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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청자 없는 UHD, 앙꼬 빠진 찐빵?



500m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 참가한 선수들이 빙판을 가로지른다. 치열한 추격전 끝에 가장 먼저 결승전에 들어오는 선수의 이마에 송송히 맺힌 땀방울이 반짝인다. 빙판에 닿는 스케이트 날에 얼음조각이 날리는 모습도 경기장이 아닌 집 안 거실에서 감상할 수 있다.

눈앞에서 보듯 생생하게. 이 같은 초고화질(UHD) 방송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오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구현된다고 한다. 고화질(HD)보다 화질이 무려 4배나 더 선명하고 두 배의 초당 프레임수로 제공돼 눈가루까지 보인다는 4K UHD 방송이다. 정부와 지상파 3사 등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UHD 올림픽'이라며 홍보가 한창이다. 그간 역대 올림픽에서 컬러텔레비전, HD TV, 3차원 입체 영상 제작 등 새로운 방송 영상 기술들이 등장한 만큼 우리나라에서는 UHD 영상을 내세우겠다는 속내다.

하지만 정작 이를 실제로 즐길 수 있는 일반 시청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UHD를 보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UHD TV 보급률도 떨어지는 데다 실제 지상파 TV만 이용하는 가구 비율도 낮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016년 방송매체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 가구(전국 4388가구) 중 UHD TV를 보유하고 있다고 답한 가구는 전체 가구의 2.5%에 불과하다.

UHD TV가 있어도 2017년 4월 이전에 나온 TV는 송출방식이 유럽식이라 미국식으로 도입된 UHD 방송은 볼 수 없다. 별도의 셋톱박스를 구입하면 된다고 하지만 약 7만원에 달하는 가격을 부담하고 셋톱박스를 구입하는 가구는 미미하다. 지상파 직접 수신을 위해 안테나도 설치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UHD 방송을 보기 위해 이 같은 수고를 감내해야 하냐는 불만이 나온다.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충족하다고 해도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이후 다양한 UHD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올해 지상파 방송사의 UHD 방송 의무편성비율은 1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무리 좋은 기술도 전시용을 위한 보여주기 식에 그친다면 화이부실(華而不實)이다. UHD가 실제 국민 삶에 녹아들도록 꾸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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