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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카톡 안되는 '열공폰', 수험생만 필요할까?



일명 '열공폰(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소소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무제한 데이터 시대에 전화, 문자와 같이 기본 기능만 담은 휴대폰이다. 데이터와 와이파이를 막아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 사용도 차단했다. 기본 기능만 추리고 나머지는 싹 덜어냈다.

일부 이동통신사와 알뜰폰 업체에서 수험생이나 중장년층을 공략해 내놓았는데 출시 이후 월 평균 2000명 내외가 가입하는 등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공부에 방해가 되는 카톡이나 게임은 이용할 수 없지만, 전화·문자 등 최소한의 연락을 할 수 있고 전자사전·MP3 등 꼭 필요한 기능만 탑재했으니 수험생들은 공부에 집중할 여력이 마련된다.

담을 수 있는 최대한의 애플리케이션과 기능을 빼곡하게 탑재한 스마트폰이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 마당에 열공폰의 선전 소식은 무엇을 의미할까. 열공폰은 비단 수험생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일반인들도 마찬가지다. 카톡과 같이 과도한 개방성을 지닌 플랫폼과 다양한 기능들은 오히려 과부하와 선택장애, 퇴근 후 업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right to disconnect)'라는 말이 있다. 퇴근 후에 카카오톡 등으로 상사의 연락을 받지 않을 권리를 뜻한다.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SNS) 확산으로 항시적 업무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논의되고 있는 권리 개념이다. 독일 노동부는 2013년 업무 이후 상사가 직원에게 전화나 이메일로 연락하지 못하게 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프랑스는 노동개혁법안에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추가하기도 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중 85.5%가 퇴근 후 카카오톡 등 메신저로 업무 지시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열공폰은 오히려 공부에 집중하려는 수험생보다 스마트폰과 떨어진 삶과 관계, 여가에 '열공'하고 싶은 일반인에게 더 필요할지 모른다. 열공폰이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누리기 위한 수단이 되지 않는 사회가 오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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