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문화>문화종합

[스타인터뷰] '기억의 밤' 장항준 "장르 파괴 없이 새로움은 없다"

장항준/메가박스(주)플러스엠



[스타인터뷰] '기억의 밤' 장항준 "장르 파괴 없이 새로움은 없다…60세까지 현장에 있고파"

"장르가 파괴되지 않으면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 수 없죠. 로맨스와 코미디를 결합한 '로코', 그리고 로맨스와 스릴러를 결합한 '로맨스릴러'라는 장르가 언제부터 있었을까요? 장르라는 건 평론가와 호사가들이 구분해놓은 것일 뿐 창작자가 구분해놓은 건 아니거든요."

끊임없이 장르를 파괴하는 실험을 거쳐 새롭고 참신한 이야기를 들고 관객을 찾아온 이가 있다. 종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볼 수 있었던 장항준 감독(48)이다. 그가 9년 만에 선보인 영화 '기억의 밤'은 장르를 규정할 수 없다. 장 감독의 말대로 도전적이고 실험적이며 '장르파괴적'이다.

영화는 기억을 잃고 변해버린 형(김무열)과 그런 형의 흔적을 쫓다 자신의 기억조차 의심하게 되는 동생(강하늘)의 엇갈린 기억 속 살인사건의 진실을 담은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극 초반은 스릴러로 시작했지만, IMF라는 어두운 시대적 배경, 두 남자의 가정사 등이 얽히고 설키면서 비극적인 드라마로 끝이 난다.

장 감독이 '기억의 밤'을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이 세상에 나와 상관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즉, 우리 모두는 보이지 않는 실로 연결되어있다'다.

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감독은 영화에 IMF가 터지고 경제적으로 힘든 사회적 분위기와 그로인해 붕괴된 가정, 거기서 살아남은 한 사람이 어쩔 수 없이 해야했던 선택으로 인한 결과들을 짜임새있게 담아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뛰어난 예능감을 뽐내던 장 감독이 맞나 싶을 정도.

장항준/메가박스(주)플러스엠



"오래 알고 지낸 분들도 많이 의아해하셨죠. 어릴 때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안기는 코미디가 좋았는데, 이상하게 나이가 들면서 스릴러에 마음이 가더라고요. 드라마 '싸인'을 할 때도 제가 아이템을 낸 거였어요. 범죄와 법의학,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팀의 이야기를 최초로 제안했던 거죠. 글은 (아내인) 김은희 작가가 썼고요. 스릴러는 장르적인 재미가 있으면서 동시에 연출하는 재미도 있어요. 물론, 이야기를 쓰기 전에 사건을 풀어나가기 위해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지만요."

'동주' '재심' '청년경찰'로 3연타 흥행에 성공한 강하늘이 동생 진석 역을 맡아 꿈과 현실 사이에서 혼란을 겪으며 미쳐가는 연기를 선보인다.

납치당한 후 모든 기억을 잃고 낯설게 변해버린 형 유석 역은 '은교' '대립군' 등 스크린은 물론, 다양한 뮤지컬 작품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한 배우 김무열이 맡았다.

장 감독은 "캐스팅할 때만 해도 강하늘은 '동주'밖에 작품찍은 게 없을 때였다. 지금의 흥행 파워가 있는 배우가 아니었다"며 "그런데 '동주'를 보자마자 이 친구가 꼭 연기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공있는 배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이어 "'기억의 밤'을 통해서 주목받을 사람은 김무열이라고 생각한다. 극과 극 감정을 오가며 순식간에 변하는 눈빛에 탄성이 나올 것"이라고 칭찬했다.

장항준/메가박스(주)플러스엠



"이전까지는 현장에서 연기 디렉션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지시하는 편이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동선만 체크하고 연기적인 부분은 간섭하지 않았어요. 제가 디렉션을 주면 모든 장면에 장항준의 색채가 들어가고, 한계점이 있더라고요. 이번 촬영에서는 배우들을 믿고 의지했죠. 그리고 김무열-강하늘 두 배우의 합은 따로 리허설이 필요없을 정도로 잘맞았어요. 괜히 김무열-강하늘이 아니더군요.(웃음)"

'기억의 밤'은 스릴러의 장르적인 재미를 100% 충족시켜주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는 물론, 서로를 향한 잔혹한 의심을 시작하는 형제의 감정까지 극한으로 끌어올리며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장 감독은 '끝을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기억의 밤'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강조하며 스릴러라면 빠지지 않는 아내('시그널' '유령' '싸인' 등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마저 긍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시나리오, 영화 둘 다 봤는데, 영화가 더 좋다고 하더군요. 배우들이 연기를 잘했다면서 빨아들이는 흡인력이 있다고요.(웃음) 이 작품은 처음으로 저 혼자 작업한 결과물이라 감회가 좀 더 남다른 것 같아요. 계약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나리오를 쓰니까 거리낄 게 없어서인지 더 재미있고 잘 써지더라고요. 아직 스릴러에 대한 욕구가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어요. 기회가 된다면 군대에서 사망한 누군가의 죽음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쓰고싶어요."

장항준 감독의 목표는 60세까지 현장에서 배우들과 함께 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을 작품에 담아 세상에 내놓았을 때 함께 공감해주는 관객이 있다면 그뿐이라고.

"가장 오랜시간 현역에 몸담았던 연출가로 남고 싶어요. 나이가 들어서도 이 직업을 영위한다는 게 사실 쉽지 않거든요. 60세까지 현장에 있다는 건 그만큼 열정적이라는 거겠고, 그 사이에 제가 대중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작품을 찍었다는 것일 테니까요."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