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사회>지역

[지자체 릴레이 인터뷰] '사람을 위한 개발' 이끄는 이해식 강동구청장

[지자체 릴레이 인터뷰] '사람을 위한 개발' 이끄는 이해식 강동구청장

구청장 집무실에서 인터뷰 중인 이해식 구청장 /강동구청



서울시 지도를 펼치면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는 지역이 있다. 서울 동쪽 끝에 자리한 강동구다. 강동구에서는 대규모의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 엔지니어링복합단지 조성 프로젝트들이 추진 중이고, 전국 최대 규모의 아파트 재건축 사업도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다. 도심·강남과 연결되는 지하철 노선도 속속 연장된다. 상일동~하남시 구간 5호선은 2019년 3월 준공을 위해 공사가 한창이다. 암사역~구리시~별내신도시 구간 8호선은 올 하반기 착공, 2022년 개통할 예정이다. 9호선의 종합운동장~보훈병원 구간은 내년 준공 예정이고, 보훈병원~고덕강일1지구 구간도 검토에 들어갔다.

메트로신문은 지난주 이해식 강동구청장을 만나 눈부시게 발전 중인 강동구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2008년부터 세번의 연임을 거치며 10년 가까이 강동구를 이끌어온 그는 강동구의 미래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있었다. '강동구를 변화시키고 있는 개발은 사람을 위한 개발이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를 이루려면 시민의식을 가진 주민들의 참여가 필수'라는 것이다. 그의 말은 조곤조곤 하면서도 신뢰감을 줬다. 강동구를 한국 도시농업의 효시로 만들고, 전국적인 도시농업 열풍을 촉발시킨 장본인의 말 다웠다.

상일동 청년마루 개소식에 참석한 이해식 구청장(가운데) /강동구청



Q : 10년 가까운 재임 동안 강동구가 크게 변했다.

A : 2008년 처음 구청장이 되었을 때와 비교하면 지도가 달라졌다고 할 정도로 큰 변화가 있었다. 크게 도심·강남으로의 접근성, 기업유치, 재건축 등 세가지에서 변화가 왔다.

우리 구는 서울 동쪽 끝에 위치해 있다보니 전통적으로 도심·강남쪽으로의 접근성 문제가 이슈였다. 주민들은 지하철 노선 연장을 중요시했고, 5호선만 있다가 8·9호선 연장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 8호선 연장 공사는 올해 착공을 하고 9호선도 보훈병원 역사까지는 연결을 시켰다. 남은 것은 고덕지구까지 연결하는 일이다. 이처럼 전통적으로 가장 중요한 현안이었던 접근성 문제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

강동구는 또한 주거 중심형 도시이다보니 일자리에 대한 요구, 기업유치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있었다. 첨단업무단지, 고덕상업업무복합단지, 엔지니어링복합단지 등 3개의 심장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인 사업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강동하면 집만 있는 서울 외곽의 베드타운으로 알려졌는데 접근성 해소와 업무단지 사업으로 인해 자족도시로서의 기반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재건축이 있다. 도시는 일정시간이 지나면 쇠퇴하기 마련이다. 재건축이든, 재개발이든, 도시재생이든 도시를 새로 태어나게 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강동구 내에는 고덕과 둔촌 단지처럼 80년대 초반에 지어진 아파트들이 넓게 분포해 있다. 이들 대부분이 재건축에 들어갔다. 행정절차를 끝내고 입주를 시작한 곳도 있고, 막 이주 단계에 들어선 곳도 있다. 동양 최대 단지라는 둔촌 아파트 단지도 올해 5월 이주를 시작한다. 이처럼 재건축에 대한 요구도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단계에 와 있다.

동절기 안전점검 중인 이해식 구청장(가운데) /강동구청



Q : 강동구는 천혜의 자연환경으로도 유명한데?

A : 강동구는 생태보존지역이 서울 내 다른 어느 구보다 많다. 널리 알려진 둔촌습지만이 아니라 길동·암사·고덕수변 등 서울시를 통틀어 스무 군데도 안되는 생태공원이 네 곳이나 있다. 개발을 하더라도 이같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훼손시키는 방향이 아니라 오히려 생태환경적 조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발을 위한 개발이 아니라 강동에 살고 있는 사람을 위한 개발이어야 한다. 구정 목표를 '아름다운 강동'으로 정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슬로건으로 내건 것도 이 때문이다. 강동구가 전국에서 최초로 도입한 도시농업 정책이 이같은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정책이다. 행정영역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고, 전국적인 도시농업 붐을 일으킬 정도로 강동구가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밖에 에너지와 관련해서도 강동구의 친환경에너지사업은 서울시의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과 맞물려 계속 1등을 해왔다.

둔촌동 생태경관보전지역 전경 /강동구청



Q : 국내 최초로 도시농업을 하게 된 계기는?

A : 2009년 친환경 급식을 하면서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먹거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체험농장을 만든 것이 계기가 됐다. 2008년 구청장에 처음 취임했을 때 가장 중요하게 내세운 것은 친환경 급식이었다. 당시 학교급식은 급식의 질이 형편없어 식중독 사고가 자주 일어났다. 식자재도 질이 좋지 않아서 학교급식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이 심했다. 그래서 구청장이 되면 급식을 싹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보통 급식이 아닌 친환경 급식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질 좋은 식자재를 사용해야 하고, 그에 따라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급식비와의 차액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 돈을 구청에서 지원하겠다고 했다. 당시 재정에 여유가 없어서 일단 2009년도 초등학교 5개를 선정해 시범사업을 했다. 5개교 아이들에게 도정한 지 일주일도 안된 친환경 쌀을 먹였다. 학부모들이 너무 좋아했다. 2010년도에 16개 학교로 늘렸는데, 인근학교 학부모들도 친환경 급식을 해달라고 서명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예산을 긁어봐도 더 이상 확대할 여력이 없었다. 결국 2011년도부터 모든 학교에 할 수 있었다. 이때 김상곤 교육감의 무상급식과 맞물리면서 친환경 무상급식으로 발전하게 됐다.

강동구 도시농업 현장 전경 /강동구청



Q : 체험농장에서 도시농업으로 발전한 과정은?

A : 강일동 친환경 농가의 협조를 얻어서 체험농장을 만들었다. 화학농약을 쓰지 않는 유기농산물을 먹어야 아이들이 건강하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체험농장에서 씻지 않고도 방울토마토를 따먹었다. 친환경 농약을 만들어 직접 뿌리는 체험도 했다. 그걸 하면서 우리가 친환경 농업을 직접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땅을 구하려 다녔는데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것을 상상도 못했던 시절이라 적당한 땅이 눈에 안띄었다. 임차를 해서라도 하자고 해서 둔촌동의 땅을 빌렸다. 이렇게 만든 226구좌를 추첨을 통해 분양했는데 단 5분만에 매진될 정도로 주민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도시민들이 이토록 전원적인 삶을 그리워하는구나 느끼게 됐다. 그 뒤로 텃밭을 늘려갔다. 올해는 7000구좌를 만들었다. 30배가 늘어난 것이다. 가족 단위로 농사를 짓는다고 생각하면 2만여명은 참여하는 셈이다. 박원순 서울시장님도 도시농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우리 것을 그대로 가져가셔서 서울시 전체로 보급에 나섰다. 상자텃밭을 어떻게 보급해야 하는지, 어떤식으로 구매해야 하는지, 관련 예산을 어떻게 책정할지 등 어떤 데이터도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의 성공사례가 표준이 된 것이다.

고덕동 도시농업지원센터 옥상텃밭 /강동구청



Q : 도시농업에서는 어떤 작물이 생산되나?

A : 봄작물과 가을작물로 나뉘는데 가을작물은 주로 김장을 위한 무, 배추, 고추 등을 재배한다. 봄작물은 방울토마토나 쌈채소류 위주다. 그밖에 다양한 작물을 심고 시도하는 분들도 많다. 보통 4평 정도 텃밭이라 환금하기는 힘들다. 다만 부식값을 줄이는 경제적 유인은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80㎡ 정도 규모의 텃밭을 분양하는데 이 정도면 어느 정도의 수익이 기대된다. 텃밭을 일구는 주민들이 강동구 싱싱드림을 통해 먹고 남는 것을 판매하기도 하는데, 강동구에는 전업으로 농사를 지어 마트 등에 납품하는 농가도 25곳이 있다. 마트에 가보면 지역농산물이라고 해서 판매되는 채소류가 있는데 사실 강동구의 도시농업이 없었다면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이해식 구청장이 유기농 1세대인 김대중정부 김성훈 농림부장관, 시민운동가 안철환 씨와 함께 저술한 도시농업 이야기 '서울을 갈다' 표지 /송병형 기자



Q : 도시농업에서는 어떤 농법을 사용하나?

A : 도시농업 이전에도 주말농장은 있었지만 화학농약을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말농장과 구별된다. 우리는 철저하게 3무농법을 한다. 화학농약, 화학비료 등은 물론이고 비닐멀칭(검은 비닐등을 씌워 잡초를 억제하는 농법)도 없다. 비닐 자체도 폐기물이라 땅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재배해도 수확기에는 주체를 못할 정도로 쑥쑥 자란다. 처음 모종을 심고 파종할 때는 더디게 자라지만 5월 중순 수확기에 들어가면 상추를 따서 한가득 먹어도 2~3일만 지나면 또 그만큼 자라있다. 한가득 따서 이웃에 나눠줘야 소진이 될 정도다. 그러니 키우는 사람 입장에서는 얼마나 신명이 나겠는가. 이렇게 재배한 채소들은 마트에서 사먹는 채소와는 확실히 맛이 다르다. 사람의 미각이란 게 얼마나 예민한가. 인기가 좋을 수밖에 없다.

Q :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 강동구의 도시전략은 지정학적인 특성에서 나온다고 본다. 강동구는 서울의 동쪽 끝에 위치하고, 환경적으로 뛰어난 입지를 갖췄다. 우선 도심에서 멀기 때문에 접근성과 자족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보완해야 한다. 이런 방향은 주민들의 요구로부터 나온 것이고, 그 요구를 잘 수렴하고 반영하는 정책을 펼 때 의미가 있고, 성공하는 것이다. 구정도 시정이나 나라살림과 같지 않겠나. 주민들이 구정에 참여해주셔야 하고, 의견을 개진해야 하고 요구하셔야 한다. 시민의식을 가지고 참여해 줄 때 강동구가 달라지고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