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알바'에겐 좋은 최저임금 1만원…소상공인에겐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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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알바'에겐 좋은 최저임금 1만원…소상공인에겐 '죽을 맛'

최종수정 : 2017-12-11 16:05:21
현장선 알바생 줄이고 사장이 추가 근무등 고육지책 '藥될까 毒될까'
정부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공언한 가운데 이를 놓고 원만한 해법을 찾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우려 와 찬성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최저임금 제도개선 공개토론회 에서 전문가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정부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공언한 가운데 이를 놓고 원만한 해법을 찾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우려'와 '찬성'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최저임금 제도개선 공개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은 아주 의미있는 성과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겠다."(문재인 대통령, 10월 18일 일자리위원회 회의 발언)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올라도 사장들은 최대한 머리를 써서 직원급여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정 안되면 직원수 줄이고 우리 가족이라도 나서야 할 판이다."(서울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 2명)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내에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리겠다고 공언하고 나선 가운데 내년부터 본격화될 최저임금 인상에 편의점, 음식점, 주유소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이 곳곳에서 아우성이다.

최저임금을 올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대통령과, 종업원 임금을 줘야 할 당사자들간 온도차가 극심한 모습이다.

특히 내년 최저임금이 보란듯이 올해보다 16.4%나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되는 등 앞으로 1만원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정부와 영세 소상공인들의 줄다리기는 더욱 팽팽해질 전망이다.

마치 '떡줄 사람은 생각하기도 벅찬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꼴'이다.

최저임금 문제를 놓고 메트로신문 인턴기자 6명이 11일 서울과 수도권 곳곳을 누볐다.

"지난 8월에 700만원 적자났다. 다행히 9월엔 350만원 흑자다. 결국 두 달간 적자난거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에 최저임금이 오르면 난 어쩌란 말이냐. 타격이 크다. 최저임금을 올릴 것이 아니라 동결해야 한다."

경기 광명에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A사장의 토로다.

주유소들의 경우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기존 주유기보다 10배 가량 비싼 셀프주유기를 들여놓기도 하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한계가 있다. 게다가 셀프주유기를 관리해야 할 인력도 필요해 결코 남는 장사가 아니다.

"평소엔 주말에 쉬었는데 앞으로 주말엔 야간(22~08시)에만 아르바이트를 쓰고 남편과 돌아가면서 일을 하기로 했다. (주인인)우리는 우리대로 인건비 줄이기 위해 고생하고, 아르바이트생은 또 시간이 줄고, 결국 임금도 깎이니 모두 손해인 상황같다."

서울 용산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기자의 질문에 하던 대걸레질을 멈추고 이같이 말했다.

'1만원'이란 목표를 정해놓고 현 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리겠다고 했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정부 뜻대로 가긴 쉽지 않을 분위기다.

보통 일당으로 계산되는 '알바'가 정부가 말하는 좋은 일자리는 아니더라도 이들 일자리마저 줄어들 가능성도 농후하다.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내 팝업스토어 사장인 C씨는 "매출은 그대로인데 급여는 늘면 주인들은 (직원들)근무시간을 줄이거나 사장이 더 근무해 매출대비 인건비를 맞출 수밖에 없다. 어쩌면 이 과정에서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 결국 사장들은 합법적인 선에서 머리를 짜 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 업체 사장은 "사정이 어려운데 법대로 지킬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면서 "주휴수당을 주기 싫어 알바생을 늘리는 주변 사장들도 많고, 아예 주휴수당을 안주는 곳도 있더라. 어떻게든 법망을 피해가려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최저임금위원회
▲ 자료 : 최저임금위원회

문제는 경기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목을 매고 있는 이유는 임금 인상→소득 증가→소비 향상→내수 활성화 등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가파른 인상은 '사장님들'에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장사가 안돼 가게 문을 닫는 등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와중에 내 주머니에서 돈을 더 꺼내 종업원에게 줄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 고양에서 참치식당 두 곳을 운영하던 D씨는 10년 가까이 키워온 식당 한 곳을 팔았다. 그는 "임대료, 재료값 다 오르고 인건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셀프서비스 방식도 생각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음식값도 함부로 올릴 수 없다"며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서울시청 근처의 한 편의점 사장은 평일엔 장사가 그럭저럭 되지만 주말엔 반대여서 무인결제 시스템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 최후의 수단은 폐업이지만 그렇게라도 인건비를 줄여 버텨보기 위해서다.

정부도 정부대로 고민이 많다.

내년부터는 3조원에 가까운 일자리 안정자금을 새로 만들어 노동자 1명당 월 13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올해 18만원인 고용연장지원금을 2020년엔 30만원까지 올릴 계획이다.

모두 최저임금 인상으로 위축될 고용시장을 되살려보기 위해서다. 내년 상반기 중엔 '최저임금 제도개선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물론 최저임금을 받는 당사자들에겐 환영할 만한 일이다.

서울 용산의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최저임금이 내년에 크게 오른다는 뉴스를 듣고 일할 맛이 났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의도대로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이 '마중물'이 돼 선순환효과를 가져온다면 모를까, 일자리가 줄고 영세 소상공인들의 삶이 더욱 팍팍해질 경우 정부는 국민 혈세만 쓰고 본전도 못찾을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김승호기자 인턴기자 구서윤 김현정 나유리 임현재 유재희 정연우 bada@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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