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 무역의 '뉴노멀 시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선 핵심 기술과 지식이 집약된 소재나 부품을 개발, 생산하는 전략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또 생산성과 활용성이 높은 이들 상품을 중심으로 단기 해외수요에 의존하는 수출보단 장기적으로 무역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수출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12일 펴낸 '한국 무역, 뉴노멀 시대의 도전과 대응' 보고서에서 향후 10년간은 새로운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세계 경제의 뉴노멀이 공존하면서 한국 무역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하는 중대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무역은 비정상적인 정체를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시장의 회복이 더뎌지면서 세계 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브이(V)자' 회복 후 곧바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무역전문가들은 이를 보고 세계 무역이 20년간의 호황기를 끝내고 정상으로 회귀하는 과도기라고 분석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윤우진 선임연구원은 "2000년대 들어 세계 무역의 호황을 이끌었던 세계 수입수요 증가세는 금융위기 이후 크게 위축됐다"면서 "우리나라 산업도 세계적인 투자 수요 위축에 영향을 받아 금융위기를 전후해 주요 업종의 세계 투자재 생산에 소요되는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무역 호황기인 2000~2008년 동안 전자와 조선산업이 수출에 크게 기여하면서 효자 업종으로 활약했다. 그후 무역 위축기인 2011~2014년엔 경기 둔화에 민감한 최종재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됐고, 경기저항력이 강한 중간재 수출 증가율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뉴노멀 시대 무역은 제조업에 비해 서비스의 수출 증가율이 더 높다는 게 특징이다.
결과적으로 세계 산업에 뉴노멀이 도래했고 4차 산업혁명까지 겹치면서 우리나라 무역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선임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은 산업의 글로벌화를 촉진해 무역 확대에 기여할 것이지만 생산의 자동화 등은 제조업의 국내 회귀를 촉진해 무역이 위축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우리는 완성재의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위해 혁신적인 하드웨어와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결합해 소재와 부품을 중심으로 고품격 복합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무역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수출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