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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여행/레져

[우헌기 터키 자전거 여행] 40일차, 오는 손님을 따뜻하게 맞아라

아름다운유산 우헌기 이사장의 기부 마라톤 수기를 메트로신문이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2017.5.6 -> Mudanya(30km)

갈 길이 짧아 여유롭게 차도 마시며 아침을 먹었다. 9시경 출발했다. 토요일인데도 차량이 많다. 시내를 관통하는 길인데다 갓길이 없다. 그렇지만 그런대로 달릴만했다. 좀 익숙해진 탓인가? 난 직진을 하려는데 뒤따라오는 차가 우측으로 나갈 때 매우 조심해야 한다. 난 나가려는 뒷차에게 내가 가려는 방향을 확실하게 보여 주기 위해 갓길로 가다가도 직진 차로를 따라간다. 이때 많은 운전자들은 나를 앞질러 우측으로 나간다. 때론 너무 가깝다고 느낄 때도 있다. 그들은 결코 내 뒤로 들어가지 않는다. 내가 속도를 줄일 준비를 해야 한다. 항상 브레이크에 손을 얹어두고 간다.

한 시간쯤 지나자 먹구름이 몰려온다. 간밤에도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렸는데, 또 올 모양이다. 강한 바람이 불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주유소로 피신했다.

곧 햇살이 들어와 출발했다. 그것도 잠시일 뿐,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멀리서 번개가 쳤다. 더 가다간 비를 맞을 것 같아 커다란 건물로 들어갔다. 사람이 나온다. 몸짓으로 비 좀 피하겠다고 했더니 좋다고 한다. 좀 있다 차를 한 잔 가져와서 안에 들어와서 기다리라고 했다. 차 한 잔 앞에 놓고 전화기 충전하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사진/아름다운유산 우헌기(하자르 미술전문락교 건물안에서. Koleji : 특수전문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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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네 환경이 집에 사람 찾아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젊었을 때엔 '집들이다', '애 돌이다' 해서 자주 오갔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게 없어졌다. 만날 일이 있으면 차라리 밖에서 만나고 만다. 이 비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서로 오가던 때'의 좋은 기억을 상기시켜 줬구나. 고마운 비!

천둥 번개와 강한 바람을 동반한 비는 계속 내린다. 빗줄기가 제법 굵다. 꽤 오래 올지 모르겠다. 먹으라고 초코릿을 내왔다. 따끈한 차 한 잔과 온기로 가득한 인정을 느끼고 있는데, 아무러면 어떠라. 한 10km만 가면 된다. 종일 내리지야 않겠지... 약소하지만 가벼운 요깃거리는 가지고 왔으니 맘 편히 기다리자.

아무리 반가운 손님도 하루 이틀이지, 벌써 2시간 가까이 지나났다. 나도 점심을 먹어야 하지만, 이들도 밥 먹어야 할 텐데. 신경이 쓰인다.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건 아닌지.

하늘도 밝아지고, 빗줄기도 많이 가늘어졌다. 길어야 한 30분 정도 있으면 그칠 듯 보였다. 내 빵을 보여주며 같이 먹자고 했다. 자긴 괜찮다며 나더러 먹으라고 했다. 따뜻한 차도 내왔다.

사진/아름다운유산 우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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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름다운유산 우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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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자마자 경사도 7%에 2km라는 표시가 나타났다. 고개를 넘자 바로 발아래로 바다가 보였다. 드디어 다 왔구나. 무단야(Mudanya)항이다.

도착하자마자 내일 배표부터 샀다. 호텔이 하룻밤에 80리라(24,000원)다. 할인은 없단다. 할인은 시골에서나 통했나 보다. 저녁을 먹고 자축할 겸 맥주를 한 잔 하려 했지만 파는 곳이 없다. 좋은 일은 미루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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