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정 : 2017-01-11 11:08:22

[지하철은 문화를 싣고]9호선 양천향교역 <1> 도심 속 풍경 한자락, 겸재 정선과 만나다

[지하철은 문화를 싣고]9호선 양천향교역 도심 속 풍경 한자락, 겸재 정선과 만나다

도심은 늘 가득 차 있다. 끝 모르고 올라간 고층 빌딩 사이로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제각기 발걸음을 옮긴다. 그렇게 우리는 진짜 '숲'보다 '빌딩 숲'에 더욱 익숙해져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분주히 틈새의 여백을 찾고 있다. 비워진 것들로부터 채울 수 있는 만족감,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쉬엄쉬엄 올라가기 좋은 소박한 산책로와 탁 트인 한강의 경치, 소담하고 고즈넉한 마을, 멋드러진 풍경화. 이 모든 것들을 만끽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 도심 속에 있다. 바로 9호선 양천향교역 인근이다.

▲ 겸재정선미술관 전경/강서구청
▲ 겸재정선미술관 내부/강서구청
▲ 겸재정선미술관 내부/강서구청
▲ 겸재정선미술관 내부/강서구청

◆겸재 정선의 발자취를 찾아서

주머니 속 천 원 지폐를 꺼내 뒷면을 확인해보자. 곧 멋스러운 풍경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그림의 주인공은 바로 '진경산수화풍'의 대가 겸재 정선(1676~1759)이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그의 생애와 작품을 서울 도심 속에서 만나볼 수 있다.

양천구청역 1번 출구로 나와 도보 10분 정도를 걸으면 '겸재정선미술관'을 마주할 수 있다. 지난 2009년 4월 개관한 이곳은 강서구의 대표 명소 중 하나다.

정선은 65세부터 75세까지 강서구 가양동 향교 부근 읍치가 있었던 양천의 현령으로 만 5년간 재임했다. 이 지역에서 다양한 족적을 남긴 만큼, 미술관에서는 그가 그린 강서구 일대의 아름다운 승경을 만끽할 수 있다.

총 4층으로 이뤄진 미술관은 정선의 생애와 작품세계 등을 재조명해 볼 수 있는 공간 '겸재정선기념실'을 비롯해 강서구 고유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양천현아실', '기획전시실', '진경문화체험실', '영상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겸재 정선의 수많은 작품뿐 아니라 관련 화풍의 작품과 문집을 다양하게 접해볼 수 있는 것 또한 '겸재정선미술관'의 특징이다. 이에 따라 정선의 '청하성읍도', 정황의 '양주송추도' 등 학술적 가치가 높은 자료 등을 직접 만나볼 수 있으며, 이 외에도 '진경산수화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시체험 및 디지털체험 공간 등이 마련 돼 보다 다채로운 관람이 가능하다.

다양한 행사 및 프로그램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초·중생을 대상으로한 무료 교육을 비롯해 주말, 사계절 등 폭넓은 카테고리를 바탕으로 연중 쉬지 않고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관람 가능하며, 하절기(3월~10월)는 오후 6시까지, 동절기(11월~2월) 및 주말·공휴일은 오후 5시까지 개관한다. 전시 해설은 오전 11시, 오후 3시에 이용할 수 있으며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및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이다. 입장료는 개인 기준 성인 1000원, 청소년 및 군경 500원이며 보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겸재정선미술관 뒤에 위치한 계단. 궁산근린공원으로 이어진다.
▲ 궁산근린공원/강서구청
▲ 궁산 소악루/강서구청
▲ 궁산근린공원/강서구청
▲ 궁산근린공원 내 휴식처/강서구청
▲ 궁산 정상에서 바라본 한강 전경/강서구청

◆미술관 밖 풍경 '궁산근린공원'

미술관 뒤쪽 계단을 오르면 바로 '궁산근린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궁산은 해발 약 74m의 소박한 산이지만 그 속에는 다양한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다.

먼저 양천고성지(사적 제372호)는 1000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곳으로,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대동지지 등 문헌 기록에서도 확인되고 있는 옛 성터다. 백제 초기시대 토기 파편이 발견된 바 있으며, 임진왜란 당시 김천일 장군 등이 의병을 이끌고 이 성에 주둔하다 권율 장군을 도와 행주대첩에 참여했다는 기록도 있다.

산 정상 동편에서는 정선이 즐겨 찾았던 소악루(小岳樓)도 복원돼 있다. 원 건물은 소실됐지만 지난 1994년 5월 구청에서 현 위치에 신축했다. 풍류를 즐기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었던 만큼, 이곳에서는 멋진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진경산수길'이라 불리고 있다. 그리 길지 않은 계단 주변으로는 계절따라 분위기를 달리하는 녹음이 펼쳐져 있어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정상 위 전망대에 오르면 탁 트인 한강 경관을 확인할 수 있다. 이곳은 서울시가 선정한 우수 조망 명소로 겸재 정선 또한 즐겨 찾았다고 한다. '금성평사', '행호관어' 등이 이곳을 배경으로 그려진 작품들로 알려져 있다. 여유롭게 오를 수 있는 공원 산책로인 만큼 평일, 주말 등 요일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궁산근린공원'은 산책로 곳곳에 앉아 휴식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해둬, 보다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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