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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법원/검찰

'최순실 게이트'에 법률시장 호황...'빈익빈 부익부'도 심화



롯데그룹 등 검찰의 대기업 수사, '최순실 게이트'등 으로 법률시장이 성수기를 맞고 있다. 대형로펌에는 변호인 의뢰가 마를 날이 없으며 일부 거물급 변호사들의 몸값은 나날이 치솟고 있다.

다만 일부 대형 로펌과 전관 출신 변호사에게만 의뢰가 몰릴 뿐 무명변호사들은 월 100만원도 못 벌고 있어 법률시장 '빈익빈 부익부' 양극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홍만표 변호사의 '전관예우' 비리 등의 사건으로 인해 법원, 검찰에서도 전관예우 방지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럼에도 전관 변호사의 수요는 늘고 있다.

◆거물은 시간당 500만원

2일 익명을 요구한 모 대기업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판검사를 그만둔 전관 출신 변호사들의 일감이 넘쳐난다. 관련 형사수임은 부르는 게 값"이라며 "김앤장의 경우 시간당 90~95만의 비용을 지불해야한다. 보통 5명 정도 오기 때문에 한 시간에 500만원 가까이 지불해야한다"고 말했다.

국내 로펌 1위 김앤장은 지난해 롯데 경영비리 수사와 LG의 '삼성세탁기 파손' 사건 등을 맡았다. LG의 세탁기파손 사건의 경우는 대법원에서 승소를 끌어내기도 했다.

업계관계자는 "김앤장의 지난해 매출이 1조원에 달한다는 소문도 있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 다만 역대 최고실적인 것은 맞다"고 전했다.

대형로펌과 거물 변호사들을 향한 의뢰는 최순실 게이트를 맞으면서 더욱 성황이다. 특히 최순실 게이트 관련자들이 연일 '전관출신' 변호사를 찾으며 가격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구속된 피의자만 최순실, 안종범, 김종, 정호성, 장시호, 차은택, 송성각, 소설가 이인화 등 10여명에 달하며 기업을 포함한 특검수사 대상을 더하면 이번 사건과 관련돼 변호인을 찾는 사람은 수십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바른의 이경섭 변호사는 "특검에 최순실뿐 아니라 기업들까지 관여되며 그 분야 변호사 수요가 늘어난 건 사실"이라며 "다만 그쪽 분위기가 워낙 안 좋다 보니 맡기를 두려워한다. 그러면서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지방변호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내 변호사 수요는 최순실 사태 이후 급증했다. 의뢰비도 기존보다 높게 책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민 여론이 좋지 않아 의뢰를 꺼려하는 변호사가 많다. 최순실 관련 사건을 맡아 국민적 비난을 사는 것보다 다른 의뢰 2~3개를 맡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이다.

최순실씨 관련 의뢰 맡았던 한 변호사는 "처음에 거절하다가 의뢰비가 높아 맡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후 집까지 찾아오며 위협하는 사람들도 있고 결국 지금은 손을 뗀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지방변호사협회 박주희 대변인은 "최순실 게이트의 경우는 여러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 몸값이 오르는 건 당연하다. 여러 비난도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라며 "최씨의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의 경우도 워낙 거물이다. 어차피 일반 의뢰와는 괴리감이 있는 분들이고 이번 사건에서 성과를 올린다면 기업, 정치계에서의 평가는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명변호사 월수입 100만원도 힘들어

대형로펌과 거물변호사들의 몸값은 연일 치솟고 있지만 신입변호사들과 전관출신이 아닌 무명변호사들의 생활은 더욱 힘들어 지고 있다. 나라가 뒤집어 질 정도의 소송잔치에도 이들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최진녕 변호사는 "아무리 수요가 늘었다 해도 기존 변호사들은 여전히 어렵다"며 "결국 그들이 찾는 변호사는 경험 많은 거물들에 한정된다. 경험이 적은 사람은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며 현 법조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최 변호사는 "로스쿨 출신 신입변호사의 경우 몇 달 동안 한건의 사건도 못 맡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수익이 100만원이 안 되는 사람도 있다. 몇몇 변호사들이 급여가 적은 특검 특별수사관에 지원하기는 했지만 이마저도 어느 정도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부족한 경험을 채우기 위해 월급이 300만원이 못되는 특검 특별수사관에 지원하는 변호사들도 많았다.

변호사 업계에 따르면 개인사무실을 운영하는 변호사가 최소 월 1500만~2000만원을 벌어야 사무실이 운영된다. 이번 특검팀의 경우 특별검사인 박영수 특검의 월급은 750만원 정도 인 것으로 알려졌다. 4명의 특검보 역시 비슷한 수준의 월급을 받는다. 다만 국가공무원 3~5급 수준의 보수를 받는 특별수사관은 250만~300만원의 월급을 받게 된다. 특검팀으로 있는 동안은 개별 변호를 맡을 수 없기 때문에, 몇 달간 특검 수익만으로 사무실을 유지할 수 있는 변호사 정도가 주로 특별수사관에 지원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현실에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이경섭 변호사는 "전관예우에 대한 법원과 검찰의 방지책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전관과 비전관 변호사의 변호에 차이가 없어야 이 같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사라질 수 있다"며 "전관의 특권이 없다면 의뢰인들의 선택폭도 넓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주희 대변인은 "우선 언론 등에서 변호사의 경력을 나열하며 재판의 결과를 추측하는 것부터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오히려 이런 것들이 전관예우 분위기를 만든다. 실제는 아닌데 전관이 중요한 것처럼 인식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또 "국내에는 공인중개사, 세무사, 손해사정사, 행정사, 노무사 등 다른 나라에서 변호사가 하는 일을 여러 직업들이 한다. 변호사들이 그들의 영역을 침범한다고 생각하면 비난이 쏟아진다"며 "변호사 숫자 대비 그들의 일이 너무 적다. 공부해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도 공무원시험을 보는 변호사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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