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 : 2017-07-17 16:56:29

[격변하는 게임시장-1]게임 규제, 업계 자율에 맞겨도 되나…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셧다운제 뭐길래

게임업계가 급변하고 있다. 10여년 만의 정권 교체로 게임산업의 발목을 잡아왔던 각종 정부 규제가 풀릴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기술발전도 게임 업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격변기를 맞고 있는 게임산업의 현주소를 5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 황성기 자율규제평가위원회 위원장(왼쪽부터)과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 이경민 게임이용자보호센터 센터장이 지난 5월 31일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개선안 시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한국게임산업협회

'규제냐, 자율이냐'.

게임 업계에서 정부의 규제는 오래 묵은 숙제다. 사행성 우려 등으로 게임을 보는 사회적 시각이 곱지 않아 궁극적으로는 정부의 규제가 가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가 자율적으로 책임을 주도하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가 지난 1일부터 시작돼 게임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다만, 셧다운제 등 해묵은 규제들이 부처 간 갈등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를 보이며 게임 업계 규제 완화 기조에 드라이브가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업계 참여 활발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한국게임산업협회(K-GAMES)는 지난 1일부터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강화했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게임 내에서 무작위의 확률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다. 그간 확률형 아이템은 획득 확률이 공개되지 않고, 도박을 연상케 한다는 이유로 사행성 논란에 휩싸여왔다.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개선안은 ▲확률 공개방식 개선 ▲희귀아이템 관련 추가 조치 도입 ▲적용대상 범위 확대 ▲자율규제 평가위원회 구성 ▲사업자 금기사항·준수사항 등으로 요약된다. 이번 규제는 확률형 아이템이 판매되는 모든 플랫폼 게임에 적용된다.

우선 이용자 혼란을 줄이기 위해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확률을 공개하거나 등급별 확률을 수치로 공개한다. 또 구입가격보다 가치가 낮은 아이템은 포함될 수 없도록 명시했다. 또 '단 한번', '오늘 하루만' 등 제한적인 조건 하에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처럼 표시한 후 동일한 구성으로 재판매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투명성을 강화하고, 명확한 기준을 내놓은 셈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자율규제 평가위원회를 설립해 자율규제가 제대로 이행되는지 관리·감독에 나선다.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준수 권고, 경고, 위반사실 공표, 인증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러한 자구책에 대해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 컴투스·게임빌 등 대형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넥슨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확률형 아이템을 개별 공개했고, 엔씨소프트도 지난달 출시한 '리니지M'에 확률형 아이템을 개별공개했다.

확률형 아이템 자율 규제에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사행성·과소비 조장 등의 지적에 대해 게임사들이 스스로 내놓은 자구책이라는 데 의의가 있기 때문이다. 모범적으로 자율 규제가 시행되면 정부의 강제적인 규제보다 업계의 자율적 규제가 더 효과적이라는 선례를 남겨 향후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제→자율'로 선회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 거래와 관련해서는 유저들도 워낙 관심을 가지는 사안이라 규제 전부터 업계 스스로 자정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며 "이번 자율 규제가 성공적으로 안착되면, 정부가 업계 자율로 게임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 도종환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오후 경기 성남 판교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서 열린 국내 게임업체 대표 및 게임 관련 협회단체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부처 싸움으로 번진 셧다운제?…"이제는 폐지해야 할 때"

게임 산업의 대표적인 규제인 셧다운제도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정현백 신임 여성가족부 장관이 셧다운제 폐지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도입된 셧다운제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들에게 심야시간(자정~오전 6시) 동안 온라인게임 제공을 금지하는 규제로, 청소년보호법에 규정됐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지난 4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셧다운제 폐지와 관련된 질문에 "셧다운제 폐지에 반대하며 정착 단계인 만큼 안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는 게임 산업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의 견해와 어긋난 입장으로 향후 부처 간 갈등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게임산업협회 측은 이에 "여성가족부가 주창하는 셧다운제는 심야시간대에 게임업계가 강제적으로 청소년들의 접속을 차단하도록 규정하는 것으로 다른 산업에는 없는 규제"라며 "또한 인터넷의 속성상 서버를 해외에 둔 게임에 대해서는 적용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과의 역차별 논란도 피해갈 수 없다"고 반발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서 산업을 장려하고 돕지 못하고 억제하는 것의 대표적인 규제가 셧다운제였다"며 "실효성 측면에서 시대와 역행하는 규제로 이제는 폐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게임 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규제 완화라는 정부의 뒷받침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시장도 국가 간 장벽이 없어진 상황"이라며 "정부 규제는 국내 게임 산업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 메트로 신문
  • 모바일앱 설치 바로가기
  •  
  • 페이스북
  •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