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경제>경기동향

<달러의 힘, 新통화전쟁>④원화강세 효과와 금리인상 우려



국내 제조업체 자금담당 부사장인 A씨. 새해를 맞아 그의 가장 큰 고민은 환율과 법인세, 금리 3종 세트다. 당장 원화값 상승이 큰 걱정이다. A씨는 "환율이 1원 움직일 때마다 순이익이 많게는 수 억원에서 많게는 두 자릿수까지 왔다 갔다 한다. 그나마 달러로 빌린 외채 부담을 덜어 위안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규투자를 해야 하는데 해외 빚을 마냥 늘릴 수도 없는 처지다.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커져서다.

'약한 달러'는 한국경에 위협이자 효자다. 기업들은 수출로 번 돈을 환율로 까먹지만, 원화값 강세로 해외 빚 부담이 줄어든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이다. 원화값 강세가 지속된다면 기업의 실적악화로 이어져 레버리지(차입) 투자까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경고가 있다. 특히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예고되면서 기업들의 수출과 투자환경은 더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 달러 부채 많은 기업 '好好'

신흥국 경제는 달러 약세가 큰 도움이다. 선진국에서 달러 부채를 많이 얻어 쓴 이들 국가의 경제와 기업들의 상환 부담이 줄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 상승 위험 부담이 커 환율 변동은 해외 빚(와화) 부담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다.

외환 시장 한 관계자는 최근 "달러가치가 하락하면 신흥시장 국가들의 달러 부채 상환 부담도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또한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긴축정책으로 신흥국에서 발을 뺐던 돈이 다시 신흥시장으로 유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도 원화값 강세로 당장 빚 걱정을 덜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018년 만기가 도래하는 외화채권 한국물은 224억 달러 규모다. 이는 지난해 304억 달러보다 20% 가량 적다. 특히 6~12월 사이에 144억 달러의 만기가 몰려있다. 월별로 보면 9월과 10월에 각각 30억 달러, 33억 달러 가량의 빚을 갚아야 한다. 11월에도 27억 달러가 몰렸다.

기관별 비중은 국책은행의 빚이 49%로 가장 많다. 이어 공기업(25%), 일반은행(13%), 일반기업(11%) 순이다.

통화별로는 주요 3개국(G3) 통화가 168억 달러(비중 70%)로 가장 많다. 이는 지난해 263억 달러( 85%)보다 큰 폭 줄어든 것이다. 이 중 달러화 만기도래액이 52%로 가장 많다. 2015년 발행이 늘었던 위안화 채권(3년물)의 만기 비중도 10% 가량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최광혁 연구원은 "전체 부채에서 달러화 부채의 비중이 높고, 달러화 자산보다는 달러화 부채가 차지하는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원화 강세 시기에 평가이익이 발생하고 이자비용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장기땐 '부채절벽' 걱정해야, 금리 복병까지

미국의 경제학자 피셔(계량경제학의 창시자)는 1933년 '부채 디플레이션(Debt Deflation)' 개념을 통해 장기 경기 사이클에서 부채와 물가를 가장 경계해야 할 변수로 꼽았다. '호황 국면이 끝난 후 부채 조정 과정에서 나타난 자산 가격 하락과 유동성 위축 등이 실물경제 침체와 물가 하락으로 퍼진다는 것.

이런 디플레이션에서 실질 채무는 불어나고, 채무자는 소비와 저축을 줄일 수밖에 없다. 이는 다시 실물경제 침체와 물가 하락이라는 악순환 고리를 만든다'는 게 부채 디플레이션의 요지다.

지금까지는 한국 경제가 버틸만 했다. 앞으로가 걱정이란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오르면 가계나 기업 모두 빚을 내고 싶어도 늘리기 어려운 처지에 내몰릴 수 있고, 이는 한국경제에 충격을 몰고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원화값 강세로 향유할 빚 부담 감소가 새로운 부채 리스크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외화 부채 비율이 높은 국내 기업들이 난기류를 만날 수 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금이 신흥국에서 미국으로 되돌아가게 되고 이는 달러 수요 증가로 이어져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가계와 정부, 비금융기업의 부채 비율은 2006년 183%에서 2016년 232%로 49%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주요 20개국(G20)의 부채 비율 평균은 210%에서 235%까지 25%포인트 상승했다. 절대 비율은 아직 평균에 미치지 않았지만 상승폭을 보자면 한국이 평균의 2배에 달한다.

기업들이 걱정하는 것은 '금리 상승→자금조달 위축(부채절벽)→투자감소→경쟁력 약화→재무리스크(부채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터라 기업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국제금융협회(IIF) 등이 신흥국의 '레버리지(차입투자)'를 경고한 터라 수요는 더 위축될 전망이다.

금리인상은 수출에도 부담이 된다. 원화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한국무역협회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기업 채무 상환부담을 증가시키고, 원화 절상을 가속할 수 있다"며 "자칫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계부채는 한국경제의 뇌관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기준금리가 1%포인트(p) 오르면 대출금리는 최대 3%p까지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한은이 통상 0.25%p 단위로 기준금리를 조정하므로 실제 대출금리는 0.5%p∼0.75%p 오를 수가 있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특히 상환능력이 부족한 취약계층과 자영업자 등이 타격을 입어 대출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한계가구 금융부채가 25조원 급증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