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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 37.5도] 대학가 창업, 이들에 주목하라(1) "게임의 트렌드를 바꾸려고 뭉쳤다"

최종수정 : 2017-03-05 15:10:01

[청년창업 37.5도] 대학가 창업, 이들에 주목하라(1) "게임의 트렌드를 바꾸려고 뭉쳤다"

건국대 창의관에서 만난 아이원트게임즈 의 3인방 모습. 왼쪽부터 이동호 24 , 고광현 21 , 박병주 22 씨. 석상윤 기자
▲ 건국대 창의관에서 만난 '아이원트게임즈'의 3인방 모습. 왼쪽부터 이동호(24), 고광현(21), 박병주(22) 씨. /석상윤 기자

전세계 추리게임의 트렌드를 바꾸어놓겠다고 도전장을 내민 한국의 대학생들이 있다. 게임 유저 스스로 게임의 스토리를 만들고 진화시켜나가는 '유저 주도형' 게임 '잭의 추리'를 만든 건국대 창업팀 '아이원트게임즈'의 3인방이다.

건국대 소프트웨어학과 11학번인 이동호(24) 씨와 문화콘텐츠학과 13학번인 박병주(22), 14학번인 고광현(21) 씨 등 3인은 기존 추리게임의 틀을 깨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지난해 초 뭉쳤다.

시작은 박씨가 군대생활 중에 떠올린 게임 아이디어였다. 탐정이 범죄자를 도와 다른 탐정과 두뇌게임을 벌인다면 그야말로 흥미진진한 대결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게임개발자가 정한 스토리에 따라 플레이해야만 하는 천편일률적인 추리게임에 싫증이 났던 참이었다. 박씨는 군을 제대해 복학하자마자 게임개발 개요문서를 들고 학교에서 함께할 동지들을 하나씩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학과 내 게임기획 동아리의 후배인 고씨가 제일 먼저 의기투합했다. 두 사람은 범죄 자문가와 탐정이 대결을 통해 게임의 시나리오를 변화시켜가는 방식으로 기획안을 좀 더 다듬었다.

범죄 자문가는 범죄현장을 조작하는 등 범죄자의 범죄 은폐를 돕는 역할을 한다. 탐정은 범죄 자문가가 만든 시나리오의 함정을 파헤치며 사건을 해결하는 역할이다. 유저가 범죄 자문가로 플레이해서 시나리오를 완성하면 그 시나리오가 서버에 올라가고, 다른 유저가 이 시나리오에 들어가 탐정으로 플레이하면서 다시 시나리오를 변화시켜 나간다.

이렇게 기획안을 완성한 두 사람은 이를 게임으로 구현할 동지가 필요했다. 멀리 있지 않았다. 같은 학교 소프트웨어학과 내 게임개발 동아리의 이씨가 답을 줬다. 학내 동아리 두 곳이 시너지를 내자 성과가 금새 나타났다. 박씨가 발품을 팔기 시작한지 두 달만인 지난해 3월 세 사람은 사업계획서를 완성했고, 5월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의 대학생융합기술창업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어 11월 게임개발을 마치고, 올해 1월 원스토어를 통해 시험출시까지 마쳤다.

시험출시에서 확인한 국내 유저들의 반응도 좋았지만 더욱 희망적인 것은 추리게임 시장이 국내보다 훨씬 큰 해외의 반응이었다. 코트라의 지원으로 런던에서 만난 해외바이어들은 "신선한 아이디어"라고 찬사를 보냈다.

3인방은 현재 해외에서 게임을 현지화시키는 작업과 마케팅·고객관리를 전담해 줄 퍼블리셔를 찾고 있다.

다음은 건국대 창업공간인 창의관에서 3인방과 함께 만나 나눈 대화를 간추린 것이다. 편의상 대화내용 중 이동호씨의 답변은 (이)로, 박병주씨는 (박), 고광현씨는 (고)로 표기했다.

-가장 막내인 고광현씨가 대표를 맡은 이유는?

"저는 1학년때부터 건국대 창업지원단에서 게임프로젝트를 해오면서 프로젝트 관리나 스케줄 잡는 것을 좋아했다. '잭의 추리' 개발 초기 기획에도 참여했지만, 기획이 어느 정도 틀이 잡힌 뒤로는 회계나 경영에 집중했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의 지원사업도 제 이름으로 응모했다. 저는 다리와 팔에 장애가 있어 돌아다니는게 쉽지 않은 일이다. 매일 재활운동을 해줘야 해서 사람을 만날 시간도 남들보다는 부족하다. 사실 게임기획자가 꿈이었는데 아이원트게임즈의 경영을 맡으면서 꿈이 바뀌었다. 프로젝트 관리의 대가가 되고 싶다. 최고의 회사를 만드는 디자이너가 이제 저의 새로운 목표다.(고)"

-나머지 두 사람의 꿈은 무엇인가?

"지하철에서 다른 사람이 제가 만든 게임을 하는 보는 것이 일단 단기적인 목표다. 더 나간다면 제가 어릴 적 그랬던 것처럼 제 게임을 해 본 꼬마가 저와 같은 게임개발자가 되기를 꿈꾸었으면 한다.(박)"

"중학교 때 마비노기 게임을 즐겨했는데 그때 게임개발자인 이은석씨를 만났다. 너무 감동적이었다. 저도 그래서 제 게임을 해보고 게임개발자를 꿈꾸는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 다만 현실적으로 제가 원하는 게임을 하면서 살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한다. 원하는 게임을 하면서 생활이 가능한 수준이면 좋은데 사실 그조차 힘든게 현실이다.(이)"

-롤모델이 있나?

"아까 말했던 마비노기 개발자인 이은석씨다.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면서 사는 분이다.(이)"

"소속학과의 송은하 교수님이다. 본질을 파고드는 통찰력으로 성과를 내시는 분이다. 또 경영을 해야 하는 만큼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 능력을 닮고 싶다.(고)"

"네이버웹툰의 박성용 작가다. 그의 웹툰은 마이너한 세계관과 철학이 독특하다. 그런 세계관을 담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박)"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처음부터 창업을 하려던 것은 아니다. 그저 게임의 트렌드를 바꾸고 싶어서 하게 됐다.(박)"

"저도 창업에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아이디어가 좋아서 뛰어들었다.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게임 아이디어에 끌렸다.(이)"

"원래 기획자의 꿈도 있었지만 팀을 꾸리고 운영하는 데서 재미를 느꼈다. 잭의 추리라는 아이디어를 우리 손으로 현실화시킬 수 있는 그런 드림팀을 만들고 싶었다.(고)"

-추리게임을 선택한 이유는?

"우리는 사실 일본과 북미 시장 등 해외시장 공략을 먼저 생각했다. 한국과 달리 해외 게임시장에는 추리게임의 저변이 넓다. 물론 한국에도 추리게임 마니아층이 존재한다. 이미 모로저택의 비밀, 탐정의 왕, 불의 단서, 하얀 섬 등 인기작들도 나왔다. 하지만 우리가 만든 게임은 기존 추리게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트렌드라고 자신한다. 해외시장을 공략하려면 현지화작업이 필요한데, 좋은 퍼블리셔를 만나 도움을 받고싶다.(고·이·박)"

-창업 과정에서 힘든 경험은?

"창업 자체보다는 기술적 문제가 힘들었다. 출시를 했는데 로그인이 안 되는 일이 터졌다. 다함께 학교 동아리방에서 40시간을 뜬눈으로 지새우며 문제를 해결했다.(이)"

-꼭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건국대 창업지원단과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감사드린다. 두 곳의 지원이 없었다면 멘토링이나 여러 지원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기획멘토이신 김정기씨에게 감사드린다. 창업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해 준 모교에도 감사드린다. 창업공간(창의관)을 제공해주고, 교양과정에 창업관련 강의를 많이 개설했는데 질적으로도 최고의 강의다. '블루오션 창업시뮬레이션' 강의의 경우 벤처캐피털을 비롯해 실제 창업컨설팅을 전문적으로 해주시는 분들이 교수진이라 크게 도움이 됐다. '모바일게임 A to Z' 강의 역시 넷마블 실장 등 현업에 있는 분들이 강의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다. 올해는 교수님이 드림학기제를 추천해주셔서 신청해 보려고 한다. 재학생 신분으로 창업을 하게 되면 보통은 휴학을 해야만 하는데, 일을 하면서도 전공 12학점을 인정받는 제도다.(고·이·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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