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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정보 리셋] 전직에도 王道가 있다(2) 게임사 노하우로 마이스 트렌드 바꿔나가는 민경욱 대표

관련이슈 : 직업정보 리셋
최종수정 : 2017-03-21 12:20:28

[직업정보 리셋] 전직에도 王道가 있다(2) 게임사 노하우로 마이스 트렌드 바꿔나가는 민경욱 대표

▲ 민경욱 아이티앤베이직 대표 /석상윤 기자

다니는 회사에 회의가 들면 직장인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정보를 모으기 시작한다. 이때 같은 업계의 지인은 좋은 정보원이자 새 직장의 추천인이 된다. 전문 헤드헌터를 찾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몸값을 키우기 위해 직장을 자주 옮기는 사람이라면 여러번 경험했을 일들이다. 종신고용이라는 말이 사라진 지금, 전직(轉職)을 위한 준비란 보통 이런 것들을 의미한다.

하지만 MICE(Meeting, Incentives, Convention, Exhibition 등을 총칭하는 줄임말) 업계의 샛별, 아이티앤베이직의 민경욱(37) 대표가 말하는 준비는 이와는 전혀 다르다. 그가 말하는 준비란 '자신의 업무에만 매몰된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넓은 세상을 경험하라'는 것이다.

민대표도 4년전까지는 게임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이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회사가 요구하는 일을 매일매일 해야했다. 안정적인 보수에 생활에도 문제가 없었고, 일 자체도 싫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흔살, 쉰살이 됐을 때도 이 일을 해야 할까'라는 마음 속 질문에는 답할 수 없었다. 직장에 대한 회의가 찾아 온 것이다.

이런 그에게 길을 제시한 것은 학교 동창이자 함께 자란 동네 친구들이었다. 친구들은 삼성·LG라는 남들이 선망하는 직장도, 억대 연봉도 싫다며 자신들과 사회에 보다 의미있는 일을 찾아나선 상태였다. 그도 동참했다. 이들이 의기투합해 만들어 낸 것은 실시간 온라인 청중응답 시스템 '심플로우'로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마이스산업의 소통방식에 혁신을 불러왔다.

일 자체는 게임사의 일과 비슷했다. 기획을 하고, 기획대로 사양서를 쓰고, 사양서대로 개발자들이 코딩을 해서 구현을 한다. 구현된 내용들은 QA(게임 출시 전의 테스트·검수 업무)를 거쳐서 시장에 나온다.

하지만 일이 주는 만족감은 전혀 달랐다. 게임처럼 소비가 아닌 사람들 간 소통을 변화시키는 생산적인 일이었다. '고맙다'는 고객들의 피드백은 성취감을 안겨줬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게 즐겁기만 했다.

무엇보다 민대표는 직업을 바꾼 뒤 세상이 넓다는 걸 알게 됐다. 의료 분야 교수가 의료공학을 넘어 미래학자로 활동하는 모습을 봤다. 해마다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정보통신산업 전시회)를 다녀와 제자들에게 최신 트렌드를 전파하는 대학교수도 있었다. 자신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유사한 두세개의 직업을 갖고 세계를 누비는 IT전문가도 만났다.

이들을 알게 된 후 민대표는 전직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조금만 시간을 내서 주말에 컨퍼런스나 교류모임에 나가라"고 말한다.

다음은 민대표와의 대화를 간추린 것이다.

Q : 직업을 바꾼 지는 얼마나 됐나?

A : 2013년 4월에 다니던 게임사를 나와서 5월달에 회사를 시작했다. 이제 만 4년 다 돼간다. 직장생활은 2003년 유명게임사 QA팀에서 1년 정도 일을 하다 군대를 갔다. 입사 전 미리 양해를 구했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년 동안 정보장교로 전방에서 근무하고, 제대한 뒤 1년 정도 호주를 갔다. 일본어와 경영을 전공했는데 영어에 대한 필요 때문이었다. 호주에서 대학원까지 다닐 생각이었는데 유학 중에 모시고 일했던 상사에게서 새로운 게임사 창립멤버로 함께 하자는 요청을 받았다. 2009년 2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일하면서 QA팀, 해외런칭 업무, 게임기획 등 여러 업무를 거쳤다.

Q : 직업을 바꾼 계기는?

A : 처음부터 게임사를 그만두고 회사를 세울 생각은 없었다. 중고등학교 동창·선후배 등 3명이 창업을 위해 아이템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저에게 함께 하자고 연락을 했다. 당시 두 가지 고민을 하던 때였다. 하나는 가족에 대한 걱정이었다. 할머니가 치매로 쓰러지시고, 어머니까지 당뇨로 건강이 나빠지셨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제 미래에 대한 고민이었다. 매달 월급도 안정적으로 나오고, 생활하는 데에도 문제가 없었고, 일 자체도 싫어하는 일이 아니었지만 마흔살, 쉰살이 됐을 때도 이 일을 해야 하나 라는 고민을 했다. 다른 사람이 시키는 일을, 내 의지와 상관없는 일을 언제까지 하고 살아야 하느냐는 고민이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차에 마침 친구들이 제의를 해서 결정을 하게 됐다. 나중에 합류한 친구들 중에는 삼성이나 LG를 그만두고 함께한 친구도, 1억의 연봉을 포기하고 합류한 친구도 있었다.

Q : 전직으로 달라진 것은?

A : 일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게임사에서처럼 기획을 하고, 기획대로 사양서를 쓰고, 사양서대로 개발자들이 코딩을 해서 구현을 한다. 구현된 내용들이 QA를 거쳐서 시장에 나온다. 하지만 소비적인 일이 아닌 생산적인 일이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우리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은 만족해 하며 '업무에 도움이 돼 고맙다'고 피드백을 준다. 이런 게 회사 구성원들에게 큰 모티베이션으로 작용을 한다. 현재 11명의 동료들은 돈이나 지분을 바라고 온 게 아니다. 우리 회사는 ▲즐겁게 일하자 ▲사회에 의미있는 일을 하자 ▲앞의 두 가지 비전을 오래할 수 있도록 매일매일 공부하고 성장하자 이렇게 세 가지의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시작했다. 돈이 목적이 되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일을 해야 한다. 매출 성장이 느릴지언정 그런 것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있다.

Q : 전직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조언하자면?

A : 회사라는 울타리안에 있을 때는 이 세상이 얼마나 크고 넓은지 모르고 살았다. 대한민국의 평균적인 회사원들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조금만 시간을 내서 주말에 컨퍼런스에 나가거나 교류모임에 나가보기를 권한다. 직장 업무에만 매몰되지 말고 이렇게 다른 방면에서 몇 년간 참여하고 활동하면 그게 분명 쌓일 거다. '이게 정답이고 나머지는 틀렸어'라는 게 이미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됐다. 무엇이 좋은 지를 알아야 뛰어들 수 있지 않겠나. 직장생활을 하든, 다른 무슨 일을 하든 그 일과는 상관없이 끊임없이 공부하고, 참여해서 경험해야 한다. 이런 게 준비다. 단순히 이직을 위한 정보를 모으고, 헤드헌터를 찾고, 이력서를 어떤 요령으로 써야 하는지 알아보는게 준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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