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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필름리뷰] '리얼', 김수현은 있었지만, 내용은 없었다

리얼 포스터/CJ엔터테인먼트



[필름리뷰] '리얼', 김수현은 있었지만, 내용은 없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딱!

영화 '리얼'은 김수현으로 시작해 김수현으로 끝난다. 한마디로 김수현을 위한 영화다. 러닝타임 137분동안 '리얼'은 관객 앞에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찾아 볼 수 없다.

영화가 난해하고 추상적인 수준을 뛰어넘어 감독의 의도조차도 알 수 없다. 김수현은 있었지만 '리얼'이 관객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없었다.

리얼 스틸컷/CJ엔터테인먼트



이사랑 감독의 첫 입봉작인 '리얼'은 김수현의 4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작품, 설리의 파격적인 전라노출, 그리고 11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들인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고 했던가. 26일 언론시사회에서 베일을 벗은 '리얼'이 바로 그랬다.

영화는 아시아 최대 규모 카지노 오픈을 앞두고 야심 가득한 조직의 보스 장태영(김수현)이 신경정신과 박사 최진기(이성민)에게 심리 치료를 받는 것으로 시작한다. 극 중 장태영은 해리성 장애를 겪는 인물이다.

대형 카지노 시에스타 오픈을 앞두고 그의 앞에 카지노를 차지하려는 경쟁자 조원근(성동일)과 이름도, 외모도 똑같은 의문의 투자자 장태영(김수현)이 등장한다.

시놉시스에서는 분명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카지노를 차지하기 위한 거대한 음모와 전쟁을 그린 액션 느와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인격 장애를 앓고 있는 장태영의 심리상태를 따라가는 서사극에 가깝다.

그리고 내용이 없다는 게 이 영화의 치명적인 문제다. 대체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 건지 알 수가 없으니 관객들이 어떻게 영화를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리얼 스틸컷/CJ엔터테인먼트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김수현의 연기 변신과 설리의 전라 노출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화려한 색감과 몽환적인 분위기의 미장센은 장담한다.

먼저, 김수현은 이번 작품에서 1인 3역을 소화했다. 시놉시스에서는 1인 2역을 소화했다고 하지만 영화 초반의 장태영을 포함하면 1인 3역으로 봐도 무방하다. 김수현은 다양한 장태영을 연기하지만, 각 캐릭터마다 말투와 행동을 다르게 설정함으로써 관객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았다. 카리스마 넘치며 교만한 장태영과 그런 장태영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빼앗고 싶어하는 정체가 불분명한 장태영, 그리고 극 초반 해리성 인격 장애를 겪으며 튀어나오는 내면의 장태영까지 완벽하고 치밀하게 소화해 냈다. 세 사람을 연기한 게 한 사람이 맞는지 감탄을 자아낸다. 전체 111회차 촬영 중 101회차 촬영에 참여했으니 '김수현' 자체가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리얼 스틸컷/CJ엔터테인먼트



또 화려하고 감각적인 미장센도 돋보였다. '리얼'은 기존 느와르 장르 영화들이 다크한 컬러의 이미지를 사용한 것과 반대로 채도가 높은 과감한 컬러들을 사용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카지노 피에스타 무대 위 현란한 조명, 고급스러운 샹들리에, 디스플레이 화면 속 영상과 조명들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아울러 주인공의 심리 상태 역시 대비되는 색감으로 표현했다.

장태영이 심리적으로 불안정할 때는 레드를, 안정된 상태에서는 그린과 블루 계열의 컬러를 사용한 것. 다양한 컬러 필터와 조명으로 완성한 아름다운 미장센이 극 초반부터 후반부까지 펼쳐진다. 다만, 영화는 미장센으로만 감상하는 미술작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리얼 스틸컷/CJ엔터테인먼트



이 감독은 제작 발표회에서 "기존 느와르 장르에서 벗어나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물이 결합된 새로운 장르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영화를 통해 '리얼', 즉 '진짜'는 무엇일까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과연 감독의 의도를 파악한 관객이 몇이나 될까.

아직도 궁금한 것은 이번 영화에서 배우 이경영이 맡은 역할은 무엇이었는지다. 영화에서 배우를 쓰임새있게 사용하지 못한 것은 감독의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일 터. 앞서 제작발표회 당시 이 감독은 이경영에게 거듭 죄송하다는 말을 전한 바 있다. 감독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한 셈이다.

그리고 극 후반부 김수현이 레드 수트를 차려입고 안무와 액션이 결합된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이 꼭 필요했는지 아니면 중국의 투자를 받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중국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는지 감독에게 묻고 싶다.

결국 '리얼'은 김수현의 완벽한 연기와 화려한 미장센은 높이 평가하지만, 정작 스토리는 없었던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이제 남은 건 28일 개봉 후 관객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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