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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숙 변호사의 사건 돋보기] 자녀의 담임선생님에게 전달한 간식거리는 뇌물이 될까?

최종수정 : 2018-03-08 10:40:29
 이은숙 변호사의 사건 돋보기 자녀의 담임선생님에게 전달한 간식거리는 뇌물이 될까

Q : 이번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을 둔 A씨. 곧 아들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을 위해 학교를 찾아야 하는데,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가도 될지 걱정이다. 한 편에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하 청탁방지법)에 저촉되므로 어떤 선물도 주면 안 된다고 하는 반면, 다른 한 편에선 5만원 이하 선물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실제 '3·5·5'라는 공식을 들어본 적도 있는 A씨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다. 과연 A씨가 담임선생님에게 전하는 간식거리는 정탁금지법에 저촉될까?

A : '청탁방지법'이 제정되기 전에는 금품을 받은 공무원을 뇌물죄로 처벌하기 위해 금품이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돼있는지, 즉 '대가성'이 있었는지를 입증했어야 했다. 이 때는 금품을 받은 자들이 하나같이 직무관련성 없이 개인적인 관계로 받은 것이라고 변명해 입증이 쉽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당장 현안이 있어 뇌물을 주는 것도 문제지만, 미래를 대비해 금품을 지급하는 경우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봐 뇌물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현안 발생 전 금품을 교부해 이른바 '라인'을 만들어 두는 것이 사회의 신뢰를 더 크게 저해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처벌 못하는 공백이 있었던 것이다.

청탁방지법은 이런 공백을 막기 위해 대가성을 전제로 제공된 경우가 아니더라도, 금품을 주는 자와 받는 자 사이에 "직무관련성"이 있으면 처벌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갑이라는 변호사가 을이라는 판사가 재판하는 사건을 전혀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을 판사에게 100만원을 준 것은 형법상 뇌물죄로 처벌할 수 없었다. 그러나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에는 변호사와 판사는 서로 직무관련성을 가지고 있는 직종으로 판단해 갑 변호사가 을 판사가 재판하는 사건을 보유하고 있든 그렇지 않든 100만원을 주면 처벌 받는다.

다만, 변호사의 친구인 판사가 결혼을 하는데도 서로 직무관련성이 있는 직종이라는 이유로 선물이나 축의금을 금지하는 것은 우리나라 정서상 어려우므로, 예외를 인정해 식사는 3만원까지, 선물은 5만원까지, 경조사비는 5만원까지 인정하는 일명 '3·5·5' (기존에는 경조사비가 10만원까지 인정돼 '3.5.10' 규정으로 불렸으나, 올해 1월 대통령령 개정으로 경조사비가 5만원으로 줄었다) 규정이 생긴 것이다.

여기서 5만원 이하라면 자유롭게 선물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가 하나 생긴다. 위 사례 A씨의 고민도 바로 이 부분이다. 먼저, 3·5·10이 허용되는 경우는 "다른 사람과 사귈 목적 또는 예의를 지킬 목적으로 대가 없이 제공되는 경우"에 한정된다. 즉, 학부모가 선생님에게, 또는 조사를 받는 피의자나 고소인이 경찰관에게 주는 경우에는 1,000원짜리라도 직무관련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5만원 이하라도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변호사와 선생님' 같이 금품을 교부하는 자와 지급받는 자 사이에 전혀 교차되는 영역이 없다면("직무관련성"이 없는 경우), 이 때는 한도 없이 금품을 줄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공무원이라면 직무 관련 여부 및 그 명목에 관계 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을 초과하거나 1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아서는 안 된다.

청탁금지법의 적용범위는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혹여 '이런 선물을 해도 되나'라는 고민이 드는 경우라면 물질적인 선물이 아니라, 따뜻한 말 한마디, 격려로 대신하는 것이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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