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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문화역 탐방] (1) 문화로 채운 미완성의 여백, 6호선 녹사평역

[명품 문화역 탐방] (1) 문화로 채운 미완성의 여백, 6호선 녹사평역

메트로신문은 새해를 맞아 '수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이야말로 문화 융성의 장이 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명품 문화역 탐방 시리즈를 시작한다. < 편집자 주 >

녹사평역 천장의 자연채광돔 /석상윤 기자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을 들으며 걷기에 좋은 지하철역이 있다.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6호선 녹사평역이다.

지하1층부터 지하4층까지 뚫려 있는 대합실은 지하에서 올라오는 듯한 1악장의 도입부와 어울려 묘한 감흥을 준다. 대합실 지붕의 밝은 자연채광은 낭만파 교향곡의 효시이자 정점인 미완성교향곡의 아름다운 선율과 어울려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녹사평역 내부, 좌우 대칭의 구조가 돋보인다. /석상윤 기자



녹사평역은 당초 계획된 환승역 구조를 완결짓지 못한 미완성 건축임에도 불구하고 그 여백을 아름다운 예술작품들이 채우고 있다. 슈베르트가 전체 4악장의 교향곡 구조에서 2악장 남짓 작곡한 데 그쳤지만 불후의 명곡으로 불리는 미완성교향곡과 오버랩된다.

2000년 12월 문을 연 녹사평역은 원래 6호선과 11호선과의 환승역으로 계획됐다. 또 인근에는 서울시청 신청사를 지어 '새로운 시청역'이 될 운명이었다. 하지만 시청 이전과 3기 지하철인 10~12호선 계획이 무산되면서 녹사평역은 역할에 어울리지 않는 독특한 구조를 갖게 됐다. 마치 백화점을 닮은 듯한 원형의 대합실 구조다. 게다가 에스컬레이터까지 백화점마냥 대칭으로 자리해 있다. 대칭 에스컬레이터는 녹사평역의 명물로 꼽힌다.

녹사평역 지하4층 대합실 '서울도시철도를 움직이는 사람들' 기관사, 역무원, 청소근로자 등 표현 / 석상윤 기자



터널 형태의 통로 벽면에는 광복 70주년을 기념한 독립운동가 10인의 모습과 서울도시철도를 움직이는 사람들인 기관사, 역무원, 청소근로자 등이 그려져 있다. 유동인구가 적은 탓에 몇몇 승객들이 구경하며 지나가는 모습은 마치 갤러리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화장실까지 서울시 건축상 동상과 아름다운 화장실 공모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할 정도로 아름답다.

녹사평역 지하 4층 대합실 광복 70주년 기념 독립운동가 10인 / 석상윤 기자



명품 문화역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 한국관광공사는 2012년 국내명소 100선 중 한 곳으로 꼽았고, 해외 CNN트래블은 한해 앞서 서울지하철의 가장 아름다운 6개의 역 중 두번째로 꼽기도 했다. 또 영화 말아톤이나 드라마 마왕, 걸그룹 크레용팝의 뮤직비디오 등이 이곳을 촬영지로 삼으면서 영화·드라마·뮤직비디오의 촬영 명소가 됐다.

백화점 에스컬레이터가 연상되는 녹사평역 내부 /석상윤 기자



시청 신청사 대신 용산구청의 신청사가 인근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이곳의 이용객 수는 많지 않다. 사실 삼각지역과 이태원역 사이 녹사평역이 자리한 이곳은 과거에도 인적이 드물었다고 한다. 이곳은 구한말까지도 수림이 무성하고 인가를 찾기 힘들었다. 바람까지 쉼없이 세차게 불어 '바람재'라고 불리기도 했다. 세찬 바람에 모래가 날리며 울창한 수림과 어울어지는 모습이 마치 모래밭이 잔디밭 같다고 해서 녹사평(錄莎坪)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송병형·석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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