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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혁신 통한 '강원도의 힘'으로 지역경제 살리는 청년 소상공인 누구?

최종수정 : 2017-09-25 17:36:30
원주중앙시장 청년몰에 창업人 몰려, 평창선 남매가 '메밀 빵집' 운영
청년들이 만든 공방 등이 즐비한 원주의 미로예술 원주중앙시장 2층 전경. 김승호 기자
▲ 청년들이 만든 공방 등이 즐비한 원주의 '미로예술 원주중앙시장' 2층 전경./김승호 기자

【원주·평창(강원도)=김승호 기자】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당시 오일장으로 처음 조성됐던 강원도 원주의 '미로예술 원주중앙시장.'

시장 구조가 워낙 복잡해 한번 들어가면 미로같이 길을 찾기 쉽지 않다고 해 '미로시장'으로도 불리는 곳이다.

이곳은 파란만장한 현대사와 함께 흥망성쇠를 반복하며 영서권의 대표적인 도매시장으로 자리잡아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건물은 낡고 상인들은 떠나고, 설상가상으로 유통시장이 급변하면서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쇠퇴했다. 90년대 들어선 불까지 나며 더욱 볼품 없이 추락했다. 특히 시장 2층은 우범지대로 전락해 상인들도 기피하는 장소가 됐다.

그러던 이곳이 2015년부터 새롭게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번영회가 시장 살리기에 나섰고 이를 돕기 위해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도 예산을 투입해 전통시장 활성화에 '올인'한 것.

원주중앙시장 2층에서 클레이샵을 창업해 운영하고 있는 주부 백효선씨. 김승호 기자
▲ 원주중앙시장 2층에서 클레이샵을 창업해 운영하고 있는 주부 백효선씨. /김승호 기자

원주중앙시장번영회 곽태길 회장은 "기존의 시장 기능만 갖고는 전통시장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다. 미래를 만들기 위해선 새로운 콘텐츠가 필요했다. 물건을 사고 파는 것뿐만 아니라 아름다움, 재미, 그리고 먹거리에서 그 답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죽는 듯 했던 시장이 되살아나고 '노는 아이들'만 찾았던 2층에 점점 청년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2층에만 현재 청년몰 75곳을 포함해 총 100여 개의 가게가 들어서 손님들을 맞고 있다. 2층은 주말의 경우 평균 3000~4000명 가량이 찾을 정도로 인기장소로 탈바꿈했다. 그도 그럴 것이 북카페, 커피로스팅 체험방, 도자기 및 각종 수공예점, 클레이 등 공방, 찻집, 분식 및 수제버거점 등 여느 전통시장에서 보기 어려운 즐길거리,먹거리가 이곳엔 지천이다.

원주중앙시장 2층에서 수제버거 전문점 행인 을 창업한 이서현씨. 김승호 기자
▲ 원주중앙시장 2층에서 수제버거 전문점 '행인'을 창업한 이서현씨./김승호 기자

클레이샵 주인인 주부 백효선씨는 "나 역시도 아이들을 기르면서 경력이 끊겼었지만 재창업을 하기 위해 이곳에 들어왔다"면서 "아이들을 위한 클레이 체험교실, 경단녀를 위한 자격증 취득반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수제버거전문점 '행인'을 운영하고 있는 청년 이서현씨. 이씨는 "원주에 마땅한 수제버거 가게가 없다는 점에 착안해 가게를 이곳에 열게 됐다"면서 "제빵기술을 활용해 햄버거 빵도 직접 만드는 것이 우리 가게의 자랑"이라고 설명했다.

백씨, 이씨 모두 홍보·판매를 위해 인스타그램, 카톡 등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곽 회장은 "청년몰 운영에서 가장 큰 애로가 바로 임대료 문제인데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건물주를 설득, 월세를 아예 년세로 바꿨고 이들이 최소한 2년 이상 장사를 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면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기적인 플리마켓(벼룩시장)도 열고, 100원 경매행사, 다양한 공연 등을 통해 주민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매가 운영하는 강원도 평창 버스터미널 인근의 빵집 브레드 메밀 . 빵집 주인을 사귀어야 뜨거운 빵맛을 볼 수 있다 는 문구와 빵을 써는 동생 승수씨가 보인다. 김승호 기자
▲ 남매가 운영하는 강원도 평창 버스터미널 인근의 빵집 '브레드 메밀'. '빵집 주인을 사귀어야 뜨거운 빵맛을 볼 수 있다'는 문구와 빵을 써는 동생 승수씨가 보인다. /김승호 기자

평창읍 버스터미널 바로 옆골목에서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효주씨와 승수씨. 남매인 이들은 물론 평창이 고향이다. 고향 특산물인 메밀을 활용한 빵이 주특기다보니 상호도 '브레드 메밀'로 지었다.

인터넷 상에서 브레드 메밀은 꽤 유명세를 타고 있다. 빵 반죽을 시작하는 새벽부터 판매 마감까지 이들 남매가 하루 일하는 시간은 보통 15시간. 모자라는 잠에, 하루 세번 반죽을 하고 빵을 만드는 일과에 시달리다보니 손이며 어깨 등은 늘 통증에 시달리기 일쑤다.

이들이 고향에 정착해 빵가게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이는 다름아닌 평창에 있는 감자꽃스튜디오의 이선철 대표다.

자신의 말처럼 예술, 자연, 지역을 컨셉트로 '지역 기반의 복합문화공간'인 감자꽃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이 대표는 이곳을 농촌 청년창업의 플랫폼으로 만들어 가며 자신이 직접 멘토도 자처하고 있다. 15년전 이 대표가 처음 평창에 내려와 터를 잡던 시절부터 같이 뛰어놀던 동네 아이들은 지금 성년이 돼 지역에서 자신의 꿈을 만들어가고 있다. 효주·승수씨도 그들 중 하나다.

강원도 평창에서 복합문화공간 감자꽃 스튜디오 를 운영하고 있는 이선철 대표. 그는 요즘 지역 청년들의 창업을 위한 조력자 역할을 하는데도 힘쓰고 있다. 김승호 기자
▲ 강원도 평창에서 복합문화공간 '감자꽃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이선철 대표. 그는 요즘 지역 청년들의 창업을 위한 조력자 역할을 하는데도 힘쓰고 있다. /김승호 기자

"한 친구, 한 친구에 대해 관찰하고 분석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바로 '청년진단서'다. 이것이 나중에 보니 이들을 위한 이력서가 되더라. 지역을 뛰어넘는 마켓을 형성해야 지속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들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조력할 것이다."

이선철 대표의 말이다.

지역에서 자란 사람이 떠나지 않고 지역을 지키고는 있지만 가장 아쉬운 것이 또 '사람'이다. 일을 같이 하고 싶어도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브레드 메밀 최효주 대표는 "지역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일을 하러 왔던 아주머니들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일이 많다. 빵을 더 많이 만들어 밀려오는 주문에 대응을 하고 싶어도 사람이 없어 실천하지 못하는 게 가장 아쉽다"고 전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소상공인들에게 혁신이란 의미는 성실하게 살면서 정직하게 마케팅하고, 고객들과 시민들에게 공감을 얻는 것이다. 또 이를 위해 더욱 노력하는 모습이 바로 혁신이 아닐까 한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보다 많은 소상공인들이 혁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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