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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를 상장시켜라" 대기업 자회사 IPO 러시

국내 주요 기업이 자회사 상장(기업공개)을 서두르고 있다.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새로운 투자에 나설 수 있고, 지분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배구조 개선효과도 더해져 대기업의 자회사 상장은 '1석 3조'라는 분석이다.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본사/뉴시스





27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내년에 SK, 롯데, 현대로보틱스 등 국내 대기업이 자회사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현대로보틱스는 지난 26일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IPO)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오일뱅크의 최대주주로 91.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밝힌 현대오일뱅크 IPO 배경은 지주사인 현대로보틱스의 재무건정성 강화와 신사업 투자재원 마련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내년 하반기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주간사를 선정하고, 상장 예비심사 청구 등 상장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SK 역시 지분 100%를 보유한 신약개발 자회사 SK바이오팜을 내년 중 상장할 계획이다.

앞서 SK는 지난 2015년 통합 지주사 체제를 출범하며 2018년 중 SK바이오팜의 IPO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배구조 개선 효과와 더불어 SK가 그룹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바이오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현재 SK는 SK바이오팜의 상정 전 투자유치(프리IPO)를 추진하는 등 투자 자금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는 지난 10월 지주사 출범을 통해 67개에 달하던 순환출자 고리를 18개까지 줄였다. 그리고 잔여 고리 해소 방안으로 자회사 IPO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 측은 아직 IPO의 밑그림만 그린 상황이라며 일정 및 상장 자회사에 대한 언급은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롯데지주의 자회사인 코리아세븐(보유지분 67.6%), 롯데리아(54.4%) 등을 IPO 유력 후보군으로 꼽는다. 호텔롯데는 2016년부터 상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계속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자회사들이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면 롯데지주의 지분 가치도 증가해 지주사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회사의 IPO를 통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제고하는 효과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게임즈CI



카카오는 그룹의 최고 '캐시카우'(현금 창출)인 게임사업을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에 넘겼다. 그리고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9월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에 대한 실무 작업에 돌입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상장은 카카오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의 지분 41.8%를 보유한 중간 지주회사인 카카오게임즈홀딩스를 흡수합병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카카오게임즈홀딩스→카카오게임즈'로 이어지던 지배구조가 '카카오→카카오게임즈'로 간결해질 전망이다.

또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에 영업권 등을 넘기면서 신주 3만5주(약 2209억원)를 취득했는데, 이에 따라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지분율도 80%로 높아졌다. 카카오 대주주의 지배력이 한층 강화된 셈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카카오가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주사 전환의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의 상장은 지주사 카카오의 영향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지주사 전환을 위해 자회사 지분률을 높이고,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며 자회사 상장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그는 "자회사 상장으로 얻는 자금으로 지분을 사들이기도 하고, 시장 가치를 평가받고 자회사를 정리하는 등 여러 셈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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