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숙박 O2O 여기어때가 한 숙박업체에서 삼성전자의 360도 카메라 '기어 360'을 이용해 객실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위드이노베이션
중소형 숙박 시장은 부정적인 시선을 받는 분야다. 모텔은 불륜이 이뤄지는 '러브호텔'이라는 인식이 퍼져있으며 뉴스에서 어두운 이슈로 다뤄지는 일도 많다. 요일별·고객별로 들쭉날쭉한 가격과 허위 사진 정보로 젊은 층의 외면까지 겹치며 숙박 업계의 침체가 이어지자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생겨나고 있다.
'스테이테크' 기업 여기어때는 중소형 숙박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자 올해 초부터 '중소형 호텔 인식개선을 위한 혁신프로젝트(혁신 프로젝트)'를 시행한 바 있다. 손님마다 다르게 매겨지는 가격을 통일하기 위해 1월 '최저가 보상제'를 단행했고, 예약 취소 시 환불을 거부하는 업체들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2월 '전액환불보장제'를 도입했다. 이외에도 '리얼리뷰', '회원가보장제', '타임세일', '60일 미리예약' 등 10가지 혁신 프로젝트가 진행됐고 그 가운데 숙박업계를 선진화·첨단화시키기 위해 정보통신기술(ICT)을 도입한 것이 많은 호응을 얻었다.
21일에는 종합숙박 O2O 서비스로 진화했다. 기존 호텔, 모텔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숙박업소를 하나의 앱에서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구체적으로 호텔·모텔 2만2000개, 펜션·리조트 5000개, 게스트하우스·캠핑·한옥 3000개 등 총 3만개의 숙박정보를 제공한다.
ICT 기술을 적용한 혁신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것이 지난 8월 도입된 '360도 VR객실정보 서비스'다. 이용자에게 투숙할 객실을 360도 사진으로 보여주는 이 서비스는 내년 1월 15일경 1000개 업체 5000개 객실 정보 제공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할 예정이다.
360도 VR객실정보 서비스를 담당하는 권오상 영업본부장은 "혁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360도 VR객실정보 촬영을 시작했다"면서도 "기존 업체들은 광각렌즈로 촬영하거나 보정작업을 통해 객실을 실제보다 넓고 화려해 보이도록 만들어 소비자들을 현혹시켰다. 여기어때 서비스 시작 당시부터 이런 문제에 대한 고민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어때는 2014년 4월 앱을 처음 선보일 당시 객실 정보를 파노라마 사진으로 제공했다. 약 800개 업체 촬영을 마쳤지만 이용자가 스마트폰에서 사진을 확대해 봐야 한다는 불편과 큰 용량 등의 문제로 전량 폐기했다. 권 본부장은 "파노라마 촬영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며 "속이 쓰렸지만 이용자 편의가 우선이라는 생각에 서비스를 내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여기어때 권오상 영업본부장이 기어 360으로 촬영된 객실 사진을 편집하며 여기어때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고 있다. /여기어때
360도 객실정보 서비스는 올해 8월부터 시작됐다. 앱 서비스 2년이 지난 상황에서 사진 정보를 추가한다는 것은 상당한 도전이었다. 권 본부장은 "모텔 한 곳에 4~10개 종류의 객실이 있다"며 "과거 일반 사진을 촬영했던 방을 찾고 그 곳에서 360도 촬영을 해야 같은 공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인데 이 방을 찾는 과정이 힘들다"고 평가했다. 개중에 리모델링으로 객실이 바뀐 경우는 일반 DSLR 촬영까지 함께 진행되어야 하기에 360도 촬영이 더욱 어려워진다.
IT기기에 둔감한 업체 주인들을 설득하는 과정도 문제가 됐다. 그는 "보통 고령인 업주들은 360도 촬영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업주들을 설득할 때 앞서 360도 촬영 정보 서비스를 제공한 부동산 O2O앱 직방을 보여줬다고 한다.
360도 객실정보 서비스를 제공한 업체들의 매출이 평균 15% 늘었다는 소문이 돌며 이제는 업주들이 촬영을 의뢰하는 상황이다. 권 본부장은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서비스 업체를 4000곳으로 늘릴 것"이라며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매출 증대에서 나타나듯 소비자가 바라는 서비스니 구현해야하지 않겠냐"며 의지를 다졌다.