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때문에' VS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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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의 세태 만화경] '때문에' VS '덕분에'

최종수정 : 2017-01-04 08:00:00
김주식 언론인·세태평론가
▲ 김주식/언론인·세태평론가

새해가 밝았다. 마중 나갈 겨를도 없이 '대한민국 2017' 개봉작은 커튼부터 올렸다. 총 365부작의 대하드라마! 어쩌면 점입가경으로 전개될지도 모를 그 실화 장면을 미리 들여다볼 수 있는 건 신의 영역이거니와 그나마 대강의 시놉시스가 가물거리는 건 이월된 전년도의 극적인 소재가 지천에 널려서일 것이다. 하루하루가 행복한 삶이 되게 해달라고 축원할 뿐, 오천만 국민 관람객은 새해벽두부터 그 예측불허의 각본 없는 스릴러에 한껏 노출됐다.

그랬다. 히트를 예감한 정객들은 흥행에 불을 댕겼고, 개봉작은 초장부터 클라이맥스를 향한 질주 본능을 드러냈다. 새해는 그렇게 불쑥 찾아왔다. 재깍거리며 달려오는 새해 개벽의 시간은 설렘과 낯설음이 교차하기에 얼떨떨하다. '대한민국 2017' 개봉작의 전반부 장면은? 정국 혼란과 경제침체 속에 헐떡거리는 모습이 아른거린다. 다들 꿈을 찾아 행장을 꾸려 길을 나섰지만, 갈 길이 먼 노정이다.

새해 첫 날 새벽녘. 동네 산에 오르는 길은 구불구불 굽이친다. 하지만 어느 길을 택하든 큰 길로 이어져 늘 반갑다.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호젓한 오솔길을 걸으면 상상 한 점이 날개를 펼친다. 저 아득한 옛날 사람들은 이 길을 통해 길벗이 되고, 산 너머 마을 소식도 이 길을 타고 전해졌을 거라는 상상. 왜 이런 풍경이 불현듯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첩첩산중에서의 길이 행여 다툼과 증오와 마주하는 길이 될까 노파심이 일어 그랬을 것이다.

산 정상에 부서진 첫 햇빛은 찬란했다. 불그스레한 앳된 얼굴의 해는 산 아래 빌딩숲 사이로 비쳐들며 잠을 깨운다. 밤새 뒤척였는지 빌딩숲은 칙칙한 표정으로 거리거리에 누워 있다. 새해는 그러나 그 뒤척이는 시간과 관계없이 찾아왔다. 있는 힘을 다해 올라오는 해를 바라본다. 새해 첫 해를 보고 두 주먹을 불끈 쥐게 되는 건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찾고자 함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막연히 산을 오르는지도 모르겠다.

공기를 한껏 들이켜 본다. 새해 첫 날 막 나온 것이기에 산뜻하다. 산소 알갱이마다 따스한 온기가 느껴진다. 첫 해를 바라보며 희망을 노래했으니 산 밑으로 내려가는 해맞이 길손들의 걸음걸음이가 한결 가볍다. 그런데 해묵은 넋두리가 메아리친다. 살기가 팍팍하다, 사업하기가 힘들다, 집값이 너무 올랐다, 물가는 더 올랐다는 볼멘소리가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그 종착역은 늘 '~ 때문에'라는 남 탓으로 귀결되는 게 문제다. 지청구를 쏟아낸다. 새해벽두부터.

'때문에'의 속성은 마이너스적이다. 그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돌려세울 수는 없을까? 호주 멜버른의 한 샌드위치 가게가 그 일을 해냈다. 가게는 7층. 테이크아웃치곤 높다. 목돈이 없어 임대료가 값싼 곳을 고르다 보니 그렇게 됐다. 사람들은 곧 폐점할 거라고 했다. "그래도 가게는 구했잖아" 가게 주인은 감사해 하며 마이너스 요소를 플러스로 생각을 바꾸었다. 샌드위치를 낙하산에 매달아 고객에게 공수하는 반전을 꾀했다. 공전의 빅 히트를 쳤다.

도처에 걸림돌이 왜 없겠나. 걸림돌마다 '때문에'로 핑계 삼는다면, 마음의 곳간에 희망이 채워지겠는가. '때문에'는 좌절과 절망이 숨어 있다. 새해에는 '때문에'가 아니라 '덕분에'로 바꿔보자. 부정적 마음이 아니라 긍정적 마음. 마이너스가 아니라 플러스적 마인드. "새해의 복 많이 받으세요" 덕담으로 주고받는 그 복은 매사에 감사하는 '덕분에' 마음을 가진 자의 것이다. 행복지수를 높이는 것도, 스트레스지수를 높이는 것도 자기 자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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