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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2017 New Trend-①혼술] 대세는 나 홀로 '홀짝홀짝'…키워드로 보는 '혼술열풍'

'편의점'서 '맥주' 마시며 '힐링'...'홈술' '홈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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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의 늪에 빠진 우리 사회에 새로운 트렌드가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새로운 트렌드는 새로운 문화가 되고, 새로운 문화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면서 우리 생활 곳곳에 영향을 준다. 메트로신문은 올해 급부상한 새 트렌드를 통해 현재의 우리를 되짚어보기 위해 20대 대학생(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5명을 '대학생기자'로 위촉했다. 이를 통해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이들의 시각으로 매주 1회씩 총 5개의 새 트렌드를 보여줄 기사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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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혼자 마시는 술'의 줄임말)이라는 말은 올해 들어 우리 생활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말로 자리 잡았다. 구글 검색 추이를 보면, '혼술'은 2015년 말부터 조금씩 쓰이기 시작했으며 2016년 말 크게 증가했다.

작년 말 노량진 강사들과 공시생들의 희로애락을 다룬 TV드라마 '혼술남녀' 방영 이후 '혼술'의 인지도가 급격히 오른 영향이다.

또한 올해 6월 초를 기준으로 '#혼술' 해시태그가 달린 인스타그램 누적게시물 수는 47만 건에 달할 정도로 일상어가 됐다.

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성인남녀 절반 가량이 매주 '혼술'을 즐긴다고 알려지기도 했는데, 과연 우리 사회 '혼술' 문화의 현주소는 어떨까?

소셜매트릭스·Gundolle·Startag·국내포털·구글트랜드 등의 데이터 분석 툴을 통해 연관 태그·검색어를 분석해 본 결과 '혼술'과 관련한 7개의 키워드가 도출됐다.

[b]◆'혼술러' 부동의 1픽은 '맥주'[/b]

지난 6월 한달 동안 SNS·블로그에 혼술과 함께 언급된 주종은 맥주가 가장 많았다. 작년 보해양조와 잡플래닛이 혼술러('혼술'과 사람 접미사를 뜻하는 '-er'의 합성어, 혼자 술 마시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선호하는 주종으로는(복수응답) 맥주가 74.2%로 1위를 차지했다. 2, 3위를 차지한 소주(28.1%), 탄산주(13.7%)와는 비교할 수 없이 높은 수치다.

혼자 마시는 술로 맥주를 선호하는 이유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어디서나 구하기 쉽다는 것, 그리고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이었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맥주 종류는 600여개로, 저마다 다른 맛과 향을 구현해 여러 입맛을 사로잡을 만한 스펙트럼이 넓다.

집 근처 수입맥주점을 자주 찾는다는 A(25)씨는 "혼술은 무조건 맥주다. 취향에 맞는 종류로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부담 없는 도수도 인기 이유다. B(26)씨는 "음주 속도가 빠르고 음주량이 많은데, 혼자 소주를 먹다가 안주를 먹기도 전에 취해서 잠든 적이 있다"며 서서히 취해 부담이 없는 맥주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혼술은 혼밥과 함께 2016년 말부터 검색량이 증가했다. /구글트랜드



[b]◆간편한 1인분 안주 성지 '편의점'[/b]

"간편함에 별 다섯 개 드립니다".(C(26)씨, 대학생)

편의점 포차에서는 만두, 떡볶이, 찜닭, 닭볶음탕, 오돌뼈, 족발 등 없는 메뉴를 찾기가 더 힘들다.

또한 한밤 중 예고 없이 맥주가 당겨도, 가까운 편의점 안주가 24시간 대기 중이니 걱정이 없다는 점도 혼술러들의 발길을 이끈다.

저도수 주류 판매율이 증가하고 1인분 안주를 찾는 고객이 늘자, 편의점 유통사들은 간편한 즉석 안주를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달콤한 디저트 안주와 치즈가 들어간 만두 등 기발한 신상품으로 다양한 연령층을 노리니, 술을 사서 계산대로 향하는 고객들의 발목을 붙잡기에 충분하다.

1인분 소포장에 6000~7000원 이하로 구입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혼술 안주로 편의점 제품을 자주 찾는다는 D(25)씨는 "술을 마시고 싶은 것이지, 안주가 주 목적은 아니므로 저렴하고 간편하게 해결한다"면서, "전자렌지에 몇 분만 돌리면 되고, 수고에 비해 맛이 좋다"고 말했다.

[b]◆일상 속 혼술은 '힐링'[/b]

지난 6월 한달 동안 트위터, 블로그 등에 드러난 혼술 관련 감성어를 분석해 보니, 82%가 긍정적인 키워드로 나타났다. '좋다'와 '즐겁다'가 각각 32%로 가장 높았고, '맛있다(11%)', '좋아하다(7%)'가 뒤를 이었다.

한 설문 조사에서도 혼술을 경험해 본 응답자 중 과반수 이상이 혼자 술을 먹고 나서 '즐겁고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답했다. 혼자 술을 마시며 휴식을 취함으로써 긍정적인 심리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반면, 혼술과 관련한 부정 감성어는 '스트레스(4.5%)' '우울하다(4.5%)' '외롭다(4%)' 등으로 혼술이 필요한 감정 상태를 보여줬다.

이러한 결과들로 볼 때 혼술은 지치고 힘든 일상을 조용히 달래는 자가 치유인 셈이다.

E(24)씨는 "타인과 어울리면서 풀 수 있는 스트레스가 있듯이 혼자서 풀어야 하는 스트레스도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런 스트레스를 접할 때 혼자 마시는 술은 일과 중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하루를 함께 마무리 해주는 힘이 되어준다"고 말했다.

F(24)씨 또한 "회사에서는 혼자서 삭혀야 하는 억울한 일이 많다. 혼자 먹는 술은 아픈 일들을 남에게 털어놓지 않고도 혼자서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b]◆가장 편한 나만의 공간에서의 '홈술'[/b]

보해양조의 설문 조사에서 혼술 장소로 집(92.6%, 복수응답)이 압도적인 대부분을 차지했다.

늦은 시간 집에 도착해 깨끗이 씻고 즐기는 혼술은 하루 일과를 모두 마쳤다는 개운함을 준다. 마시고 그 자리에서 바로 잘 수 있다는 메리트는 바깥 술자리와 다른 '집술'만의 매력으로 꼽혔다. 나만의 사적인 공간에서의 '혼술'은 다른 장소가 줄 수 없는 편안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G(24)씨는 "술을 마시면 아무 것도 못 하는 편인데, 집에서 마시면 밖에서와 달리 정신을 붙들 필요가 없어서 좋다"고 말했으며, H(24)씨도 "집에 오면 늘 혼자 아닌가. 밖에서는 좋든 싫든 사람들과 마주치고 소통해야 하지만 가끔 이런 일들이 굉장히 피곤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면서, "집에 혼자 앉아 술을 마시다 보면 그 사회적 굴레에서 해방되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수입 맥주를 판매하는 맥주 바틀샵. /손성화 기자



[b]◆가기 좋은 '혼술집'은 어디?[/b]

혼술을 검색하는 이들의 관심사는 단연 '혼자 가도 좋은 술집'이다.

조선일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혼자 하는 식사·음주·영화감상·여행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으로 '혼술'이 뽑혔다. 집 밖에서 혼술을 해본 적 없는 사람은 무려 77%가 넘었다. 아직은 밖에서도 혼자 술을 마실 만한 분위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반전을 보여주듯 '혼술족'을 타겟으로 한 술집들이 인기다. 일반 술집과 눈에 띄게 다른 점은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다.

왕십리에 위치한 어느 술집 입구에는 '조용히 머무를 분들만 환영합니다'란 문구가 적혀 있다. 혼자 온 손님들이 더 편하게 즐기도록 한 배려다. 이처럼 많은 1인 방문자들이 보장하는 곳들은 다 이유가 있다. 예산 부담 없는 만원 이하의 저렴한 안주는 기본이다.

연남동의 한 유명 혼술집을 방문한 블로거는 "조명이 어둡고 좌석간 거리가 넓어 혼자서도 방해받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자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술과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책술집', 마치 고양이 카페처럼 여러 마리 고양이들이 살고 있는 고양이 혼술집 등 독특한 컨셉들도 주목받고 있다.

[b]◆내 입맛대로 술 맛 살리기 '홈쿡'[/b]

인스타그램에 혼술 태그를 달고 올라오는 사진들 중 직접 요리한 안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쉬운 요리' '싱글 요리'라는 수식에 걸맞게 간단한 요리부터 전문적인 요리까지 다양하다.

자칭 '프로혼술러'(혼술 전문가)들이 차린 혼술상을 보면 전문 셰프의 테이블인지 집 식탁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다.

I(24)씨는 음식을 먼저 떠올리기 보다는, 오늘 마실 술에 어떤 음식이 어울릴까를 생각해 요리한다. 술을 따르는 것보다 요리에 손이 훨씬 많이 가지만 술상의 결정권은 술에 있는 셈이다. 그는 "내 마음대로 술과 음식을 매치하는 맛에 요리를 즐긴다"며, 안주는 주종에 따라 달라짐을 강조했다.

J(24)씨도 "어떤 맥주의 경우 오징어와 같이 먹으면 안 되는 등 나만의 매치 기준이 있다"면서, 요리 메뉴에 따라 맥주의 종류를 달리 하는 재미를 꼽았다.

[b]◆모니터 속 혼술메이트…영화·TV[/b]

혼술러의 맞은 편 자리에는 술자리 상대 대신 모니터가 있다. 알바천국의 혼술 설문조사 결과, '혼자 술을 먹을 때 주로 무엇을 하는가'에 대해 '영화 또는 TV를 본다'는 응답이 66.9%로 1위를 차지했다.

사람들의 술 취향만큼 시청하는 영상도 다양하다. K(26)씨는 중요한 게임 경기 방송이 있는 날이면 술을 사 들고 들어가는 것을 잊지 않는다. 집에서 영화를 볼 때면 꼭 맥주를 마신다는 L(24)씨는 "술을 마시면 일단 감성적으로 변한다. 그래서 감정이입이 더 잘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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