압박이 크게 강화될 경우 중국이 위안화를 큰 폭으로 절하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가치 불안 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 美, 중국 환율 조작국 지정 vs 中, 미국 국채 매각 하나



트럼프는 지난 23일 중국산 수입품에 연 500억 달러(약 54조 원) 규모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대미 투자를 제한하도록 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도 미국이 관세 장벽으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것을 잘 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직후 중국산 타이어에 최고 35%의 수입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보복 무역에 나섰다. 미국산 닭고기와 자동차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매겼다. 그 영향으로 미국산 타이어의 생산이 늘어났지만 다른 국가에서 생산한 타이어의 수입이 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부작용만 낳았다.

그러나 환율문제는 다르다. 미국은 관세 폭탄에 이어 4월 중국, 한국 등을 대상으로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환율조작국 카드를 미국이 갖고 있다"면서 "최악에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으며, 우리도 중국 다음으로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주요 교역 상대국의 환율 정책 보고서'에서 중국 한국 등을 '관찰대상국 (Monitoring List)'에 지정해 놓은 상태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질라, 한국경제 '진퇴양난'

우리나라는 지난 1988년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적이 있다. 당시 3저(저달러·저유가·저금리) 호황을 누리며 경상수지흑자가 140억 달러를 초과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던 때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자 원화는 급격하게 절상돼 1987년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792.30에서 2년 후 679.60원으로 14% 하락한다. 당시만 해도 저가에 의존하던 수출경쟁력은 큰 타격을 입게 돼 1988년 141억 달러였던 경상수지흑자는 1989년 3분의 1 수준인 50억 달러로 줄었다. 이 기간 대미무역도 약 30% 감소했다.

그러나 지금은 설령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돼도 과거처럼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정부와 한국은행은 보고 있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교역촉진법에 의해 1년간 양자협의를 갖는다. 그래도 시정이 되지 않으면 미국은 대외원조 관련 자금지원 금지, 정부 조달계약 금지, IMF협의 시 추가 감시요청 등의 조치를 하게 된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커질 때 얘기는 달라진다.

윤여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은 "중국과 함께 한국도 미국의 타깃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환율조작 보고서 등은 중국보다 한국이 위험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으니 이와같이 직접 영향이 있는 조치에 대비하되 WTO 제소 등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