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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만드는 사람들] (1)남산극장, 60년대 추억 속 '드라마센터'의 부활

최종수정 : 2017-07-09 16:01:15

[서울을 만드는 사람들] (1)남산극장, 60년대 추억 속 '드라마센터'의 부활

서울의 변화는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공공부문에 '거버넌스' 개념이 확산되면서 시민들이 서울시 산하 공공일꾼들의 활동을 이해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메트로신문은 최일선 현장에서 서울의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이들 일꾼들의 이야기를 매주 소개한다. < 편집자주 >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 우연 극장장 송병형
▲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 우연 극장장 /송병형

60년대 한국현대연극의 메카였던 옛 '드라마센터'가 2009년 서울 시민의 곁으로 돌아와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서울의 문화적 기억을 보존하고 물려주는 역할은 물론이고, 동시대의 가장 논쟁적인 이슈를 무대에 올려 서울의 현재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주말 남산 자락 드라마센터를 찾았을 때 입구에는 '남산예술센터'라는 이름과 함께 '서울예대, 동랑센터, 드라마센터'라는 이름이 함께 붙어 있었다. 드라마센터는 1962년 극작가이자 연출가였던 유치진이 미국 록펠러재단의 지원을 받아 세운 국내 최초의 현대식 민간극장으로 개관공연 '햄릿'을 시작으로 한국 연극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어 60~70년대를 거치며 창작극의 산실로서 한국 연극을 대표하는 공간이 됐는데, 이 과정에서 재정난으로 인해 서울예술전문대학의 후진양성기관으로 변모하는 부침도 겪었다. 2009년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예전과 계약을 맺고 위탁운영(민간과 공연 공동제작)하는 방식으로 이 곳을 다시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공연장으로 부활시켰다. 입구의 이름이 여럿인 사연이다.

남산예술센터 입구 송병형 기자
▲ 남산예술센터 입구 /송병형 기자

이런 사연 때문에 연극인들은 남산예술센터라는 이름으로 부활한 이 곳에 대한 애정이 깊다. 한국의 공연기획 1세대로 활약하다 지난 2015년 9월 남산예술센터가 서울문화재단 산하, 하나의 본부로 격상됨과 동시에 이곳을 책임지게 된 우 연(45) 극장장도 그 중 하나다. 숙명여대 국어국문학과 90학번으로 학창시절 연극반 활동을 계기로 문화계에 뛰어들었던 그녀는 "선배 연극인 중에는 중학교 때 이 곳 무대에 처음 선 뒤 최근 50년만에 다시 같은 무대에 서게 돼 감격해 하는 분도 있다"며 "연극인들에게 이 곳은 상징적 공간이자 꿈의 무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지 연극인만이 아니라 나이든 분 중 과거 이곳에서 연극을 관람했던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남산예술센터는 가장 오래된 중극장이면서 서울의 문화적 기억을 간직한 곳이다. 특히 현재 이같은 기억의 공간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 곳의 가치는 더욱 크다. 우 극장장은 "해외 공연계에서 한국 공연장을 볼 때마다 새 건물 일색이라 의아해한다. '무슨 전쟁이라도 나서 모두 새로 지었냐'고 물어본다"며 "이런 점이 가장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9~10월 또 하나의 기억의 공간인 삼일로 창고극장을 남산예술센터가 위탁운영하게 된다"며 "가장 오래된 소극장과 가장 오래된 중극장이 모두 서울시민의 곁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덧붙였다.

남산예술센터 공연장 내부 전경 남산예술센터
▲ 남산예술센터 공연장 내부 전경 /남산예술센터

남산예술센터는 또한 원형무대 개념을 도입한 실험적 구조를 하고 있어 연극계 뿐만 아니라 건축계에서도 소중한 곳이다. 이곳을 설계한 건축가 김중업은 마치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처럼 반원형의 돌출 무대를 계단 형태의 객석이 둥글게 감싸도록 했다. 새로운 무대실험에 최적의 형태라고 평가받는다. 그래선지 이곳 19명의 근무자들은 공연장의 세세한 부분까지 자랑하고 아낀다. 우 극장장은 "이곳에 부임했을 때 무대감독이 제게 '서까래를 만져보고 냄새도 좀 맡아보라'고 하더라. 자기 소유도 아닌데 설비에 그토록 애정을 가지는 공공 극장 스탭들을 여기서 처음 봤다"고 했다.

남산예술센터 공연장 내부 전경 남산예술센터
▲ 남산예술센터 공연장 내부 전경 /남산예술센터

우 극장장은 이처럼 유서 깊은 이 극장을 단지 보존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원래 이 극장이 수행했던 본연의 역할도 되살리려고 한다. 그녀는 "남산극장은 '아고라'의 형태처럼 시대의 논쟁을 무대에 올려야 한다"며 "원래 극장은 논쟁의 공간이며, 남산극장은 그 중에서도 가장 논쟁적인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미 이 곳에서는 지난해 첫 공연으로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를 무대에 올려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을 촉발시킨 바 있다.

극장 입구의 전시된 공연포스터들.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공연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문의 시발점이 됐다. 송병형 기자
▲ 극장 입구의 전시된 공연포스터들.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공연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문의 시발점이 됐다. /송병형 기자

우 극장장은 심지어 남산예술센터에 대한 비판까지도 논쟁거리로 받아들였다. 지난 6일부터 시작된 '창조경제-공공극장편' 공연이다. 이 공연은 경쟁을 강요하는 부조리한 구조 속에 젊은 연극인들이 직접 뛰어들어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으로 진행된다. 우 극장장은 "'공공 극장들 똑바로 하라'고 외치던 그 청년들에게 '그럼 직접 들어와서 해보라'고 한 게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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