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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물류/항공

[르포] 대한항공 부산 테크센터…탄소섬유로 항공기 부품 생산

민항기 MRO(중정비) 공장에서 나란히 점검을 받고 있는 2대의 보잉 747-400.



【부산=양성운 기자】 지난 17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내린 뒤 차량을 이용해 10분을 이동해 도착한 대한항공 부산테크센터.

이 곳은 걸어서 이동하기 어려울 정도로 넓은 부지와 66개동의 건물이 있다. 2700여명의 직원이 항공기 부분품 개발에서부터 무인기 및 인공위성, 우주발사체 개발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항공우주사업에 핵심적인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대한항공 테크센터에서 보잉 787 항공기 후방동체 구조물(After Body)을 제작하고 있다.



◆'꿈의 항공기' 부품공장

대한항공은 국내 최초로 2월말 '드림라이너'라고 불리는 보잉 787-9 항공기를 들여올 예정이다. 전 세계의 최첨단 항공기 제작 기술이 적용된 보잉 787-9 항공기에는 대한항공의 기술력이 숨쉬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986년부터 보잉 747-400 항공기 날개구조물인 '주익연장날개' 및 '플랩 트랙 페어링(Flap Track Fairing)', '윙렛(Winglet)'제작 사업으로 보잉 747-400 항공기 수백대 분의 구조물 납품하면서 기술력을 축적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04년부터 보잉사의 787 제작 및 설계 사업에 참여하여 현재 날개 끝 곡선 구조물인 ▲레이키드 윙팁(Raked Wing Tip) ▲후방 동체(After Body) ▲날개 구조물인 플랩 서포트 페어링(Flap Support Fairing) 등 5가지 핵심부품을 대한항공 부산테크센터에서 제작하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공기 저항을 감소시키는 필수 날개 구조물인 '레이키드 윙팁'을 곡선으로 디자인하여 보잉사가 이를 채택하는 등 최우수 사업 파트너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보잉 787 차세대 항공기는 탄소복합재 가공기술의 혁명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무게는 대폭 줄이면서도 강도를 높인 첨단 탄소복합재의 비율을 기존 15% 이내 수준에서 50% 이상으로 크게 높여 연료효율성을 20% 높이고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20% 가량 줄였다.

또 한층 넓어진 창문과 높아진 천정 높이 외에도 기내습도를 크게 높여 승객 편의성을 대폭 개선하는 등 항공기술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대한항공은 2월 말 보잉 787-9 1호기 도입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총 1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부산 테크센터의이재춘 사업계획팀장은 "국제 공동개발사업에 참여하는 업체는 개발·설계·생산·시험·인증 등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해야 한다"며 "구조물을 항공사에 인도한 뒤 유지·보수까지 책임질 만큼 기술력이 뛰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화 가능성이 큰 무인기 성능개량 부문을 확대해 2020년에는 2조원, 2025년에는 3조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보잉 787 항공기 연장날개 구조물(Raked Wing Tip) 제작 모습.



◆ 아태지역 최대 규모 정비

대한항공은 이곳에서 민항기와 군용기의 정비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우리 군 항공기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전투기, 수송기 및 헬리콥터 창정비 작업도 함께 맡고 있다. 이는 해외에서도 대한항공 테크센터 기술력을 인정한 셈이다.

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흰색 작업복을 입은 정비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둔탁한 기계음도 끊이지 않고 들렸다. 이곳에서는 기종마다 차이가 발생하지만 정비에는 보통 2주에서 40일 정도 소요된다. 공장 안에는 기종별 전용 작업대가 마련돼 있어 몸집에 딱 맞는 작업대 위에 고정돼 정비가 이루어진다.

공장 관계자는 기체를 정비할 때 각종 판넬이나 시트, 갤리 등 객실 내장재를 모두 떼어내는 작업이 가장 먼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항공기 내부를 정리해야 기골을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1년에 60여대 정도 정비가 가능하다.

군용기 공장에는 영화에서나 볼 법한 헬리콥터나 전투기가 많았다. 실제로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악역을 담당해 유명세를 떨친 대형 헬기 CH-53, '탱크 킬러'로 불리며 '터미네이터4'에서 모습을 비췄던 A-10 전투기까지 다양하게 만날 수 있었다.

이현수 군용기공장 사업관리팀장은 "창정비는 수명을 연장하는 동시에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진행된다"며 "아태 지역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을 거쳐 간 군용기는 6000여대에 달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군 1700여대, 미군 4000여대로 누적 6000대 정도"라고 설명했다.

예방정비는 일반적으로 4~6년에 한번 꼴로 이뤄지는데, 모든 부품을 다 뜯고 X레이를 찍어 크랙 여부를 검사한다. 필요한 경우 부품을 교체하고, 성능테스트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다시 장착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페인트를 다시 칠하고 테스트 비행까지 거쳐 군으로 돌아가게 된다.

대한항공 테크센터 군용기 공장에서 창정비 중인 미군 A-10 전투기.



◆ 새마을 운동하는 공장?

대한항공은 41년 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1976년 설립된 테크센터는 여의도공원의 3배 규모에 달하는 73만 제곱미터(㎡) 대지 위에 세워졌다. 이곳에는 항공기 중정비공장과 민항기제조공장, 군용기공장, 전자보기정비공장 등 모두 4곳에서 각각의 업무 및 연구가 진행된다. 우리 군과 미군에서 사용하는 군용기 등을 전문 취급하다보니 이곳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최초 설립 당시 테크센터는 철저히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단지 '새마을 운동을 하는 새마을 공장'이라고만 알려졌다.

도현준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부본부장은 "(부산테크센터가) 외부에서 봤을 때 방산업체라는 느낌을 주지 않아야 했다"며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려다 보니 직원들의 출퇴근 버스도 여의치 않았고 히치하이킹을 할 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창정비를 마치고 최종 점검 중인 500MD 헬기.



부산테크센터는 지난 1986년 B747-400기 날개부분을 시작으로 민항기 구조물 제작 사업에 뛰어들었다. 과거에는 보잉이나 에어버스 등 최종 제작사로부터 도면을 받아 단순 생산하는 역할에 불과했지만 2005년 보잉 787기 국제공동개발 사업에 참여하면서부터 위상이 크게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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